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B하이텍 분할한 'DB글로벌칩' 출범…"제2 미디어텍 목표" [소부장반차장]

김도현
- 첨단 디스플레이 설계 업체 도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DB하이텍 브랜드사업부가 다시 태어난다. 대만 미디어텍을 롤모델로 삼는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과 설계(팹리스) 분야를 분리한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 관심이 집중된다.

2일 DB하이텍에 따르면 신설법인 ‘DB글로벌칩’이 이날부로 출범했다. 당초 가칭(DB팹리스)에서 DB글로벌칩으로 사명을 확정했다.

앞서 DB하이텍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을 설계하는 브랜드사업부를 떼어내기로 했다. 회사는 지난 3월29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해당 부서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DB하이텍은 “두 부문의 동반 성장을 위해 물적분할이 불가피하다”면서 “고객사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파운드리와 브랜드 사업 구조를 봤을 때 독립 운영이 장기적인 성장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규철 사장이 이끌게 된 DB글로벌칩은 첨단 디스플레이 설계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심산이다.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확대하면서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사의 핵심 공급처로 자리매김하며 TV, 자동차 등으로 응용처를 확장할 계획이다.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는 초고속·저전력 등 제품 특성을 강화해 중화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니LED TV 시장에 진입하고 디스플레이용 전력반도체 등 포트폴리오를 대해 디스플레이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궁극적으로 제2의 미디어텍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미디어텍은 스마트폰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의 신흥강호다. 이 회사는 세계 3위 파운드리 대만 UMC의 사내 조직으로 1990년 말 분사된 곳이다.
초기에는 컴퓨터 CD, DVD 관련 반도체를 만들던 소규모 팹리스사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 중년 DVD용 칩 점유율 50%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고 중국 피처폰용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2010년대 들어 전방산업이 저물면서 위기를 맞이했지만 스마트폰 AP 사업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중저가 AP로 몸집을 키우더니 글로벌 공룡인 퀄컴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 최근에는 고부가 AP 분야로 영역을 확장한 상태다. 그동안 UMC도 대만에서 TSMC를 잇는 파운드리 회사로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각 부문에서 경쟁력을 쌓으면서 글로벌 기업이 된 것이다. DB하이텍과 DB글로벌칩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겠다는 의지다. DB글로벌칩의 경우 DDI 외에 다른 반도체 설계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각각 기업가치를 4조원, 2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로드맵도 공유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