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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커머스 ‘쑥쑥’...성장+수익 잡는 전략은?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네이버는 시장 예상치보다 좋은 성적을 냈지만, 카카오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절반 이상 줄며 ‘어닝쇼크’ 수준 실적을 거뒀다.

단 커머스 부문은 양사 모두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광고·커머스 확대를 위해 신기술 적용과 상품 다양화를 추진한 결과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와 해외사업에선 네이버가 앞서가는 가운데, 양사는 판매자 대상 기술 솔루션으로 새 수익원을 만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3.6% 늘어난 2조2804억원, 카카오는 5% 증가한 1조740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네이버의 경우 330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5% 늘었지만, 같은 기간 카카오는 55% 감소한 711억원을 기록했다.

양사 커머스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했다. 네이버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분기대비 24.5%, 전년동기대비 45.5% 오른 6059억원이다. 카카오 톡비즈 매출은 5156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 감소, 전년동기대비 12% 늘었다.

판매자 광고·커머스 부문 성과가 양사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용자 구매 극대화를 위해 상품·서비스를 확대함은 물론 판매자 매출 확대를 위한 지원도 함께 한다. 중소상공인 중심으로 판매자를 모으던 네이버는 대형 브랜드까지, 대형 브랜드를 모집하던 카카오는 중소상공인으로 대상을 넓힌다. 충성 판매자를 다수 보유할 수록 충성 고객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네이버 커머스는 1분기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9.7% 증가한 11조6000억원이다. 특히 수수료율이 더 높은 서비스 비중이 확대되고 북미 최대 패션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편입으로 거래액 대비 중개·판매 매출이 더 빠르게 상승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상반기부턴 신규 셀러 유입뿐 아니라 판매자들이 사업하며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불편사항 해결을 위해 추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도화한 커머스 솔루션과 기능을 본격 출시한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말하는 고도화한 커머스 솔루션은 브랜드 업체가 네이버에 입점하면, 효과적 브랜딩 판매부터 배송, 고객관리에 아우르는 특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가령 도착보장 서비스는 출시 3개월만에 전체 브랜드 스토어 20%가 적용했는데, LG생활건강과 CJ제일제당 등 주요 업체 거래액은 전년대비 1.5~3배까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1분기 네이버 커머스 성장을 견인한 북미 최대 패션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거래액 성장도 실은 네이버 정보기술(IT)을 빠르게 도입한 덕이다. 지난 4월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기술을 도입한 ‘포시 쇼’를 선보인 결과 연 환산 기준 1조원 가까운 라이브 거래액을 기록했다. 네이버 기술을 활용해 광고 상품과 검색 매칭 정확도를 개선, 구매전환율도 높였다.

카카오 커머스 1분기 통합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4% 성장한 2조4000억원이다. 이익률이 높은 선물하기·배송상품 성장과 직매입 상품 전략적 운용으로 매출은 전분기대비 7%, 전년동기대비 25% 성장했다.

카카오가 커머스 부문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점찍은 건 명품·뷰티 카테고리다. 선물하기 자체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 상승에 그쳤지만 이익률이 높은 명품·뷰티 거래가 늘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카카오는 상반기 중 럭셔리·뷰티뿐 아니라 패션·잡화·쥬얼리·리빙까지 상품 라인업을 강화한 온라인 명품 전문관 ‘선물하기 럭스탭’을 출시해 성장을 이어간다.

카카오가 진행하는 톡 개편을 통해서도 커머스 매출 확대를 꾀한다.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선물하기 시장에서 카카오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약 70%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톡 세 번째 탭인 뷰탭을 오픈채팅 탭으로도 대체하고, 친구탭에선 ‘생일인 친구’ 외에 ‘기념일 친구’ 등 종류를 다양화한다. 사용자간 선물하는 일들이 늘면 매출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광고 시장이 경기 둔화 및 소비 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것은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다. 경기 흐름을 크게 타지 않는 안정적인 매출 확보를 위한 광고 상품이 중요해진 셈이다.

네이버가 광고 시장에서 보고 있는 건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다. 네이버가 가진 압도적 상품 데이터베이스(DB)와 광고주 베이스 기반으로 다양한 플랫폼으로 뻗어 나가 추가 성장 동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네이버 쇼핑 자체 상품DB 광고를 최근 당근마켓에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주력 상품인 비즈광고 매출이 감소하자 ‘메시지 비즈니스’를 강화한다. 먼저 집중하고 있는 건 오프라인 프랜차이즈 및 소상공인들이다. 이들이 사업을 운영할 때 톡채널이 필수적이고 효과적 수단이라는 점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1분기 ‘카카오 예약하기’ 서비스를 출시했고, 상반기 내 판매자 전용 톡스토어 전용 채널 메시지 기능과 요금제도 출시할 예정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컨퍼런스 콜에서 “광고 사업은 경기 민감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메시지 비즈니스 확대를 중요한 목표로 두고 있다”며 “연말까지 친구 1000명 이상을 가진 톡채널 30만개를 확보하면 업사이드(성장여력)는 2000~3000억원 더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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