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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설툰설] 정략결혼 ‘로판’ 주인공 된다면…품격을배반한다 VS 계약결혼일뿐이었다

이나연 기자

일상 속 여유로운 틈을 타 웹툰과 웹소설을 보며 잠깐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당신, 콘텐츠 홍수 속에서 흥미로운 볼거리를 찾고 있나요? 시간을 순삭할 정주행감 콘텐츠를 탐색하고 있다면, <디지털데일리> 연재코너를 들여다보세요. 같은 소재 다른 줄거리, 두 편의 웹‘툰’ 또는 웹소‘설’을 다룬 <툰설툰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이미지=리디]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어느덧 초여름 더위가 찾아온 5월입니다. 전국 명소 곳곳에 나들이 인파가 몰릴 정도로 따듯해진 날씨에 괜히 설레는 기분도 드는데요. 가정의 달인 5월은 ‘5월의 신부’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웨딩 성수기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약속하는 결혼은 연애 끝이자 가정을 이루는 가장 첫 단계죠.

여기 결혼을 주제로 한 웹소설 두 편이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연애 없이 결혼부터 하는 ‘정략결혼’을 소재로 삼았는데요. 정략결혼은 로맨스 판타지물에서 흔한 소재지만, 상극인 남녀가 목적을 가지고 부부가 되면서 깊은 사이로 발전하는 과정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재미를 선사하죠. 이들이 왜 정략결혼을 결심했는지 직접 확인해 볼까요?

◆로판 세계관에도 있는 ‘K-장녀’ 캐릭터…품격을배반한다

전쟁이 끝나 평화를 되찾은 스완튼 왕국 남서쪽, 작은 영지를 가지고 있는 베르디에 가문은 흉작으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습니다. 아들이 없는 자작가의 아름다운 둘째 딸 앨리스가 이번 사교 시즌에 데미안 에른스트 폰 티세 공작 같은 훌륭한 신랑감을 맞이하는 것 외에는 집안을 살릴 방법이 없어 보이죠.

파티를 따분해하는 성격 탓에 크고 작은 소동의 주범이 되는 동생 앨리스의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다리가 불편한 장녀 클로이 베르디에도 고군분투하는데요. 하필 클로이는 여름밤 무도회에서 재회한 데미안에게 모종의 이유로 그만 큰 약점을 잡히고 맙니다. 사실 이들의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쟁 중이던 시기, 클로이는 우연히 만난 데미안에게 동경과 설렘을 느끼지만 차갑고 오만한 그의 성격을 간파하고 자신의 마음을 부정했던 겁니다. 이 와중에 앨리스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쳐 버리고, 클로이는 결국 위기에 빠진 가족을 구하기 위해 데미안을 찾아가 일생일대 가장 큰 도박을 시도합니다. 앨리스 대신 데미안과 결혼을 결심한 거죠.

데미안도 베르디에 자작가 영지에 금광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사업적 이윤과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클로이와 혼인을 강행합니다. 데미안은 클로이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오만하게 굴다가 크게 후회하게 되죠. ‘품격을배반한다’는 장애를 가졌지만, 이에 굴하지 않는 외유내강형 여주인공이 오만함으로 똘똘 뭉친 남주인공의 온갖 악담에 당당하게 맞서는 내용을 그렸는데요.

‘김빠’ 작가가 연재하는 이 작품은 ‘2022 리디 어워즈’ 로맨스 판타지 이북 부문에서 최우수상 영예를 안으며 탄탄한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웹소설은 평점 4.7점(5점 만점)과 댓글 1만개를 돌파했고 웹소설 인기에 힘입어 최근 웹툰으로까지 재탄생했죠. 웹툰도 공개와 동시에 실시간 랭킹 1위를 차지하는 등 리디 대표 지식재산권(IP)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패망국 황녀가 벼랑 끝 목숨을 내건 사연…계약결혼일뿐이었다

아르간 제국 황녀 엘리자베타는 쌍둥이 동생 안드레이 과보호 속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으나, 나라가 패망하며 홀로 목숨을 부지하는 인물입니다. 가족들 도움을 받아 도주했지만, 적국 반옐라 제국군에 잡히고 말았죠. 한 나라 황녀에서 머지않아 목이 매달려 야만인들에게 진상될 포로로 전락해 버린 건데요.

엘리자베타는 얼토당토않은 거짓말을 해서라도 그 운명을 피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합니다. 그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단 하나. 적국 총사령관이자 반옐라 번견, 그리고 용과 인간 혼혈인 용인(龍人) 레제트 키르스탄을 설득하는 것이었죠. 엘리자베타는 눈앞의 차가운 남성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내가, 당신 아이를 낳아 줄게요.”

사실 이는 목숨을 건 제안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레제트와 같은 용인은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대신, 비정상적인 살생 욕구와 성욕이 불규칙적으로 발현하는 광증을 지녔기 때문인데요. 더군다나 용인 태아는 자신을 품었던 산모를 잡아먹으며 자라나 필연적으로 아이 엄마는 죽음에 처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엘리자베타는 일말의 희망을 붙잡기로 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위험한 계약결혼이 시작되죠.

‘계약결혼일뿐이었다’는 ‘흑막용을키우게되었다’, ‘악당의아빠를꼬셔라’ 등 로맨스 판타지 작품을 선보이며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달슬’ 작가 작품입니다. 출간 초반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2022 리디 어워즈’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죠. 현재 평점 4.8점(5점 만점)를 기록 중입니다.

이 작품은 탁월한 능력을 갖췄지만, 다소 고압적인 남주인공이 답답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유약한 여주인공에 물드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고 흥미롭게 서술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작품 속 웅장한 세계관과 마법, 용과 인간 혼혈 등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것도 매력으로 꼽히죠.

만약, 여러분이 계약결혼으로 ‘5월의 신부’ 혹은 ‘5월의 신랑’이 돼야 한다면 어떤 삶을 택하겠습니까?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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