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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빗코와 긴 인연 광주은행, 다른 거래소 찾아 삼만리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한빗코가 광주은행과의 실명계좌 계약에 한차례 실패한 이후 재협상에 집중해왔지만 다시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 관계자는 광주은행이 기존에 한빗코와 실명계좌 계약 체결 직전까지 갔지만, 한빗코의 원화마켓 운영 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다른 거래소를 찾아 나섰다고 전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원화거래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발급을 받아야 한다. 한빗코는 가상자산사업자 지위 인정 요건 중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은 획득했지만,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해 코인마켓을 운영하는 곳 중 하나다.

한빗코는 앞서 2021년 광주은행이 실사를 마쳤다고 전해지면서 6번째 원화거래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은 거래소다. 실명계좌 발급 문턱까지 갔다 최종적으로 무산되고 지난해 다시 한번 광주은행과 재협상 논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더해 빗썸 주주사이자 상장사 티사이언티픽이 지난해 한빗코 지분 68.62%를 인수하면서 원화거래 시장 진출 기대감이 커졌다.

한빗코는 은행 측에서 자금세탁에 대한 위험성으로 인해 실명계좌 발급을 꺼려 하는 상황을 고려해 자금세탁방지(AML) 관련해서도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에 신경 써왔다. 은행은 실명계좌 체결 전 고유위험 평가와 운영위험평가 등을 통해 재무현황, 지배구조, AML, 사업성 등을 포괄적으로 살핀다.

하지만 코인 거래소 복수 관계자는 "한빗코와 실명계좌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던 광주은행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수 코인 거래소와 접촉하고 있다"라며 "실사까지는 아니어도 관계자 접촉을 통해 실명계좌 관련 논의를 하고 있는 거래소가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광주은행이 접촉했다고 알려지는 거래소는 포블게이트와 지닥이다.

이와 관련 한빗코 관계자는 "광주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기회가 다른 은행들과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라며 "세간에 떠돈 것처럼 실명계좌 계약이 임박했다는 것은 애초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코인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한빗코 역시 자금난을 꾸준히 겪어오고 있다. 티사이언티픽 공시에 따르면 한빗코의 지난해 3분기 말 15억원 가량 당기순손실을 낸 상태다. 한빗코는 약 5년 가까이 비트코인(BTC) 마켓을 운영하며 자금난을 겪어왔다. 지난해 크립토윈터 시기를 맞아 직전해보다 손해가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한빗코 포함 코인거래소가 원화거래소로 탈바꿈하지 못하면 서비스 영역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는 게 대다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은행별로 실명계좌 발급을 위한 요건이 상이하고,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사실상 대부분 코인 거래소는 경영상 임계점에 다다른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가상자산 업계가 혹한기를 겪으면서 실명계좌 발급에 있어 전체 은행권이 더 몸을 사리는 것 같다"라며 "은행권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이 직전까지 갔다고 이름을 오르 내리는 곳이 많지만 불발되는 경우가 많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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