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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도 갤럭시도 소용없다…LG이노텍·삼성전기, 작년 4분기 영업익 60%대↓

김도현
- 중국발 한파 직격탄…IT 업황 반등 요원
- 나란히 전장 사업 호조…올해 자동차 공략 집중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성적표를 공개했다. 양사는 세계적인 경기침체, 중국 코로나19 봉쇄 여파 등으로 실적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밑돌았다. 문제는 올해 1분기 고전은 물론 그 이후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25일 LG이노텍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4분기 매출 6조5477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21.5% 전년동기대비 14.4%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61.8% 전년동기대비 60.5% 떨어졌다. 앞서 공개된 컨센서스(매출 6조5500억원, 영업이익 4110억원)와 차이가 크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 19조5894억원, 영업이익 1조2718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대비 31.1%와 0.6% 늘었다.

같은 날 삼성전기는 K-IFRS 연결기준 2022년 4분기 매출액 1조9684억원, 영업이익은 10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7.4% 전년동기대비 19.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67.4% 전년동기대비 68.0% 줄었다. 컨센서스는 매출 2조900억원, 영업이익 1430억원이었다.

작년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4246억원, 1조1828억원으로 드러났다. 각각 전년대비 2.6%와 20.4% 떨어졌다.

양사는 영업이익률도 동반 하락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2.6%로 전기(8.3%), 전년동기(7.5%)보다 3배 이상 수익성이 안 좋아졌다. 삼성전기 역시 이 기간 5.1%로 전기(13.0%) 및 전년동기(13.0%)대비 2배 이상 악화했다.

다만 2022년 3분기 들어 LG이노텍은 매출에 이어 영업이익까지 삼성전기를 앞섰는데 연간으로도 LG이노텍이 역전했다. LG이노텍의 경우 4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LG이노텍, 애플 정저우 사태에 울상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 비중(70~80%)이 절대적이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과 사실상 한몸인 셈이다. 최근 수년간 아이폰 효과로 몸집이 커졌으나 작년 4분기는 사뭇 달랐다.

3분기까지만 해도 애플이 카메라 해상도를 1200만화소에서 4800만화소로 높이고 비행시간측정(ToF) 모듈 적용 범위를 넓히는 등 신모델 관련 단가 측면에서 호재가 있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아이폰 상위 제품을 제작하는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19로 인해 폐쇄되고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이슈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11월과 12월 아이폰 출하량은 각각 600만대, 300만대 내외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부품 비용 부담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기도 했다.

아울러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TV, PC, 스마트폰 등 IT 기기 판매가 위축되면서 카메라 모듈은 당연하고 반도체 기판 수요도 줄어들었다. 실제로 기판소재사업은 전기대비 10% 및 전년동기대비 8% 매출이 하락했다.

긍정적인 건 전장부품사업 상승세다. 매출이 전기대비 11%, 전년동기대비 45% 오르면서 우상향 흐름이 이어졌다. 전기차 산업 확장에 따른 파워·모터 출하가 늘어난 덕분이다. 전장 분야 호재는 카메라 모듈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중장기적으로는 2개 부문이 자동차 산업에서 역할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분기는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주요 응용처인 모바일 시장이 단기간에 살아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진도 지속할 전망이어서 기판소재 쪽도 밝지 않다. 전장 역시 반도체 수급 차질 여파로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이를 상쇄하고자 상반기 중 예정된 테슬라 ‘사이버트럭’ 수주 등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삼성전기, 주력이 무너졌다

삼성전기도 분위기가 유사하다. 세트 수요 둔화와 비수기 영향으로 IT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 볼그리드어레이(BGA) 실적이 부진했다. 효자 상품 MLCC를 다루는 컴포넌트사업부는 전기대비 10% 전년동기대비 29% 매출이 줄면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전장용 MLCC 오름세다. 여전히 IT용 비중이 높으나 장기적으로는 전장용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카메라 모듈은 4분기 들어 삼성전자 ‘갤럭시S23’ 시리즈 양산이 시작했음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전반적인 수요 하락을 막지 못한 탓이다. 이쪽도 전장용은 호조다. IT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하면서 해외 주요 거래선 대상으로 고화소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했다.

반도체 기판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용, 메모리용, 5세대(5G) 이동통신 안테나용 기판인 BGA 공급은 줄었으나 ARM 프로세서용 기판은 출하량이 증가했다. 아울러 플립칩(FC)-BGA는 지난해 11월부터 서버용 제품 양산에 돌입하면서 플러스 요인이 생겼다.

올해도 대내외적인 흐름은 녹록지 않다. 이에 삼성전기는 전장용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올해 내연기관 대비 3배 수준의 MLCC가 채용되는 전기차 시장이 전년대비 30% 이상 판매 증가하는 부분은 호재다. 카메라 모듈도 전기차용 신규 납품 확대, 고객사 다변화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 반도체 기판은 FC-BGA 사업 확장을 지속한다.

투자 방향도 마찬가지다. 전방산업 수요 둔화세가 이어짐에 따라 전체 규모는 전년대비 줄어들 전망이다. 대신 패키지 기판은 고객사와 약속된 프로젝트 중심으로 2022년만큼의 투자가 추진될 전망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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