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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게임에서 플레이어 행동도 신용평가에 사용, 신용평가 종주 파이코의 전략은?

이상일 기자
래리 야콥슨(Larry Jacobson) 파이코 글로벌플랫폼 사업담당(사진 왼쪽)이 파이코코리아 김소라 지사장과 대안신용평가 트렌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래리 야콥슨(Larry Jacobson) 파이코 글로벌플랫폼 사업담당(사진 왼쪽)이 파이코코리아 김소라 지사장과 대안신용평가 트렌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유명한 게임인 ‘그랜드 태프트 오토(GTA)’에서는 플레이어가 움직이는 캐릭터의 행동 자유도가 높다. 게임 내에선 뭐든 내키는 대로 할 수 있다. 플레이어의 이러한 행동 데이터와 다른 데이터가 매우 의미 있는 방식으로 결합하면 향후 플레이어가 은행 계좌를 어떻게 운용할지 예측할 수 있다”-래리 야콥슨(Larry Jacobson) 파이코 글로벌플랫폼 사업담당.

파이코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회사다. 미국 내 금융기관의 95%가 파이코 고객이며 전세계 25억개에 달하는 신용카드에 파이코 사기방지시스템이 적용돼 있기도 하다. 특히 미국에서 가계대출 시 가계의 신용평가를 하는 ‘파이코 스코어’는 전 세계 금융기관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용점수로 신용평가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이러한 파이코가 대안신용평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금융 거래 데이터 외에 생활 기반 데이터 등을 활용해 개인에 대한 평가 모형을 보다 고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래리 야콥슨(Larry Jacobson) 파이코 글로벌플랫폼 사업담당은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 플랫폼은 수학과 데이터로 시작했고, 조직과 철학이 발전하면서 실제 구현 가능한 기술을 구축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지금은 모든 곳에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편견에 따라 고객을 판단하는 대신 데이터를 사용해 고객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몇 년 전부터 소셜 네트워크 내에서 흥미로운 고객 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고객들이 페이스북, 링크드인, 인스타그램 등에서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그리고 서로에게 보내는 이메일의 양과 커뮤니케이션의 양이 고객의 리스크를 예측하는 데 매우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설명이다.

래리 야콥슨 담당은 “우리는 항상 많은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통합하고 (고객을 차별하지 않는)시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파이코의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금융 상품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도 금융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우리는 항상 100개 이상의 특허를 연구하고 있다. 신용점수는 물론 올바른 거버넌스를 통해 훨씬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모델을 구축하고 예측 모델을 구하는 방식,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와 같은 기술 활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내에서도 서비스되고 있는 오픈뱅킹이 새로운 고객 평가의 지표가 될 것이란 의견도 밝혔다.

래리 야콥슨 사업담당은 “세계적으로 오픈뱅킹은 매우 가치 있는 대체 데이터 소스가 되고 있다. 신용 평가기관이 없는 시장에서도 오픈뱅킹 데이터를 활용해 파이코 점수와 같은 새로운 점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전 세계에 오픈 뱅킹 플랫폼 컨소시엄을 구축할 경우 이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은행을 돕고 개인이 적절한 위험 수준과 적절한 가치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신용점수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파이코는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책임감 있게 사용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함부로 사용하면 미래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는 “챗GPT의 경우 정말 흥미롭고, 가지고 놀기 좋은 기술이다. 하지만 고객에게 돈을 빌려줄지, 아니면 돈을 회수하는 방법을 결정해야 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시장에 출시하거나 한국의 대안신용평가사 크레파스와 같은 파트너와 협력해 배포하는 모든 AI 모델과 수학적 알고리즘이 규제 당국에 설명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는 누군가가 불만을 품고 신용평가사에 대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규제 당국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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