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소비 종용하는 인플루언서 신물나"...대세는 '디인플루언서', 뭐길래?

신제인
-인플루언서 활용한 마케팅 “변곡점 지났다”

디인플루언서들의 활동. 틱톡 갈무리.
디인플루언서들의 활동. 틱톡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소셜 미디어에서 때로는 유명 연예인에 맞먹는 인지도와 홍보 효과를 갖는 이들을 인플루언서(influencer)라고 일컫는다.

최근에는 기존의 인플루언서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팔로워들과 소통하는 디인플루언서(de-influencer)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4일(현지시간) “사람들에게 물건을 사지 말라고 설득하는 것이 요즘 틱톡의 새 트렌드”라며 그 현상을 이끌고 있는 디인플루언서에 대해 보도했다.

인플루언서들이 특정 상품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것과 달리, 디인플루언서는 형편없는 상품에 대해 솔직하고 단호한 리뷰를 소개하며 팔로워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인플루언서와 과소비 “이제 신물난다”

이처럼 디인플루언서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인플루언서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이다.

인플루언서가 처음 등장할 당시 연예인과 다른 친근한 매력을 뽐냈다면, 최근엔 그 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인플루언서 또한 수익을 얻는 ‘직업’으로 여겨지면서 ‘팔로워들과 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한다’는 애초의 취지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플루언서들을 이용한 과도한 언론플레이나 뒷광고 논란 등 도덕적 문제도 피로도를 가중시키고 있다.

또 여기에 ‘미니멀리즘’이나 ‘절약’ 트렌드도 영향을 미쳤다.

필요하지 않은데도 인플루언서를 따라 제품을 사고 낭패를 봤던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사지 않아도 될 제품을 판별하는 시각이 더욱 필요해졌다는 이유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디인플루언서들은 팔로워들의 새로운 요구를 충족하고 있는 셈이다.

◆ 디인플루언서 등장에...역 마케팅 주목

이에 역설적인 상황도 펼쳐졌다. 기업들이 오히려 디인플루언서의 ‘반(反)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개인이 지닌 영향력이 아니라 진정성을 이용하는 디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이 오히려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마케팅 규모가 지난해 총 164억달러(약 21조6000억원) 규모로 정점을 찍은 뒤 변곡점을 지났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높은 물가의 압력으로 사람들의 소비 패턴도 변화함에 따라 인플루언서가 소개하는 제품의 판매가 부진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즉, 이제는 제품의 긍정적인 리뷰를 양산하는 것과 더불어 부정적인 리뷰를 관리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지타운대의 로널드 굿스타인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최근 디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반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작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광고대행사 ‘메커니즘’의 최고소셜미디어책임자(CSO) 브렌던 게한 역시 “디인플루언서의 진정성이 더 큰 사회적 영향력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상품 브랜드도 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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