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뉴욕 브로드웨이의 '낭만'… 39년 한인 샌드위치 가게 문 닫자 '헌정 공연' 감동

양원모
<사진>인스타그램 영상 캡쳐
<사진>인스타그램 영상 캡쳐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브로드웨이 커뮤니티의 '사랑방'이자 '맛집'이었던 한인 부부의 샌드위치 가게가 39년 만에 문을 닫게 되자 단골 배우, 스태프들이 깜짝 공연을 마련해 감동을 주고 있다.

깜짝 공연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뉴욕 웨스트 44번가와 8번가 사이의 작은 샌드위치 가게 '스타라이트 델리(Starlite Deli)' 앞에서 진행됐다.

이 소식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 시각) 브로드웨이 배우 프레스턴 무이는 전날 스타라이트 델리 앞에서 열린 특별한 공연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28일 끝으로 영업을 마치는 스타라이트 델리의 주인 김민씨 부부를 위해 브로드웨이 주민·배우·스태프들이 하루 앞서 작은 헌정 무대를 마련한 것이다.

1984년 문을 연 스타라이트 델리는 오랫동안 브로드웨이와 뉴요커의 샌드위치 맛집으로 사랑받아 왔다.

디즈니 뮤지컬 '알라딘'에서 초대 지니를 연기한 제임스 먼로 이글하트는 "내 첫 브로드웨이 쇼 때 이곳에 왔었다"며 "우리가 메이크업을 하고 무대에 올랐을 때, 스타라이트 델리는 우리에게 샌드위치와 먹을 것을 배달해줬다"고 폭스5 뉴욕에 말했다.

브로드웨이 커뮤니티에서 '미스터 M(Mr. M)'으로 불리는 김씨는 한국 나이로 서른이던 1981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지역 터줏대감으로 세계 금융 위기, 코로나19도 버텼지만 '세월'과 '높은 임대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1952년생인 김씨는 올해 한국 나이로 71살이다.

브로드웨이는 미국 연극·뮤지컬계의 본산이다. 이에 김씨의 새 출발을 응원하는 방식도 남달랐다. 영상에서 브로드웨이 배우, 스태프들은 김씨 부부를 위한 송가(頌歌)를 불러주며 김씨 부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바라보는 아내는 눈물을 훔쳤고, 김씨는 감격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봤다. 이들은 십시일반 모은 1만 7839달러(약 2392만원)를 퇴직금으로 건네며 부부의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연극 제작자 닉 포레로는 "김씨는 이 업계에서 전설적인 인물"이라며 "우리 모두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은퇴 이후 뉴욕 시요셋(Syosset)에서 세 자녀와 함께 노후를 보낼 계획이다.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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