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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야놀자 경영진, 재택종료 사과 “생산성 바닥 수준, 불가피한 선택”

이나연
이미지=야놀자 미디엄 블로그 캡처
이미지=야놀자 미디엄 블로그 캡처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야놀자가 100% 전면 원격근무(재택근무) 제도를 철회한다고 예고하자, 직원들이 반발했다. 이에 야놀자 경영진들이 임직원을 달래기 위해 하루 만에 해명과 사과에 나섰다.

2일 여가·여행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지난달 28일 구성원 전체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회사 상황이 좋지 못하다. 역사상 처음으로 역성장했다”고 밝혔다. 상시 원격근무를 지속했을 때 효과적인 협업 커뮤니케이션을 꾀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앞서 야놀자는 오는 4월부터 주 2회, 6월부터 주 3회 사무실 출근과 원격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배보찬 대표는 “원격근무는 효율적인 부분이 있지만, 위기를 극복하기에 한계가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장거리 거주자에 대한 고민을 못 했다. 상시 원격근무가 지속될 것이라는 언급을 번복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다. 양해해달라.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도 사내 소통 채널에 새로운 근무제 도입 배경을 밝히며 사태 진압에 나섰다. 이수진 대표에 따르면 야놀자는 상시원격 근무를 승인할 때 두 가지 규정을 정했다. 첫 번째는 ‘재택근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는 회사·조직·사원 순으로 원격 근무지 지정순위를 정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비상 상황이 발생 때 회사는 시대와 경기 흐름에 맞춰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전달 과정에서 오전달, 오인지에 대한 혼선 유발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전면 출근을 고려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야놀자 생산성은 바닥 수준, 정확하게 말하면 이미 성장을 멈췄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원격근무나 재택근무의 생산성 저하 측면을 고려해 출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임원이 더 고민해보자는 판단하에 1년이란 시간을 지켜봤지만, 달라지지 못하는 결정만 지속될 뿐이었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리더들 간 소통만 아니라 구성원들과 전반적으로 소통할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야놀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20년부터 전사 자율 원격근무제도를 도입 및 시행했다. 이에 직원들은 사무실과 원격근무, 거점오피스 중 선호하는 근무 장소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근무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최근까지만 해도 야놀자는 코로나19 종식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제도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런 원격근무를 회사 복지 일환으로 홍보함으로써 국내외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실제로 직원 중에는 상시 원격근무 혜택을 보고 연봉을 낮춰 입사했거나 회사에서 먼 지방으로 거주지를 옮긴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갑작스러운 근무제 변경 통보에도 불구, 이에 대한 상황 설명과 배려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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