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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사건사고에 몸살 겪는 코인시장, 해결책은?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끊이질 않는 사건·사고에 가상자산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코인을 둘러싼 강남 청부살인부터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 내부 임직원의 상장피(리베이트) 수령, 지닥 해킹 사건까지 올해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일어난 사건만 나열해도 끝이 없다.

이와 같은 사태의 원인이 개인의 도덕적 해이라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법제도 부재가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관련법 제정과 함께 시장 규제 전담기구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사건이 벌어졌다. 가상자산 투자를 두고 이해관계가 얽힌 이들이 계획한 청부살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특히 이 사건의 발단이 된 코인이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에 단독상장된 퓨리에버코인(P코인)이라는 점이 밝혀져 더 큰 논란이 됐다. 검찰은 2020년 11월 코인원에 상장된 P코인이 코인원 전 임직원들이 금품을 수수한 대가로 상장된 코인이라는 점과 2차례에 걸친 시세조종이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현재 P코인을 포함해 총 29개가 넘는 코인을 상장시켜주는 대가로 금품 등 향응을 받은 의혹을 받는 코인원 전(前) 임직원 2명 역시 구속수사 대상이 됐다.

이처럼 업계에서 상장을 매개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하루 이틀이 아니다. 빗썸홀딩스 이상준 대표와 연예인 성유리 남편으로 유명한 프로골퍼 안성현 역시 빗썸 상장을 미끼로 수십억원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조사 대상이 됐다.

최근 부실 상장과 관련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코인마켓거래소 지닥이 보유 자산의 23% 가량이 탈취됐다는 공지하면서 시장 신뢰는 바닥을 쳤다. 지닥은 지난 10일 오전 7시경 핫월렛에서 해킹이 발생해 식별되지 않은 지갑으로 코인이 전송됐다고 밝혔다. 현재로써는 가상자산 시장을 유일하게 규제할 수 있는 특정금융정보법에도 해킹 관련 부분 권리관계가 명확하게 명시돼있지 않다.

이처럼 쉬지 않고 업계를 둘러쌓고 일어나는 사건에 국회 통과가 늦어지고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하루빨리 상정돼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련 법과 명확한 룰의 부재는 지금처럼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며 "투자자보호와 공정거래,가상자산시장의 육성 등 산적한 정책현안을 쌓아두고도 입법을 미루는 것은 배임과도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 시장 생태계의 균형발전과 육성에 방점을 둔 정책과 입법이 현실에서 구현되기까지 더 이상 시간이 지체돼서는 안 된다"라며 "업계와 국회,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규제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법안이 다뤄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기 어렵다. 현재 국회에서 통과를 기다리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는 가상자산 상장 및 발행에 대한 논의는 빠져있다. 법이 제정되더라도 이번 강남 납치 살인사건과 상장을 매개로 거액의 돈을 수수하는 등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남게 되는 셈이다. 가상자산 발행과 상장 규제가 법안에서 제외하면서 국회는 관련 사항을 업계 자율규제에 맡기기로 했지만, 업계 다수는 자율규제 실효성에 대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자율규제 대표격인 원화마켓거래소 5개사가 모인 공동협의체(DAXA)가 상장 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지만, 이 가운데 코인원에서 이미 상장피 의혹이 불거졌다. 또 코인원이 지난해 잘못된 유통량 공시로 공동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던 위믹스까지 단독 재상장 함으로써 강제력이 없는 닥사 존재에 한계를 느끼게 했다. 거래소의 부실 상장에 대해 마땅히 감시·감독할 법이나 기구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적 강제 없이도 자율적으로 시장이 정화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하는 방식은 지금으로썬 신뢰하기 힘들다"라며 "금융당국에서 주식시장을 전문적으로 관리·감독 하는 것처럼 코인시장도 부실 상장 관련해 시장을 전담해서 모니터링하고 규제할 수 있는 기구와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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