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국내 분리막 생산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세계은행그룹 산하 국제금융기구인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다.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실탄이다.

SKIET는 2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김철중 SKIET 사장, 리카르도 풀리티 IFC 아태지역 부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3억달러(약 4000억원) 규모의 그린론(Green Loan) 차입 서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3억달러 중 2억달러는 IFC 자체자금이고 1억달러는 민간은행 참여를 통한 조달이다.

IFC는 세계 최대 개발금융 전문 국제금융기구다. 작년 기준 100여개 이상 국가에서 약 328억달러(43조원)의 민간투자-대출을 진행했다.

SKIET가 확보한 3억달러는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구축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공장 증설 자금으로 사용된다. SKIET는 폴란드 법인(SKBMP)을 설립하고 2021년 유럽 내 최초의 LiBS 생산공장을 구축했다. 현재 제1 공장을 운영 중이며 제 2~4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2024년까지 완공 시 유럽 내 최대 규모인 연간 15.4억㎡ 분리막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SKIET는 중국과 폴란드에 이어 북미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미국 내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으로 인해 북미 내 배터리 주요 부품 생산 시 세액공제 등 혜택이 크고, 추가 고객사 확보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북미 진출 여부는 연내에 확정할 예정이다. 또 이번 IFC 차입을 계기로 향후 글로벌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역시 차질없이 진행하겠단 방침이다.

한편 IFC의 그린론이 국내 제조업 회사의 해외 자회사를 대상으로 이뤄진 것은 이번이 최초다. IFC는 SKIET의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생산시설 확장 지원이 급증하는 유럽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채울 것으로 기대했다. 더불어 운송 분야 탄소 배출 저감 등 녹색 전환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택승 SKIET 재무실장은 “지난해 5월부터 자료 제출, 현지 실사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글로벌 유수의 금융기관인 IFC의 공식 인정을 받았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추후 북미 투자가 확정될 경우 투자자금 관련 여러 공적자금과 대출 차입에 유리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