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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LG전자가 유일… ‘등대공장’을 아시나요? [IT백과]

백승은
<출처=LG전자>
<출처=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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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바닷가에 자리한 등대는 뱃사람들의 길잡이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점 때문에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 주는 사람이나 사실, 대상을 보고 등대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 공장도 같은 맥락에서 등장했습니다.

WEF는 지난 2018년부터 매년 2회씩 ‘Lighthouse factory’ 즉 등대 공장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이 등대 공장은 1위 기업, 매출이 높은 기업의 공장에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4차 산업혁명 분야(4IR) 핵심 기술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하는데요.

4IR의 대표 기술로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로봇 등이 있습니다. 이 기술들을 적절하게 통합해 제조, 공급망 운영 등 사업 운영 전반을 관리한다면 생산성을 높이고,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오히려 줄일 수 있습니다.

WEF가 든 하나의 예시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한 소비자 헬스케어 기업은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기 위해 자동화 시스템에 친환경 기술과 고급 제어 장치를 결합했습니다.

그 결과, 에너지 소비를 이전보다 25% 줄였을 뿐만 아니라 생산 효율은 35%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4IR 기술은 기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에 있어서도 더욱 중요해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가고 있죠.

WEF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업체 70%가 관련 기술을 적용하는 데 뒤떨어져 있습니다. 등대공장은 4IR를 아직 채택하지 못 한 글로벌 대다수의 공장에 모범이 되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는 차원도 있는 것이지요.

지난 2018년 WEF는 총 9개의 등대공장을 지정하며 출범했는데요. 국내 기업 중에는 2019년 포스코의 ‘스마트제철소’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당시 WEF는 “철강산업에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AI 기술을 갖추고 있고, 대학교와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과 상호협력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달 WEF는 총 18개 신규 제조업체를 등대공장으로 채택했습니다. 이로써 글로벌 등대공장은 총 132개가 됐는데요. ▲ 고객 중심성 ▲공급망 회복력 ▲속도 및 생산성 ▲민첩성 ▲친환경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는데요.

신규 등대공장 중에는 LG전자의 테네시 공장도 포함됐습니다. 또 코카콜라, 하이얼, 지멘스 등이 등대공장의 이름을 얻게 됐습니다.

이번 선정으로 LG전자는 창원 LG스마트파크에 이어 두 번째 등대공장을 보유하게 됐는데요. 국내와 해외에 모두 등대공장을 갖춘 한국 기업은 현재 LG전자가 유일합니다.

<출처=LG전자>
<출처=LG전자>

테네시 공장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2018년 준공을 마친 이 곳은 ▲드럼세탁기 ▲통돌이세탁기 ▲건조기 3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능력은 세탁기 120만대와 건조기 60만대입니다.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 투자한 금액만 누적 3억9000만달러(약 4816억원)에 달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완결형 통합생산체제’를 갖췄다는 점인데요. 부품 제조와 제품 완성, 포장까지 모두 한 라인에서 수행합니다. 부품 공급 지연 등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빠른 시간 안에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아울러 LG전자의 자체 기술인 ‘지능형사출시스템(Intelligent injection molding system)’으로 부품 제조를 내재화했습니다. 금형에 온도와 압력 센서를 달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사출 조건을 관리하는 시스템이죠. LG전자는 이를 통해 부품 생산성이 기존 대비 20% 향상됐다고 설명합니다.

자동화율은 현재 63%, 근무 인원은 900여명입니다. 올해 연말까지 70%까지 자동화율을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은 “창원 LG 스마트파크에 이어 테네시 공장까지 등대공장에 선정돼 생활가전 분야에서 제조기술과 경쟁우위를 인정받았다”라며 등대공장 선정 소감을 밝혔습니다. 앞으로 LG전자의 테네시 공장을 비롯해 132개의 등대공장이 어떻게 글로벌 제조업의 길잡이가 되어줄지 기대가 되는데요. 지금보다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 등대공장이라는 이름을 얻길 바라봅니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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