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화유코발트 이어 CNGR까지 합작…포스코퓨처엠, 中 소재도 다변화 [소부장박대리]

이건한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포항공장 조감도 [사진=포스코퓨처엠]

- 포스코퓨처엠, 22년 코발트 공급망에 CNGR 추가
- 국내 전구체 생산 내재화 파트너로 中 기업들 연이어 낙점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중국 기업들과 잇따라 손을 잡고 국내 2차전지(배터리) 소재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화유코발트에 이어 CNGR이 포스코퓨처엠과 코발트 공급, 전구체 생산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포스코퓨처엠이 10일 공개한 ‘책임광물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의 2022년 코발트 거래 제련소 명단에는 중국 CNGR의 후난 사업장이 추가됐다. CNGR은 배터리 양극재 핵심 재료인 전구체 시장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이다. CNGR이 추가됨으로써 포스코퓨처엠의 코발트 조달 제련소 4개 중 중국의 비중은 75%로 증가했다. 중국 외 기업은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성일하이텍이 유일하다.

자료=포스코퓨처엠 책임광물보고서 中.

이 같은 CNGR과의 공급망 협력은 올해 국내 합작사 설립에도 밑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시는 지난 8일 CNGR이 포항, 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과 1조6000억원 규모의 합작 투자사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항 영일만4산업단지 내에 전구체 10만톤, 니켈 정제 25만톤 생산을 위한 공장이 착공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해당 MOU 체결일로 오는 23일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이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하는 하이니켈 양극재에는 코발트가 함유된다. 하이니켈 양극재 제조기술 발달에 따라 필요한 코발트의 양은 감소하고 있지만, 포스코퓨처엠은 2022년에도 2만7000톤(2021년 3만톤)의 코발트를 구입했다. 여전히 적잖은 양의 코발트가 필요한 셈이다.

더불어 포스코퓨처엠은 전구체 생산량을 현재 연산 1만5000톤에서 향후 44만톤까지 확대, 자체 생산 비율을 14%에서 73%까지 높일 계획이다. 국내에서 전구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려던 핵심 소재인 니켈, 코발트 등의 공급망 안정화도 필수다. 이는 전세계 전구체, 코발트 제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중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확대가 피하기 어려운 선택인 이유다.

CNGR에 앞서 포스코퓨처엠에 코발트를 공급했던 화유코발트도 지난 1일 경북도, 포항시, 포스코퓨처엠과 함께 포항블루밸리산업단지에 전구체, 음극재 생산공장을 짓는 MOU를 체결했다. 합작투자 규모는 1조2000억원에 이른다. 포스코퓨처엠과 화유코발트는 중국에도 절강포화(양극재 JV), 절강화포(JV) 등 현지공장을 두고 운영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

포스코퓨처엠은 원료 조달에 강점이 있는 화유코발트와의 니켈·전구체 투자로 포항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연산 10만6000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기지와 연계한 니켈-전구체-양극재 밸류체인 클러스터를 완성할 계획이다. CNGR과도 코발트 조달 및 합작사 운영을 거치며 향후 협력 관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생산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계약 주체 등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중국의 배터리 공급망 참여를 제한하는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는 중국과 파트너십을 확대한 포스코퓨처엠에 향후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IRA 배터리 세액공제 조건에 ‘FEOC(해외우려국가)’에서 조달한 광물은 2025년부터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면 안 된다고 명시했다.

FEOC 관련 세부지침은 연내에 확정될 예정이나, 중국의 FEOC 지정은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중국 기업들과 국내에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한국 기업들 입장에선 향후 글로벌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건한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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