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되기전 탈출" 도넘은 악플…아파트 입주민들 분노 [e라이프]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필로티 기둥에 균열이 생기며 안전 문제가 제기된 서울 중구의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달린 악성 댓글에 두 번 울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와 GS건설, 중구청 등이 1차 현장 조사결과, 파손된 부분은 일종의 장식을 위한 '비내력벽'으로 건물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비내력벽은 자체 하중만 받고 상부에서 오는 하중을 받지 않는 벽으로 철거해도 건물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이같은 악성 루머로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등 입주민들이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이 아파트의 외벽 균열 소식이 처음 언론에 알려졌던 지난 21일 호갱노노의 해당 아파트 페이지에는 1만9000여명의 동시 접속자가 몰리며 실시간 인기 아파트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파트 입주민 게시판에는 1000개에 가까운 글이 새로 올라왔다. 대부분이 입주민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내용이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성 댓글도 적지 않았다.
한 앱 이용자는 "아파트가 붕괴해서 쥐포가 되기 일보 직전인데, 심심한 위로를 하는 자와 신랄한 비판으로 한 명의 목숨이라도 구제하려는 자. 누가 입주민을 진정 걱정하는 걸까"라며 "서울역 튀르키예 자이가 되기 전에 탈출하라"는 글을 남겨 비난을 자초했다. 최근 수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튀르키예 지진 참사에 이번 사건에 빗댄 것이다.
노골적인 조롱도 상당수였다.
목공풀 사진과 함께 "좀 빌려 드릴까요?"라는 글을 남기거나 "(입주자들이) 곧 천당 갈 것 같다", "111동만 철거한다고 치면 동 간 거리가 넓어지겠다", "은마아파트도 35년간 못 한 재건축을 7년 만에 확정했다" 등 해당 아파트 입주자들을 비꼬는 내용이었다.
호갱노노 아파트 게시판은 로그인 이후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대한 평을 남기면 누구나 다른 아파트 단지에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다.
이날 호갱노노 아파트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 1450여개 가운데 실제 입주민이 인증을 거쳐서 남긴 글은 0건이다. 입주민들은 일면식도 없는 네티즌들의 조롱과 장난성 댓글에 두 번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이다.
입주민으로 추정되는 한 앱 이용자는 "비방, 조롱, 허위 사실 유포자들은 어느 순간 고소당해서 놀라지 말라"며 "조롱도 수위에 따라 고소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서울시, 중구청, 해당 시공사는 합동 점검 결과 하중을 받는 기둥이 아닌 장식 기둥(비내력벽) 상부 균열이라 구조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1차 진단을 내놓은 상태다. 입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문제가 된 동뿐만 아니라 14개 동 전체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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