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인터배터리 2023, LG엔솔·삼성SDI·SK온 부스 ‘3社3色’

이건한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이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는 477개사 1400부스가 참가했다. 전년 대비 104% 확대된 규모다. 같은 기간 사전 등록자 수는 9623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전기차 대전환 시대를 맞아 배터리 산업에 대해 높아진 시장의 관심이 반영된 변화로 풀이된다.

특히 인터배터리는 글로벌 전시회 중 국내외 배터리 산업을 이끄는 한국 배터리 제조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가 모두 참가하는 유일한 전시회다. 관람객들의 시선과 발걸음도 단연 이들 부스로 집중됐다.


◆Simple is best, SK온

SK온 부스의 특징은 간결함과 시인성이었다. 부스 크기의 체감 규모는 3사 중 가장 작지만 중앙에 주목도가 높은 ▲NCM9+ 배터리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각형 배터리 ▲LFP 배터리 등 SK온의 대표 제품을 4면 배치함으로써, 이를 둘러보면 자연스레 주변 전시품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배터리 제조 공정, SK온의 고유 배터리팩 생산 기술인 ‘S팩’ 제조 과정, 폐배터리 재활용 시스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핵심 부품인 ‘BMIC(Battery Management IC)’ 실물 모형, 전고체 배터리 개발품 등에 차례로 시선이 갔다.

특히 관람객들은 SK온이 새로 공개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제품과 처음 전시하는 각형 배터리 실물 모형에 주목했다. LFP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을 주요 양극재 소재로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와 달리 철을 주로 사용하는 배터리다. 삼원계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게가 무겁지만 저렴한 가격과 높은 안정성으로 최근 글로벌 전기차 업계에서 채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SK온은 자사 LFP 배터리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저온 내성’을 내세웠다. LFP의 주요 단점 중 하나가 영하의 날씨에서 주행거리가 최대 50%에서 70%까지 감소한다는 점인데, SK온은 70%~80% 수준으로 이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각형 배터리는 견고한 외부 캔으로 배터리 셀과 모듈을 감싸 높은 안정성이 특징인 폼팩터다. SK온은 여기에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를 차례로 정교하게 쌓아올리는 Z폴딩 기술과 급속충전 속도를 최대 20% 개선한 기술을 적용, 각형 배터리의 강점은 부각하고 단점은 보완했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연구 단계다. 이날 전시장에는 시제품이 전시됐다. SK온은 현재 ‘황화물계’와 ‘고분자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시된 시제품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크기가 훨씬 작고 더 높은 열적 안정성, 에너지 밀도를 지닌 것으로 소개되며 차세대 전기차의 안정성과 주행거리를 모두 개선할 핵심 부품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볼거리는 삼성SDI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사이에 위치한 삼성SDI 부스는 볼거리 면에서 경쟁사들을 앞섰단 평가다. 입구부터 볼보의 대형트럭 ‘FM 일렉트릭’이 압도적인 규모로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FM 일렉트릭은 볼보트럭이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대형 전기트럭이다.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개가 탑재됐으며, FM 일렉트릭이 탑재된 실제 원형 배터리 모듈과 구조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형태도 전시됐다. BMW의 플래그십 전기차 세단인 뉴 i7도 주요 볼거리였다. 뉴i7은 볼보 트럭과 달리 삼성SDI의 P5 각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중앙 ‘코어 테크놀로지 존’에는 각형, 원통형, 파우치형, 버튼 배터리 등 현존하는 다양한 폼팩터의 배터리가 한 데 위치했다. 전고체 전지 모형도 함께 전시됐다. 삼성SDI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 라인 완공을 앞둔 상태다. 올해 하반기 시제품 샘플 제작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 같은 삼성SDI 부스의 특징은 타 부스보다 관람객들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제품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는 점이다. 평소 보기 어려운 여러 폼팩터의 배터리와 모듈, 팩 등을 자세히 살펴보고 사진을 남기려는 인파가 적지 않았다.


이외에 화재 내성을 높이기 위해 수냉 시스템을 적용하고 소화 약재 직분사 시스템을 적용한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일상에서 삼성SDI의 다양한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 실물 제품도 다수 전시됐다.

◆꼼꼼한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부스는 앞선 두 회사의 특징이 적절히 융합된 인상이 느껴졌다. 다양한 배터리 제품과 포트폴리오의 일목요연한 전시, 더불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단계별 소개 이미지, 영상 자료가 비교적 상세히 제공돼 방문자들의 제품당 관람 시간이 타 부스보다 긴 편이었다.

전시관 중심부에는 포드의 핵심 전기차 모델인 ‘머스탱 마하-E’와 국내에서 최초로 전시되는 루시드 모터서의 고급 전기차 세단 ‘루시드 에어’가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들이다. 루시드 에어의 경우 트렁크를 열어보거나 실제 운전석에 앉아보는 등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체험도 가능했다.


한켠에선 지난해 10월 LG에너지솔루션 사내 기업으로 출범한 ‘쿠루(KooRoo)’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이 눈길을 끌었다. 타사 부스에도 비슷한 형태의 BSS가 전시됐지만, LG에너지솔루션 부스 관계자는 “우리가 타사 모델보다 앞선 시스템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쟁사 대비 다양한 사업체와 협력 가능한 ‘범용성’, 배터리와 라이더의 정보 연계를 통해 배터리 반납만으로 편리하게 이뤄지는 ‘사용자 인증’, 매일 이뤄지는 배터리 수명 측정 시스템을 통해 적기에 이뤄지는 ‘배터리 교환’ 등이다. 쿠루는 이번에 전시한 BSS를 연내에 본격적으로 사업화할 계획이다.

이건한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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