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사상 첫 희망퇴직 단행… 책 안 읽는 대한민국 ‘운명의 기로’

오현지

[디지털데일리 오현지 기자] 교보문고의 희망퇴직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프라인 서점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교보문고는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희망퇴직을 한 적이 없었기때문에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가 남다르다.

1일 관련업계와 교보문고에 따르면, 교보문고는 4월 1일부터 26일까지 만 40세 이상, 근속 연수 1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직원의 약 40%인 500명 선에서 희망퇴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문고 측은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동안 서울의 오프라인 대형 서점들이 운영 위기에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1년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한 서울문고는 부도처리되면서 롯데스타시티점, 신세계강남점, 목동점이 문을 닫았다.

지방에 있는 지역 내 유명서점들로 경영난속에 결국 문을 닫은 곳이 적지 않다. 대훈문고, 베스트 프렌드 문고 등 지역을 상징하는 유명서점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미 동네 소형 서점들은 전멸된지 오래다.

이렇게 오프라인 서점이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는 책 구매가 온라인, 중고로 활발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서점은 단순히 약속장소, 잠시 쉬었다가 가는 곳 정도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책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은 확연하게 줄었다.

물론 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독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기때문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내용을 보면 20∼39세의 독서 인구 비중은 56%(2021년 기준)으로 간신히 과반수를 차지했다. 연간 독서 권수도 9권밖에 되지 않는다.

요즘 자주 논란이 되고 있는 '문해력' 문제도 따지고 보면 독서량의 절대 부족에서 오는 지식의 빈곤함이 그 시발점이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향한 열정의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독립서점은 전년보다 70곳이 증가한 815곳으로 집계됐다.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책과 다양한 문화활동을 병행하는 독립서점의 활약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사단법인 한국서점조합연합회도 ‘2023 심야책방’ 50곳을 발표하는 등 독서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인쇄된 책을 멀리하고 짧고 자극적인 동영상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찰스 W. 엘리엇의 “책은 가장 조용하고 변함없는 벗이다. 책은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가장 현명한 상담자이자, 가장 인내심 있는 교사이다”라는 명언처럼 책은 평생 친하게 지내야 할 친구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책 한권을 사며 서점업계에 힘을 보태며 마음의 지식을 쌓아보자.

참고로, 사단법인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발표한 ‘2023 심야책방’ 50곳 명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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