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메타 장악한 VR 헤드셋 시장, 中 바이트댄스 거센 추격에 ‘흔들’

김문기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가상현실(VR) 헤드셋 시장 부동의 1위인 메타를 위협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 데이터 보고서를 인용해 메타가 구축한 VR 헤드셋 시장 점유율을 바이트댄스가 잠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의 VR 디바이스인 ‘피코’는 미국 시장에서는 판매가 되고 있지 않지만 유럽과 아시아에서 견조한 실적으로 거두면서 메타 퀘스트에 이은 2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년 전만하더라도 메타의 VR 헤드셋 시장 점유율은 무려 90%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75%로 내려 앉았다. 동일기간동안 피코는 3배 이상 성장해 점유율 15%를 기록했다.

피코는 지난 2015년 설립됐다. 이후 지난해 5월 바이트댄스가 이를 인수했다. 앞서 중국에서만 소비자 대상 헤드셋을 판매했으나 바이트댄스 인수 후 글로벌 시장으로 공급망을 확대했다.

피코의 무서운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메타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긴 하나, 업계에서는 메타의 하락세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메타는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리얼리티랩 부문의 총 수익이 퀘스트2 헤드셋 판매 감소로 인해 전분기대비 17% 감소했다. 그나마 VR 생태계에 포함된 200개 이상의 앱이 각각 1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메타의 지난해 3분기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동기대비 48%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바이트댄스의 피코는 지난해 4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VR 헤드셋 시장에서 유일하게 출하량을 늘린 기업으로 기록됐다.

특히, WSJ는 지난해 10월 바이트댄스가 호평받으며 출시한 최신작 피코4의 출하량이 집계되지 않은 결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지난해 4분기 메타와 바이트댄스의 격차는 좀 더 줄어들 공산이 크다.

한편, VR 헤드셋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애플은 올해말 증강현실(AR) 헤드셋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홀로렌즈를 공급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오는 2026년까지 혼합현실 헤드셋 시장은 1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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