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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골드러시’ 개막 축포속… 엔비디아 vs 인텔, ‘잔혹한 희비’ [美 증시 & IT]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전날 장마감이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엔디비아의 놀라운 폭주에 흥분하면서도 막판 초읽기에 몰린 부채한도 협상,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경고 등 악재가 돌출되면서 3대 주요 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11% 하락한 3만2764.65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8% 상승한 4151.28로 종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반도체 섹터의 초강세에 힘입어 1.71% 급등한 1만2698.09로 거래를 마쳤다.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이 계속되자 피치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편입함했다. 미국의 채무불이행 사태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20일 마감 기준)은 22만9000명으로 시장예상치 24만5000명보다 적었다. 여전히 미국의 고용 상황이 좋은 상황이며, 이는 미 연준(Fed) 인플레이션 관리가 어려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엔비디아 축포, 시총 1조 달러 육박

전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폭발한 하루였다. 엔비디아에 대한 시장의 온갖 호평이 한꺼번에 분출됐다. 엔비디아는 이날 24.37% 폭등한 379.80달러에 마감했다.

엔비디아를 포함한 AMD 등 반도체기업들의 강세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6.81%나 급등한 3336.72를 기록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선 ‘이제 FANG을 제치고 엔비디아의 시대가 열렸다’, ‘AI 골드러시의 주도주’라는 타이틀이 부여됐다.

1분기 실적 뿐만 아니라 올 2분기 실적도 시장예상치보다 50% 높게 전망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이는 실제 미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폭발적인 거래량으로 반영됐다. 이날 레피니티브는 무려 600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주식 매매가 이뤄졌는데, 이는 S&P 500 주식 전체 거래의 20%를 차지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와 함께 고성능 AI반도체 수혜주로 꼽히는 AMD도 11.16%급등했다. 중국으로부터 판매금지 악재가 발생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4.63% 강세를 보였다.

지난 23일 애플과 5G 무선칩을 포함한 부품 연장 계약에 성공한 브로드컴도 7.25% 급등한 가격으로 마감했다.

이와함께 램 리서치(+6.40%),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7.18%) 등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반면 이날 반도체 섹터에서 유독 눈길을 모은 또 다른 기업은 인텔이었다. 인텔은 반도체 섹터의 축포속에서도 5.52% 하락 마감했다. 나홀로 떨어진 주가, 인텔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체감상 폭락에 가깝다.

◆인텔, 나홀로 하락

인텔이 고성능 AI반도체 경쟁에서 엔비디아나 AMD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일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월가에서 제시된 것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한 때 반도체 시장을 호령했던 인텔로서는 지금의 상황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주가만큼 잔혹한 시간이다.

앞서 인텔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슈퍼컴퓨팅 컨퍼런스에서 오는 2025년까지 AI 컴퓨팅 칩을 제공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 AMD와 경쟁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됐다.

인텔은 ‘팔콘 쇼어스’(Falcon Shores)칩이 288기가바이트의 메모리를 탑재하고 8비트 부동소수점 연산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발표했다.

이를 놓고 로이터는 인텔이 ‘MI300’이라는 AI칩을 내세워 엔비디아를 추격하고 있는 AMD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했다.

물론 인텔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H100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주장하는 ‘폰테 베키오’(Ponte Vecchio)라고 명명된 자체 고성능 칩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제품화하는데는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인텔은 이를 기반으로 한 아르곤 국립 연구소의 오로라 슈퍼컴퓨터 출하를 거의 완료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시장 경쟁을 예고했다.

이같은 인텔의 의욕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인텔이 2025년까지 ‘팰컨 쇼어스’ 후속 칩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에서 과연 엔비디아를 추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유보적인 평가가 많았다.

한편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는 0.86% 오른 184.47달러로 마감했고, 애플(+0.67%), 아마존(-1.50%), 알파벳(+2.13%)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소폭 엇갈렸다.

연례 개발자회의 ‘빌드 2030;을 진행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기반의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고 제품 전략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3.85% 상승하는 등 강세로 마감했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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