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포스코케미칼이 지난 2019년 회사의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중 1733억원을 ‘기타금융자산’으로 정정해 재분류했지만 그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제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유동자산 재분류 사실은 올해 포스코케미칼이 공시한 ‘사업보고서(2022.12)’에서는 ‘전·당기 감사인의 의견불일치 알림문’에서 확인된다.

2020년 3월 공시된 2019년 사업보고서에는 포스코케미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100억원, 기타금융자산이 137억원으로 표기됐으나, 이후에는 이를 2019년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67억원, 기타금융자산이 1870억원으로 정정 표기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제무재표상 유동자산 그룹 내 단순 항목 재분류 건으로, 실제 자산 규모나 유동비율의 변동은 없다.

그러나 현금성 자산과 금융자산의 상이한 성격 및 정정된 금액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원인에 대한 구체적 사유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 점에는 의문이 따른다. 회사의 자산 보유 현황은 주주들 입장에서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예금을 비롯해 현금 전환이 용이하고 가치변동 위험이 경미한 금융상품으로 취득 당시 만기일이 3개월 이내인 것을 말한다.

'기타금융자산'은 회사가 보유한 타 법인의 소규모 지분, 채무상품 등 유가증권과 금융상품 등을 말한다. 두 항목 모두 유동자산에 해당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이와 관련해 회사측은 2021년 5월 사업보고서 ‘감사인의 감사의견 등’란에서 다음과 같이 해명한 바 있다.

“투자일임계약자산의 계정 분류와 관련한 수정사항을 반영해 비교표시된 전기연결재무제표를 재작성했고, 이로 인해 2019년 12월31일 현재 연결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33억3300만원 감소했으며, 기타금융자산은 1733억300만원 증가했다. (중략) 우리는 전기오류수정과 관련하여 회사 및 전기감사인과 3자간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하였으며, 전임감사인은 중대한 전기오류수정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감사보고서를 재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즉, 해당 수정 건은 2019년 사업보고서 감사를 작성한 한영회계법인과 2020년 이후 사업보고서를 작성한 안진회계법인, 그리고 포스코케미칼이 3자 합의해 공시가 이뤄졌단 의미다.

더불어 공시 규정에 따라 올해 사업보고서까지 3년간 이 사실을 알리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측은 ‘투자일임계약자산의 계정 분류 수정사항’ 발생 원인에 대해 보다 상세한 설명을 요구한 <디지털데일리>에 “3자 소통에 따라 재분류가 필요하단 판단에 의해 공시한 것이란 점 정도만 설명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해당 건에 대해 한 회계전문가는 “투자일임계약으로 발생한 자산을 현금성으로 볼 것인지, 금융상품으로 볼 것인지 해석을 두고 회계법인 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일임계약에 대한 회계처리 규정이 변경돼 이를 소급 적용하는 사례가 있었는지 등은 회사가 충분히 소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