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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3] 삼성 이미지센서 '빨간불'…샤오미, 2억화소 외면→소니 선택

바르셀로나(스페인)=김도현
- '핵심 고객' 지키기 전략, 핵심 과제로… 경쟁사 소니 행보 위협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사업이 주요 고객과 멀어지고 있다. 세계 최초 2억화소 제품을 내놓고도 일본 소니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26일(현지시각) 샤오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에서 플래그십 모델 ‘샤오미13’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샤오미는 1시간 가까이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독일 라이카, 일본 소니와의 협업을 통해 역대급 성능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주목할 부분은 소니의 5000만화소 이미지센서 ‘IMX989’가 탑재된 점이다. 이 제품은 1인치 센서로 경쟁사 대비 크고 무거우나 명암비, 화질 등에 강점을 보인다. 면적이 큰 만큼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샤오미12T’ 시리즈에 삼성전자 2억화소 이미지센서를 적용한 바 있으나 업그레이드 버전인 ‘샤오미12S’ 시리즈부터는 소니 반도체를 탑재하고 있다. 이전에 주로 삼성전자와 협업한 것을 고려하면 작년 말부터 소니로 거래처를 갈아탄 셈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샤오미 관계자는 “소니 이미지센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이미지센서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비상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다루는 삼성전자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 다음 가는 고객인 샤오미에 대한 수성 전략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샤오미가 유럽 전역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점은 시스템LSI사업부가 더 아픈 결과다. 갤럭시 부진을 샤오미로 상쇄할 기회가 사라지는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따르면 2022년 4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31%)다. 애플(29%), 샤오미(17%)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이 기간 삼성전자와 애플 출하량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25%, 28% 감소한 반면 샤오미는 6%만 하락했다. 이에 따라 샤오미 점유율은 3%포인트 확대했다. 또한 샤오미는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삼성전자, 애플 등이 빠져나간 러시아에서도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며 1위 업체로 부상한 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소니 추격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2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은 29%로 집계했다 전년대비 1%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소니는 54%로 전년대비 5%포인트 늘었다. 이로써 두 회사 점유율 격차는 20%대 중반으로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업계 처음으로 1억화소가 넘는 이미지센서를 내놓고 2021년에는 첫 2억화소 제품인 ‘아이소셀HP1’를 출시하는 등 기술력 향상을 지속했다.

작년 6월 ‘아이소셀HP3’, 올해 1월 ‘아이소셀HP2’ 등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2억화소 라인업은 확대하기도 했다. 다만 스마트폰 내 2억화소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이 고객 확대를 위한 선결과제로 꼽힌다.

한편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변환해 처리 장치에 전달하는 반도체다. 사람이 눈으로 본 빛을 뇌로 전달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스마트폰 등 여러 정보기술(IT) 기기에서 ‘눈’ 역할을 한다.
바르셀로나(스페인)=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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