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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창사 이래 최고가 기록한 지니언스··· 외국인 ‘사자’가 상승 주도

이종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사이버보안 기업 지니언스가 1일 장중 창사 이래 최고가를 경신했다. 장 마감 때 일부 상승분을 반납했지만 전거래일 대비 3.9% 오른 1만4080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외국인 매수 때문으로 추정된다. 5월31일 기준 지니언스의 외국인 보유율은 16.68%로, 1개월 전인 4월28일대비 2.32%포인트(p) 늘었다. 동기간 지니언스의 주가는 1만원에서 1만3540원으로 35.4% 상승한 상태다.

지니언스에 대한 외국자본의 관심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재 지니언스의 2대주주는 미국 보스턴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투자자문사 미리캐피탈매니지먼트(Miri Capital Management, 이하 미리캐피탈)다. 지분 11.16%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로 약 150억원상당이다.

증권계 관계자는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사이버보안이 굉장히 매력적인 분야로 평가받는다. 주요 국가들에서 활동하는 기업들도 포트폴리오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지니언스가 매력적이라고 평가받은 듯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보안주가 지속성이 없는 테마주로 인식되는 반면 해외에서는 굉장히 주목하고 있는 분야라는 점도 외국인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니언스 주가 차트. 주가 상승과 외국인 지분 상승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지니언스가 주목받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주력 제품인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및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기술이고, 미국법인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서 확장성 면에서도 유리하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AC는 네트워크 센서로 연결된 모든 기기의 정보를 탐지·식별·분류함으로써 보안을 강화한다. 네트워크 방화벽이 출입문 도어락 같은 역할을 한다면 NAC는 폐쇄회로(CC)TV와 같은 감시 기능을 제공한다.

가시성은 사이버보안을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로 손꼽힌다. 특히 아무것도 믿지 말라는 보안 방법론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의 확산으로 중요도가 부각되고 있다. 정해진 공간, 기기로 사내망에 접속하던 과거와 달리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이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니언스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주력하고 있는 EDR의 경우 PC나 노트북과 같은 엔드포인트 기기에 대한 실시간 탐지 및 대응 기능을 제공한다. 안티바이러스(백신) 솔루션과 유사점을 보이는데, 모니터링이나 분석 기능이 더 고도화돼 ‘차세대 백신’이라고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지니언스는 EDR에서도 점유율 1위다.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지니언스는 2016년 미국 법인을 설립, 세계 최대 사이버보안 전시회 RSA 콘퍼런스(이하 RSAC)에 수차례 참여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제품을 SaaS 형태로 제공해 해외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연이은 호실적도 지니언스의 ‘사자’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니언스는 2023년1분기 매출액 90억6000만원, 영업이익 13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9.9%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 연간으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0.4%, 17.1% 늘어난 바 있다. 해외에서 주목하는 기술을, 적합한 형태로 제공하는 동시에 실적도 급성장 중이다.

4월 개최된 RSAC2023 지니언스 부스 전경

지난 4월 한미 정상이 사이버안보 협력을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도 점차 사이버보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중이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사이버보안 기업 샌즈랩, 모니터랩에 대한 관심이 이를 증명한다. 지니언스의 경우 두 기업에 비해 실적이 우수하고 주목도도 높음에도 주가는 낮은 상황이다.

지니언스는 실적 상승으로 인해 최근 주가가 치솟았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은 17.8배다. 동종업종으로 묶이는 소프트웨어(SW) 상장사들의 평균 PER가 60배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전망이 밝다.

경기 악화로 인한 기업들의 투자 감소 외에는 별다른 악재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도 이점이다. 시큐아이, 윈스 등 한국 주요 사이버보안 기업들 상당수는 하드웨어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는데, 이들 기업의 경우 수요가 늘더라도 공급할 수 있는 수는 한정돼 있다. 또 공급망 이슈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장비 기업들도 SaaS 전환을 추진 중인데, 지니언스의 경우 태생부터가 SW 기업이다.

정부 차원에서 한국형 제로 트러스트 도입 등 사이버보안을 강화하는 만큼 지니언스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중이다. 지난 15일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니언스는 안정적인 NAC 사업속에 EDR 사업으로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제로 트러스트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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