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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삼성전기, 작년 4분기 영업익 '3분의 1토막'…"올해도 만만치 않다"

김도현

- IT 산업 부진 지속…전장 매출 확대 총력
- 투자 전략, MLCC·카메라 모듈 ‘줄이고’ FC-BGA ‘그대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기가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공개했다. 전방산업 부진 여파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전장 분야 성장세는 유지될 전망이나 주요 매출처인 스마트폰, PC, 서버 등은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3년 성적표도 긍정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25일 삼성전기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4분기 매출액 1조9684억원 영업이익은 10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7.4% 전년동기대비 19.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67.4% 전년동기대비 68.0% 줄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4246억원, 1조1828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대비 2.6%와 20.4% 떨어졌다.

삼성전기는 “4분기 세트 수요 둔화 및 비수기 영향으로 정보기술(IT)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 볼그리드어레이(BGA) 등 주요 제품 공급이 줄면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MLCC를 다루는 컴포넌트사업부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해당 기간 매출 8331억원으로 전기대비 10% 전년동기대비 29% 축소했다. 고객사 재고조정 지속으로 IT용과 산업용 MLCC 수요가 급감한 여파다. 삼성전기는 여전히 IT용 MLCC 비중이 절대적이다.

회사는 “4분기 평균판매가격(ASP)은 중화향 가격 요인이 있었으나 전장용 판매가 늘면서 종합적으로는 3분기와 유사했다”면서 “수요 감소에 따라 가동률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재고는 전기대비 소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는 일부 개선세가 기대된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하면 가동률이 올라갈 것으로 추정되는 덕분이다. 2분기 이후 점진적인 시황 회복도 기대된다. 다만 스마트폰 등 시장 전반 침체는 이어질 전망이어서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운 상태다.

삼성전기는 “1분기는 전략거래선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에도 IT 수요 약세, 고객사 재고조정 영향이 지속돼 매출이 전기대비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2월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반면 전장용 MLCC는 상황이 나쁘지 않다. 삼성전기는 “내연기관 대비 3배 수준의 MLCC가 채용되는 전기차는 전년대비 30% 이상 판매 증가가 예산되는 등 전장화 트렌드는 올해도 유효할 것”이라며 “올해 전장용 MLCC 수요도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고신뢰성 재료 개발 등을 통해 제품과 공정 수준을 고도화해 인포테인먼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용 고온 및 고압품 라인업도 시장 수요에 맞춰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성장성 높은 글로벌 전기차 거래서 및 유럽 티어1 거래처 판촉을 강화하겠다는 심산이다.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도 전반적인 흐름이 유사하다. 해당 사업부는 4분기 매출 6555억원으로 전기대비 27% 전년동기대비 16%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시리즈 양산에 돌입했음에도 전반적인 카메라 모듈 공급이 줄어든 탓이다.

이와 별개로 트렌드 변화 대응에 나선다. 2023년에는 2억화소 센서, 조리개 기술 적용 등 고화소 및 고화질화와 슬림, 동영상, 줌 기능 고도화 등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카메라 모듈 역시 전장용은 호조다. 삼성전기는 “IT용 카메라 모듈 기술 횡전개를 통해 해외 주요 거래선 대상 고화소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 중”이라며 “올해도 주요 완성차업체의 레벨3 자율주행차 출시 확대 등 기술 발전에 따른 카메라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삼성전기는 전기차용 신규 카메라 모듈 납품 확대, 핵심부품 내재화 및 고객사 다변화 추진 등으로 전장용 카메라 모듈 사업 매출 성장 및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기판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앞선 2개 부문보다는 양호하다. 이 기간 매출 4798억원으로 전기대비 13% 하락 전년동기대비 0.2% 상승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용, 메모리용, 5세대(5G) 이동통신 안테나용 기판인 BGA 공급은 줄었으나 ARM 프로세서용 기판은 출하량이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작년 3분기까지는 패키지 기판 시장 수요 호조로 전년대비 수익성이 큰 폭으로 올랐으나 4분기는 주요 세트 수요 둔화 여파로 3분기 대비 수익성이 감소했다”며 “2023년은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으로 세트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2022년 수준의 수익성 달성을 쉽지 않아 보인다”고 토로했다.

삼성전기는 서버, 네트워크, 전장 등 성장 시장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면서 생산성 향상 등 내부 경쟁력 강화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게 플립칩(FC)-BGA다. 삼성전기는 고부가 패키지 기판에 대한 중장기 성장 전망은 변화 없음을 강조하는 동시에 차세대 제품 증설 투자는 기존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FC-BGA의 경우 지난해 11월 양산 돌입한 바 있다. 삼성전기는 “진행 중인 증설 투자가 완료되면 삼성전기가 공급해오던 하이엔드급 노트북, PC 중앙처리장치(CPU)용 및 전장용 기판과 함께 서버, 네트워크용 기판 비중 확대로 중장기적으로 고부자 제품군 중심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전사 투자 규모는 전방산업 수요 둔화세가 이어짐에 따라 전년대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기는 MLCC, 카메라 모듈 사업의 시설투자를 큰 폭으로 줄이기로 했다. 대신 패키지 기판은 고객사와 약속된 프로젝트 중심으로 2022년만큼의 투자가 추진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서버,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고성장 고부가 분야 중심으로 고객사 수요 변화를 고려해 유연하게 투자를 실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투자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한편 배당금은 지난해 경영실적을 감안해 결정됐다.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2100원, 우선주 2150원이다. 삼성전기는 “2022년 경영실적을 반영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캐시플로우 등을 고려해 2021년 대비 배당금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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