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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④] 성장폭 줄어든 IPTV, AI로 성장모멘텀 확보

강소현

[창간18주년 대기획]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하라(Beyond AI)’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통신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올 1분기도 1조원을 넘겼다. 5분기 연속 호실적을 달성한 요인 중 하나로는 미디어 사업이 지목된다. IPTV(인터넷TV) 등 미디어 사업의 가시적인 성장세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IPTV 가입자 성장세는 정체됐다. 업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혁신적인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맞춤형 광고 솔루션 고도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1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통신3사의 합산 IPTV 가입자 수는 총 2422만명이다.

IPTV 가입자 성장폭은 크게 줄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과 KT의 가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만7000명, 21만5000명 증가한 940만1000명, 945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같은 기간 4만2000명 감소한 536만8000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 광고도 가구별 맞춤 송출…새 BM으로 낙점된 ‘어드레서블 TV 광고’

성장이 위축되는 상황을 타개할 수단 중 하나로 3사는 AI를 활용한 어드레서블 TV 광고에 주목하고 있다.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셋톱박스 시청 이력 등 비식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광고기법을 말한다. 동일 시간·동일 채널이지만 가구마다 서로 다른 광고가 노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키즈채널을 자주 틀어놓는 A씨의 경우 TV에서 장난감 광고가, 먹방(먹는방송)을 즐겨보는 B씨의 TV에선 같은 시각 음식 광고를 나오는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불필요한 TV 광고 집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광고주에게 매력적인 상품이다. 광고를 몇 번 송출했는지와 무관하게, 실제 시청자의 노출량을 기준으로 요금이 부과된다는 점에서 가격도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청자와 관련성이 높은 광고를 노출해, 광고에 대한 피로도를 줄이고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소통의 수단으로써 광고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영국 방송사 SKY의 조사 결과 어드레서블 TV 광고를 건너뛰기 위해 채널을 돌리는 행위는 기존 TV 광고보다 약 48%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IPTV 3사는 2021년 8월 처음으로 어드레서블 TV 광고 통합 플랫폼을 공동 구축하고, 일부 채널에서 어드레서블 TV 광고를 송출했다. 최근엔 IPTV 광고 시청 중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양방향 광고 등 연계 상품도 구상 중이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플랫폼에게만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모델(BM)이 아니다”라며 “기존 광고 집행 주체인 콘텐츠 사업자들과 수익배분(RS)하게 되므로 어드레서블 TV 광고 시장이 정착하는 경우 콘텐츠 생태계도 함께 강화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 안구 건강관리도 TV로?…AI 기반 시청 경험 혁신 ‘집중’

AI 기술을 활용해 IPTV 서비스도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이른바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약점을 파고든 것이다.

먼저, KT는 2022년 10월 ‘올레TV’에서 지니TV’로 기존 IPTV 서비스명을 바꾸고 AI 기반의 유저 인터페이스(UI·User Interface)를 적용했다. 사용자의 시청습관에 따라 UI가 지속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콘텐츠 추천 기능에도 AI기술을 적용했다. 요일과 시간대별 시청 이력을 분석해 고객이 특정 시간에 자주 보는 채널정보를 제공하는가 하면, 나와 선호도가 비슷한 사람들이 시청한 콘텐츠를 장르별로 추천하는 방식이다.

향후 KT는 지니TV를 통해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TV에 카메라를 달아, 카메라로 촬영된 사용자의 운동 영상을 AI 기반 분석을 통해 피드백을 제공하는 ‘AI트레이닝’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7월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중소 파트너사의 차별화된 TV앱 서비스인 얼굴 사진 합성 동화책 ‘스토리셀프’, 반려동물 케어 ‘페보tv’, 안구 건강관리 ‘스마트 아이닥터’ 등도 순차적으로 지니TV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이어 LG유플러스는 자사 IPTV 서비스인 U+tv를, 원하는 OTT 콘텐츠를 한 곳에서 찾고 볼 수 있는 OTT TV로 개편했다. KT와 마찬가지로 AI 기술을 활용해 맞춤 콘텐츠 추천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OTT TV에선 최대 7개(IPTV 4개, 아이들나라 3개)의 프로필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TV를 공유하는 가족들도 개개인의 시청 패턴을 유지하고 나에게 꼭 맞는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다.메인화면에서 자신의 IPTV 프로필을 선택하면 시청 이력을 기반으로 ‘내가 좋아하는 채널’, ‘최근 본 영상 이어보기’, ‘자주 사용한 TV앱’, ‘VOD 맞춤 콘텐츠’가 제공된다

키즈 콘텐츠 중에서도 교육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는 AI 기반 키즈특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AI 등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IT기술을 활용해 아이들의 능동적인 학습을 돕는 것이 목표다.

Btv전용 놀이펜인 ‘잼펜’의 모션인식 기능을 활용해 아이의 신체활동을 돕는 댄스 콘텐츠인 ‘잼잼댄스’를 선보이는 가 하면, 또 다른 콘텐츠 ‘살아있는 영어’에선 음성 인식 기능을 지원해 아이가 AI 캐릭터와 영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미디어 밸류체인 전반에서 AIX를 시도하는 AI TV, AI 커머스, AI 콘텐츠 등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단순한 기술적 차원을 넘어 산업 모든 영역에 걸친 패러다임이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라며 “결국 AI 기술의 발전은 산업 전 영역에서 혁명적 변화를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AI 기술을 일찍이 도입해 산업 측면에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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