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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1분 급식 먹방 틱톡커 ‘또솔’…10대 위한 부캐 탄생 비화는?

오병훈

‘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힘든 10대 시절을 보낸 제 주변에는 위로해 줄 수 있는 어른이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제 꿈은 저와 같이 힘든 청소년기를 겪고 있는 친구들에게 힘이 돼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앱데이터 분석 플랫폼 ‘와이즈랩’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월 한달 간 국내 10대 청소년이 틱톡을 사용한 시간은 19억4000만분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동월 대비 253% 늘어난 수치다. 몇 년 새 국내 10대를 대표하는 숏폼 플랫폼이 된 틱톡에서 청소년들 눈높이 맞춤 콘텐츠를 이어가는 틱톡커가 있으니, 바로 ‘먹방(먹는 것을 보여주는 방송)’ 크리에이터 ‘또솔’로 활동 중인 전솔 씨다.

틱톡 먹방 콘텐츠는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다. 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대세로 떠오르며 다양한 콘셉트 먹방이 등장했다. 그에 따라 먹방 콘텐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대중들 관심을 받기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전 씨는 틱톡 주 이용자 층인 10대 청소년들에게 초점을 맞춘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심적으로 방황하는 시기를 보낸 자신의 10대 경험을 바탕으로 마음이 지치고 청소년들에게 소소하게나마 웃음을 전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되기로 했다.

그가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채택한 방법은 자신의 또 다른 페르소나를 콘셉트로 삼는 ‘부캐’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부캐가 바로 또솔이다. 또솔 의미는 다소 생뚱맞은 편이다. 4차원을 뜻하는 속어와 본명인 ‘전솔’을 합쳤다. ‘본캐(본래 캐릭터)’ 전솔은 10대가 아니지만, 부캐 또솔은 설정상 올해 19살이다. 지난해에는 18살이었으며, 내년에는 20살이 된다. 현재 10대 시절을 보내고 있는 시청자와 함께 성장하고, 친구처럼 친근한 틱톡 크리에이터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또솔 영상 콘텐츠 콘셉트도 전적으로 10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고등학생처럼 교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음식을 담은 그릇은 일반 용기가 아닌 급식실 식판으로 준비했다. 먹방에 등장하는 메뉴 또한 대체로 10대 학생들이 선호하는 라면, 김밥, 떡볶이 등이 주를 이룬다.

고등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관련 콘텐츠도 잊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수능날까지 100일을 남겨둔 시점에 마법학교 배경 판타지 영화 ‘해리포터’ 교복을 입고 등장해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로 다양한 종류 엿을 선보이기도 했다.

가장 보람찬 순간도 10대 팬들이 알아봐주고 응원 메시지를 던저줄 때다. 그는 “길을 가던 나를 발견하고 정말 행복한 표정으로 ‘또솔님 팬이에요’라며 다가와 주는 친구를 볼 때면 틱톡커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하 틱톡 크리에이터 또솔과 일문일답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오늘의 급식~ 안녕하세요. 1분 이내로 급식 한판을 먹고 있는 ‘또솔’이라고 합니다. 본명은 ‘전솔’이고요.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에서 19살 고등학생 콘셉트로 먹방 크리에이터를 하고 있습니다.

Q. 언제, 어떤 계기로 틱톡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요?

▲10대 시절로 돌아간다면 훌륭한 멘토를 만나는 것이 소원입니다. 10대 당시 저는 잔잔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힘든 10대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절 위로해 줄 성숙한 어른이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제 꿈은 힘든 청소년기를 겪고 있는 친구들에게 힘이 돼주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사람들에게 힘이 돼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틱톡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Q. 활동명을 ‘또솔’로 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솔’은 대학생 때 친구들이 만들어 준 별명입니다. 이 별명은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사람을 지칭하는 속어에 제 본명을 붙여 탄생했습니다. 저는 대학생 시절 한번뿐인 청춘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다가 블로그에 버킷리스트 100가지를 적어두고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토대장정 완주, 경제교육 봉사 활동, 한복모델대회에 진 등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는 친구가 국토대장정으로 인해 검게 탄 제 모습을 보고 놀라며 ‘너 정말 좋은 뜻으로 또XX 같아’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지금도 제게 좋은 별명을 지어준 친구들에게 감사합니다.

Q. 먹방 자율감각쾌감반응(ASMR) 콘텐츠를 진행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살만 안 찌면, 24시간 내내 계속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크리에이터를 오래 하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로 콘텐츠를 제작해야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음식과 좋아하는 교복을 가지고 먹방 ASMR 콘텐츠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Q. 먹방 콘텐츠를 촬영할 때, 특별히 강조하는 음식 리뷰 포인트가 있다면?

▲저는 대중적인 음식 리뷰에 포커스를 두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제 급식 한 판을 보고 공감했으면 좋겠습니다. 영상을 보면 ‘저게 무슨 맛일까?’라는 질문보다는 ‘나도 저 맛을 알지!’ 할 수 있도록 익숙한 음식에 스토리를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Q. 먹방 ASMR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편인데, 본인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면?

▲변화를 빠르게 흡수하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드라마나 예능 등 콘텐츠가 유행이 될 것을 미리 알아채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죠. 지난 5년간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몰입했기 때문에 얻은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이에 따라 급식에 스토리를 넣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먹방’을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된 급식 먹방 콘텐츠가 있는데요. 총 685만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최근에는 학교 폭력 이야기를 기반으로 제작된 드라마 ‘더글로리 급식’ 영상을 제작했는데, 조회수 303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Q. 가장 조회수가 높았던 영상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팬들은 빈 급식판에 음식을 하나씩 채워가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급식 차리기’ 영상을 많이 좋아해 줍니다. 채워지는 음식을 보고 어떤 주제 급식인지 문제를 맞추는 콘텐츠입니다. 힙합 서바이벌 예능 ‘쇼미더머니’를 주제로 제작된 급식 차리기 영상은 조회수 950만회를 기록했습니다.

Q. 촬영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시청자가 음식에 상상을 담을 수 있도록 그 속에 스토리를 풀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수 ‘지오디(GOD)’가 부른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노래 가사를 아시나요? 어머니는 왜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을까요. 그 짜장면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매개체입니다. 이처럼 저는 음식은 생존을 위해 먹는 것을 넘어, 나라·지역·개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Q. 틱톡커 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길을 가다가 팬들이 저를 발견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또솔님 팬이에요!’ 외치며 다가와 주는 (청소년) 친구들을 만나는 순간입니다. 사랑이 듬뿍 담긴 말로 댓글을 적어주는 친구들을 볼 때 크리에이터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청자에게 사랑을 주기 위해 크리에이터를 시작했지만, 결국엔 제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Q. 틱톡을 통해서 어느 정도 수익을 내고 있나요?

▲크리에이터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틱톡에서는 광고 영상 제작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다만, 광고 영상이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이 0원인 달도 있습니다.

Q. 유튜브에도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데, 두 플랫폼에 올리는 콘텐츠의 차이점이 있나요?

▲공통적으로 먹방 주제 영상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먹방 외에 챌린지 형태 숏폼 영상들은 틱톡에만 업로드를 하고 있고, 일상 생활 모습을 담은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만 올리고 있습니다. 플랫폼 특성 및 이용자 성격을 파악해 다르게 운영 중입니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현재 또솔은 19살 고등학생 콘셉트입니다. 내년이 되면 20살 대학생 콘셉트로 변경됩니다. ‘오늘의 급식’ 콘텐츠를 졸업하게 될 예정이라 크리에이터로서 마지막 10대 생활을 잘 보내고 졸업하려고 해요. 교복을 벗을 생각에 설렘과 아쉬움이 혼재하고 있습니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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