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쇼핑 경유 플랫폼 샵백코리아 “3년간 누적 거래액 5800억원…고객 확장 시동”

이안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가 인기를 끈다. 앱에서 간단한 참여를 통해 현금성 포인트를 얻는 활동이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건 만보기 기능이나 퀴즈 풀기 등인데, 샵백은 ‘쇼핑 경유’라는 활동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보상을 한다.

샵백은 지난 2014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쇼핑 경유 플랫폼이다. 말 그대로 샵백을 거쳐 온라인 쇼핑을 하면 현금성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샵백은 싱가포르 외 호주·인도네시아·태국·대만·홍콩·베트남 등 전 세계 10개국에 3800만명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엔 2020년 4월 이베이츠코리아를 인수하며 진출했다.

샵백은 2024년 글로벌 기업공개(IPO)를 목적으로 올해 국내 시장에서 활동을 본격화한다.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15일 양인준 샵백코리아 한국지사장<사진>을 만나 합류 계기 및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양 지사장은 현재 커머셜 이사를 맡고 있지만 오는 6월1일부터 정식으로 지사장에 선임, 30명 규모 직원들을 이끌게 된다.

양 지사장은 지난해 10월 샵백에 합류했다. 이는 싱가포르 본사 소속 키스 푸(Keith Foo) 커머셜팀 제너럴 매니저의 ‘삼고초려’ 끝에 이뤄졌다. 메타(구 페이스북)와 야놀자, 틱톡 등 국내외 대형 플랫폼에서 주로 모객(유저애퀴지션)과 디지털 마케팅 업무를 해 온 양인준 지사장에게도 샵백이라는 기업은 생소하고 낯선 곳이었다.

그가 본사에 업무 방식과 기업문화에 대해 다소 공격적으로 질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사 직원이 구체적으로 설명한 점이 그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다. 보통 외국계 기업들은 적합한 인재를 찾으면 빠르게 배치시켜 업무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양 지사장은 총 4번 인터뷰를 거친 끝에 샵백에 ‘합격’했다.

양 지사장은 “국내에선 샵백이 생소한 서비스가 맞지만 동남아시아에선 잘 알려진 서비스로 트래픽이 몇천만 단위로 움직이기도 한다”며 “아직 동남아에서 성장 동력이 훨씬 크긴 하지만 이 사실이 한국에서도 분명 잘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고 말했다.

샵백을 경유해서 오픈마켓과 국내외 패션, 여행 플랫폼까지 다양한 스토어에서 쇼핑을 할 수 있다. 이 경로를 통해 쇼핑을 하면 몇백원 내지 몇천원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장벽은 있지만 안 쓸 이유가 없다는 게 양 지사장 생각이다.

사용자가 얻게 되는 캐시백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샵백을 통해 사용자가 제휴사에서 결제를 하면, 제휴사는 샵백에 일정 비율 수수료(커미션)을 지급한다. 샵백은 이 커미션 일부를 다시 사용자에게 지급하고, 남은 커미션을 샵백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제휴사 입장에서도 사용자가 최종 결제까지 했을 때 샵백에 커미션을 지급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이 과정에서 양 지사장은 샵백이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폰지 사기는 신규 투자자에게 받은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며 돌려막기 하는 행위를 뜻한다.

양 지사장은 “폰지사기는 결국 남는 게 없지만, 샵백은 우선 커미션으로 이익을 남기고 있는 기업”이라며 “지난해 12월 샵백그룹은 약 2600억원 규모 시리즈F 추가 유치에도 성공했는데, 무리한 마케팅에 쓰기보다 본질적인 서비스 개선에 더 많이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샵백그룹 누적 투자 금액은 3억6000달러(약 4700억원)이다.

샵백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차를 맞았지만 아직까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 성장세는 가파르다. 국내 사업을 시작한 2020년 4월부터 지난 4월까지 누적 거래액은 5780억원이다. 3년간 앱 누적 가입자 수는 70만명을 넘었다. 특히 매출은 올해 5월에 이미 작년 매출을 넘어섰다.

고객 리텐션(유지) 비율도 강점이다. 샵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결제자 기준 사용자 69%는 3개월 내 재결제를 진행했다. 양 지사장은 “현재 고객 리텐션과 구매력이 좋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으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 후, 사용자들이 어디서 유입되는지 명확히 분석이 되면 그때 규모 있는 브랜드 캠페인을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단점이라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은 늦은 캐시백 환급 시기다. 사용자는 구매 후 3일 이내 샵백 계정에서 얼마 가량 캐시백이 적립될 예정인지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구매 스토어에 따라 기간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실제 캐시백 승인까지는 약 2달이 소요된다.

양 지사장은 “개선할 지점은 맞지만, 이는 기술력 문제가 아닌 상품 카테고리마다의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전했다.

가령 신선식품만 판매한다면 구매 취소·환불이 거의 없거나 그 기간이 짧아 구매 확정이 빠르게 진행되지만, 여행 상품의 경우 2~3달 전 예약을 하다보니 취소·환불 기간도 길다. 구매확정을 확인하고 제휴사에게 커미션 요청을 하는 기간도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샵백코리아를 이끌게 된 양 지사장 목표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먼저는 더 많은 고객을 빠르게 유입시키는 일이다. 한 번 유입이 되면 유지 비율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 중장기적으론 쿠팡·컬리처럼 많은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인기 플랫폼을 샵백에 입점시키는 게 목표다.

양 지사장은 “누적 거래액은 낮지 않지만 트래픽은 다른 이커머스 대비 굉장히 적어,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고 싶다”며 “업계 1,2위로 꼽히는 대형 플랫폼들까지 영입을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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