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⑪] 네이버‧카카오, 국내 양대 플랫폼 ‘AI’ 도입 속도전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한국은 주요 국가와 비교해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인터넷 산업을 지키고 있다. 전세계에서 구글이 점유한 검색 포털 시장을 ‘네이버’가, 왓츠앱이 점령한 메신저 시장을 ‘카카오’가 각각의 분야에서 국내 1위 사업자로 도약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엔 인공지능(AI)이다. AI가 기반 기술을 넘어 검색 등 이용자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면서, 글로벌에선 생성AI를 둘러싼 기술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에 한국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표 빅테크 플랫폼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해외 기업에 AI 시장을 모두 넘기지 않기 위해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한국어 기반 생성형 AI를 무대에 올린다. 한국을 넘보는 글로벌 사업자에 대항해 한국어 특화 AI로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오는 7월 국내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다. 이와 관련해 고도화된 검색 경험을 제공하는 서치GPT도 공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하반기 파라미터(매개변수)와 데이터 토큰 규모가 확장된 ‘코GPT 2.0’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하이퍼클로바’ 기반 네이버 초대규모 AI 생태계 확대=지난 8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이퍼클로바X는 전세계 3번째이자 국내 첫 최대 규모 학습력을 보유한 모델로, 챗GPT4에 대응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X는 경쟁사보다 4분의1 비용으로 운영 가능하면서도, 이미지와 음성 등을 이해해 사용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를 검색뿐 아니라 쇼핑, 블로그, 지식인, 예약 서비스 등에 적용하면, 사용자 경험 혁신을 꾀할 수 있다. 연내 ‘라인웍스’ ‘네이버웍스’ 등에 하이퍼클로바X를 접목한 기업형 서비스를 해외시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주목을 받고 있는 서치GPT는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 대비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했다는 차별점을 보인다. 서치GPT는 필요한 정보를 안내할 뿐 아니라 답변 출처와 다음 행동을 위한 링크 등을 제공하는 등 정보 신뢰성과 서비스 연결성 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초대규모 AI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클로바 스튜디오’는 하이퍼클로바 능력을 코딩 없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노 코드 AI’ 개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500여개 업체에서 사용 중이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하이퍼클로바 기반으로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구축하고, 마케팅 문구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있다. 1차 카피 도출에 통상 2주가량 걸리던 업무 시간이 평균 3~4시간 이내로 줄면서 업무 생산성이 향상됐다.
향후 실무 활용도가 한층 높아진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교육, 공공, 건설, 유통 등 더욱 다양한 업계로의 생태계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네이버는 초대규모 AI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초기지를 세우고 있다. 올해 하반기 오픈을 앞둔 데이터센터 ‘각 세종’은 60만 유닛 이상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다. 하이퍼클로바X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가 급격히 증가하더라도 각 세종 내 상면을 적시에 활용해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컴퓨팅 파워를 공급할 수 있다.
또한,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대규모 언어모델 연산과 학습‧추론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면서도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10분의1 크기, 4배 이상 전력 효율성을 갖춘 경량화된 AI 반도체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AI 기술 조직 클로바를 네이버클라우드와 통합해 클라우드 기반 초거대 AI 생태계 확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지난해 글로벌 톱티어 AI학회에 107건 정규 논문을 발표했으며, 올해에는 네이버‧네이버클라우드에서 이미 50건 이상 논문이 채택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는 AI R&D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며 “AI 연구 동향 분석 플랫폼 제타 알파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 기업에서 발표한 논문 중 피인용 상위 100건에 해당하는 논문의 비율을 산출한 결과, 네이버가 전세계 AI 기업 중 6위를 기록했다”며 1위는 오픈AI지만, 7위 인텔과 10위 구글보다 앞선 순위다.
◆카카오, 연내 한국형 챗GPT 출시…전 산업분야 디지털전환 조력=카카오도 AI 기술과 관련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한국어 특화 AI언어모델 ‘코(Ko)GPT’를 2021년 11월 최대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github)에 공개한 후 지난해 10월 개발자 전용 웹사이트인 ‘카카오디벨로퍼스’에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로 공개했다.
코GPT는 맥락과 의도에 따라 문장을 생성해 상품 소개글 작성, 감정 분석, 기계 독해, 기계 번역 등 높은 수준의 언어 과제를 해결한다. 이에 누구나 손쉽게 코GPT를 활용해 모바일‧웹 상품 광고, 쇼핑몰, 자영업 홍보 등 마케팅 영역에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더 나아가 하반기 내 발전된 버전의 코GPT 2.0을 공개, 연내 대화형 AI모델인 ‘한국형 챗GPT’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코GPT는 챗GPT처럼 GPT-3.5를 적용한다.
이뿐 아니라 카카오는 초거대 AI 이미지 생성 모델인 ‘칼로(Karlo)’를 선보였다. 칼로는 텍스트-이미지 데이터셋을 학습해 이해한 문맥을 바탕으로 다양한 화풍과 스타일로 이미지를 생성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칼로를 활용해 개발된 ‘B^ DISCOVER’를 공개했다. 이는 AI 기술을 창작 도구로 쓰면서 개인의 예술성을 극대화하고,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자에게 새롭고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실제로, 다양한 언어로 제시어를 입력해 고품질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 ‘AI 프로필’ 기능에서는 약 1분 내 최대 140개 이미지를 제공한다.
카카오브레인은 헬스케어 영역에서도 초거대 AI를 활용한 판독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여러 대학 병원과 의료영상 분야에서의 초거대 AI 모델 연구를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해 AI 문서(영상) 판독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흉부 엑스레이(CXR) 의료영상의 초안 판독문을 생성하는 연구용 데모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 AI신약개발사 ‘갤럭스’에 투자하고 ‘AI 기반의 항체 신약 설계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4일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AI산업이 전개될 양상을 예상하면, 한 회사 서비스로 통일하기보다 멀티플(복수) 플레이어가 생성형 AI 모델들을 선보이며 다극 체제가 될 것”이라며 “한국어 생성형 AI 모델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제휴와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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