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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착공사 정보 연동해 통신케이블 단선사고 막는다…KT 예방솔루션 보니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 2021년 연말, 영등포 일대의 통신 서비스가 한때 중단됐다. 공사 중 지하 통신 케이블이 절단된 것이다. 이 사고는 주변의 인터넷 서비스뿐만 아니라 무선 통신과 일부 기업의 내부 통신망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통신장애가 단순 불편함이 아닌 ‘재난’으로 인식되는 시대다. 112·119 같은 긴급통화부터 소상공인 카드결제, 금융·증권거래 등이 모두 멈춰버리기 때문이다.

통신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에는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한 사고들도 있다. 건축·토목 공사 중 통신케이블을 단선시키는 실수 같은 경우가 그렇다.

통신케이블은 보통 땅 속이나 단자함, 건물 통신실에 설치돼 외력으로 끊어지는 상황이 흔하지는 않다. 하지만 건축·토목 공사 시에는 대개 굴착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지하 매설물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 실제 평균적으로 매년 380여건의 크고 작은 단선 사고가 발생하며, 근 2년간 통신케이블 단선 사고를 일으킨 공사 중 70%가 굴착 공사였다.

국내 통신사업자 중 가장 많은 통신케이블(통신관로 약 14만8000km, 광케이블 약 92만km)을 보유한 KT는 이같은 단선 사고를 막기 위해 다양한 예방 솔루션을 운용하고 있다.

서문찬 KT 충남·충북광역본부 기술지원부장<사진>은 2일 서울 광화문 D타워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사업체가 언제 어디서나 광케이블 매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앱 방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건설 기계 작업자들은 곳곳에 설치된 ‘광케이블 매설 지역’ 푯말을 확인하거나 KT에 직접 문의 하는 방식으로 통신 케이블 매설 여부를 확인해왔다. 조금만 부주의하면 단선 사고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구조다.

KT처럼 지하 매설물을 보유한 회사들이 선제적으로 공사 현장을 순회 점검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언제 어떤 작업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공사의 본질적인 특성상, 지자체에 신고되는 공사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KT는 최근 ‘광케이블지킴이’ 앱을 개발해 시범 적용하고 있다. 광케이블지킴이는 공사 현장 주변에 통신 케이블이 얼마나 가까이 매설돼 있는지 확인해주는 앱이다. 매설 현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KT 선로 전문가와 바로 연결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KT는 전국의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어 협의회 소속 작업자들이 광케이블지킴이 앱을 이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서 부장은 “현재 앱 사용자는 약 3000명이며, 앱을 통해 광케이블 근접 여부를 확인하는 건수가 매일 500여건”이라며 “단일 앱으로선 높은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기계 제조사와도 협력하고 있다. KT는 국내 주요 건설기계 제조사 HD현대인프라코어·HD현대건설기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들의 텔레매틱스 플랫폼과 KT 외부통신시설(OSP) 관리시스템을 연동하는 방안을 지속 논의 중이다.

텔레매틱스는 건설기계에 탑재돼 현재 위치·성능·기능·부품이상 등을 파악한 뒤 네트워크를 통해 기계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수집된 건설기계의 위치 정보와 OSP 관리 시스템의 통신 케이블 정보를 조합해 건설기계 작업자가 매설 지역에 근접하면 주의 메시지를 받게 된다.

즉, 텔레매틱스를 연동하면 해당 굴착기가 작업을 하게 되는 위·경도 좌표가 KT로 넘어오고, 이를 바탕으로 KT가 주변 광케이블 매설 정보를 즉시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서 부장은 “문자로 주의 메시지를 전송한다고 하지만 사실 현장에선 안전 문제로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KT는 조종석 디스플레이에 직접 주의 메시지를 띄워주는 방법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니즈가 높다면 실제로 앉은 자리에서 광케이블 현황도를 확인하는 것까지 가능하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기본에도 충실해야 한다. KT는 건설기계 작업자들이 현장에서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광케이블 매설 지역’ 푯말과 주의 깃발, 스티커를 전국에 다수 설치했다. 더불어 전사 620개의 순찰조가 일평균 150km을 주행하며 주요 통신 케이블 구간을 점검한다. 이와 함께 OSP 관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KT는 “지하 통신 케이블은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작업자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하기 어렵다”면서 “다양한 방안을 통해 통신 케이블의 인식을 높이고 건축업자들이 더욱 안전하게 공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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