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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 약속한 최정우 회장… 태풍 지나간 포스코 주총

박기록
<사진>포스코홀딩스
<사진>포스코홀딩스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17일 열린 포스코홀딩스의 제55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돌출 행동은 일단 나타나지 않았다.

그동안 재계에선 최근 KT 구현모 대표의 퇴진과 함께 새 대표 인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국민연금공단이 이번 포스코홀딩스 주총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거취와 관련한 시그널을 보낼 가능성도 점쳤지만 특별한 입장 표명없이 주총이 마무리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본점에서 주총을 개최하고 '포스코홀딩스 본사의 포항 이전'과 정기섭 등 신규 사내이사 선임 등 주요 상정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지주사 본점 소재지를 기존 서울 강남에서 올해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두기로 포항시와 합의한 바 있다.

포항으로의 본점 이전이 주총에 앞서 원칙적으로 타결된 만큼 최 회장 퇴진을 요구해온 포항 시민단체의 반발은 없었다.

또한 최대 주주(지분율 8.99%)인 국민연금공단도 이날 포스코홀딩스가 상정한 안건에 별다른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최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 약 1년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선 최 회장 체제에 대한 신임으로도 해석된다.

◆최정우 회장 "주총후 선진 지배구조 TF 발족"… 개선안에 주목

최정우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선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주주총회 이후에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선진 지배구조 태스크 포스를 발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날 포스코그룹의 향후 지배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개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기 사상 초유의 중단 사태를 겪는 등 포스코의 부실한 대응으로 최 회장이 리더십이 크게 흔들렸고, 또 이를 빌미로 그동안 정치권 일각으로 부터 줄곧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이런 점에서 지배구조 개선안을 통해 기존 포스코그룹의 지배구조 체계에 변화를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통해 최 회장이 스스로 해법을 제시하면서 본인의 리더십 강화도 모색할 것이란 예상이다.

최 회장은 이와함께 '스마트제철소'구현과 저탄소·친환경 생산·판매체제의 조기 구축에 나서고, 2차전지 소재 사업의 핵심 원료인 리튬·니켈 확보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최 회장을 지원할 신규 사내·외 이사들도 원안대로 선임됐다.

정기섭 전략기획총괄(CSO),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장(부사장)가 신규 선임됐고, 유병옥 친환경미래소재팀장(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들은 최 회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인물들이다. 또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부회장)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됐다.

◆민감한 '日 강제징용피해자' 제3자 변제, 포스코 40억원 기부금 발빠른 출연… 최 회장 별도 언급 없어

한편 이날 포스코홀딩스 주총의 안건은 아니지만 최 회장은 최근 포스코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40억원의 기부금을 납부한 것에 대한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하지는 않았다.

포스코는 최근 한일 정부간에 일제강점기시절 강제징용피해자 '제3자 변제' 방식이 나오자 한국전력 등 거론되는 국내 12개 기업중 가장 먼저 기부금을 내는 등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일각에선 포스코가 주총을 앞두고 정부 친화적인 시그널을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포스코는 대표적인 한일청구권협정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데,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체결로 받은 5억 달러중 24%에 해당하는 1억1948만달러가 포항종합제철에 투입됐다.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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