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종합] 삼성SDI, 전기차 타고 연매출 20조원 도달…"올해도 나를 넘는다"

김도현

- 예상보다 큰 자동차전지 수요…2023년 전년비 39%↑ 전망
- 삼성SDI, 차세대 배터리 준비 착착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SDI가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찍었다. 올해도 전방산업 호조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더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크다. 삼성SDI는 미래 수요 확보 차원에서 차세대 제품 준비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전자재료 부문은 역성장이 불가피한 가운데 고부가 소재 위주로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심산이다.

30일 삼성SDI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 5조9659억원, 영업이익 49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11.14% 전년동기대비 56.34%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3.27% 줄고 전년동기대비 84.71% 늘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 20조1241억원, 영업이익 1조8080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대비 48.5%와 69.4% 상승하면서 창립 이래 최대치로 나타났다.

이날 삼성SDI 경영지원실 김종성 부사장은 “2022년은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이 계속됐다. 자동차전지는 원소재 수급 불안정, 가격 상승, 차량용 부품 수급 이슈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았던 한 해”라면서 “P5(젠5) 판매를 본격 확대했고 원료 연동 강화 등으로 선제 대응하면서 시장 수준을 상회하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이뤄냈다” 설명했다.
사업부별로 보면 에너지 부문이 4분기 매출 5조3416억원, 영업이익 3591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71.9%와 198.8% 늘었다.

이러한 성과는 중대형 전지가 견인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수요둔화 우려에도 기대치를 상회하는 판매량을 보였다. 최신 각형 배터리 P5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한데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가 전력용 프로젝트에 공급된 덕분이다.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손미카엘 부사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고금리 기조, 경기침체 등으로 잠재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완성차업체의 전동화 계획에 따라 전기차 생산은 꾸준히 늘고 있다. 각국 친환경 정책, 소비자 인식 향상 등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SDI는 지난해 증설한 헝가리 2공장 내 신규 라인이 램프업(생산량 확대) 이후 안정화하면서 P5 공급이 크게 증대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 파일럿 라인은 상반기 중 준공될 예정이다. 하반기에 소형 샘플 셀을 제작한 뒤 대형화를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일정이다.

손 부사장은 “향후 전고체전지 상용화를 위해 생산 스케일업 기술 확보가 중요한 과제다. 전기차 탑재 가능한 수준의 고용량 대형 셀에서도 같은 성능을 유지하면서 안정화된 양산 기술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소형 전지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전동공구 분야 부진에도 전기차용 판매 확대로 선방했다.

삼성SDI 소형전지 전략마케팅 이재영 부사장은 “미국 주택경기 약세 및 러우전쟁 여파에 따른 유럽 수요둔화 등으로 전동공구 시장이 부침을 겪었으나 주요 고객과 장기계약 기반으로 영향을 최소화했다. 고출력 신제품 적기 출시를 통해 전문가용, 건설용 시장에 진입으로 새 기회를 엿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삼성SDI는 원통형 분야에서는 전기차 쪽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리비안 등 주요 고객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다. BMW 등 핵심 거래처도 원형전지 채택을 고려 중인 만큼 삼성SDI는 국내와 말레이시아 등에서 생산능력(캐파)을 확장할 계획이다.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파이(지름 46mm, 높이 미정) 제품 준비도 가속화한다. 손 부사장은 “천안사업장에서 투자 진행 중인 46파이 파일럿 라인은 상반기 내 설비 설치를 마치고 가동에 들어간다”며 “하이니켈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조합) 양극재, SCN(실리콘탄소복합체) 음극재 등을 적용해서 용량을 극대화하고 동종업체와 차별화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삼성SDI는 46파이 샘플이 생산되는 대로 고객에 전달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에 대해 다수 고객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SS 부문은 지난해 무정전전원장치(UPS), 가정용 분야가 호조를 보였다. 향후 삼성SDI는 전력용 ESS 배터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손 부사장은 “ESS 전체에서 전력용이 60~70% 시장”이라며 “신공법을 적용해 에너지밀도 약 15% 높인 ESS 전용 셀, 안정성과 효율 극대화한 셀 모듈 시스템 일체화 전력용 ESS 솔루션 등을 하반기 내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 전반적으로는 고객사와 협업을 늘려가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회사는 스텔란티스 이외에 다수 고객과 합작사(JV) 등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손 부사장은 “미국은 유럽이나 중국 대비 전기차 침투율 낮았으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계기로 가장 빠른 속도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 창출될 만큼 삼성SDI도 많은 기회를 포착 중이다. 수익성 위주 질적 성장 기조 아래 고객과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발표했다.
전자재료 부문은 매출 6243억, 영업이익 1317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1.9%와 9.5% 감소했다. 김 부사장은 “하반기 재고 조정영향으로 편광판 수요가 급감했다. 디스플레이 공정 소재 및 반도체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연한(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파트에서는 P도판트, 그린호스트 등을 내세워 디스플레이 부진을 만회할 계획이다 삼성SDI 전자재료 전략마케팅 김상균 부사장은 “플렉시블 OLED는 노트북, PC, 태블릿 등에 적용되면서 수요가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향후 고객 신규 플랫폼향 진입, 신규 아이템 발굴로 중장기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SDI는 2022년 배당을 보통주 기준 1030원(우선주 1080원)으로 결정했다. 기본 배당금 1000원(우선주 1050원)에 연간 잉여현금흐름의 5%를 추가로 환원한 것으로 총 배당금은 690억원이다.

지난해 1월 삼성SDI는 새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향후 3년간 기본 배당금을 1000원(우선주 1050원)으로 설정하고 연간 잉여현금흐름 5~10% 추가 배당을 실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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