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MR 헤드셋' 전쟁 개막… 가성비 앞세운 메타 VS 프리미엄에 꽂힌 애플, 승자는?
-메타, 차세대 MR 헤드셋 '퀘스트3' 공개로 애플에 선제공격
-수요부진에 '값비싼' 애플 패배할 수도...콘텐츠 차별화 관건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글로벌 IT 기업들의 헤드셋 전쟁이 시작됐다.
애플이 이달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첫 혼합현실(MR) 헤드셋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메타플랫폼(이하 메타)가 먼저 차세대 제품을 공개하며 선수를 친 것이다.
1일(현지시간) 메타는 자사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통해 차기 가상현실(VR) 및 MR 헤드셋인 '퀘스트3'(Quest 3)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퀘스트3는 전작인 퀘스트2에 비해 두께가 40% 얇아졌고 해상도와 디스플레이 모두 개선됐다. 헤드셋 전면에는 최소 3개의 카메라가 부착된다.
메타는 정교한 픽셀을 구현하기 위해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칩셋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몰입형 게임을 할 때 더 부드러운 장면 전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제품은 올가을 출시될 전망이다. 판매 가격은 499달러(약 65만원)부터 시작된다. 메타는 오는 9월 27일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퀘스트3를 착용한 사진을 올리며 "우리 모두에게 혼합 현실을 가져올 강력한 헤드셋이 온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메타가 애플에게 견제구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은 이달 5일(현지시간) 열리는 WWDC에서 첫 MR 헤드셋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대로라면 애플은 2014년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든 이래 처음으로 신규 하드웨어 제품 라인을 론칭하게 된다.
애플의 MR 헤드셋에 대한 정보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다. 다만 ▲곡선형 디자인 ▲얇은 두께 ▲초경량 무게 등의 특징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분석가 로스 영(Ross Young)에 따르면 애플 헤드셋은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1.41 디스플레이 ▲4000PPI(인치당 픽셀 수) 해상도 ▲5000니트(nits) 이상 밝기 등의 사양이 적용됐다.
가격은 3000달러(한화 약 4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메타가 가성비 전략을 선택했면, 애플은 프리미엄급 헤드셋을 출시하는 데 주력한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고가 기기를 공개하기에 앞서 메타가 저렴한 대안을 시장에 선보였다"라며 "메타는 애플의 가장 큰 경쟁 상대"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높은 가격 때문에 애플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경기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MR 헤드셋을 고가의 '사치품'으로 인식하고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헤드셋 수요가 부진하다는 점도 애플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메타의 경우 VR 기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요가 꺾이면서 '퀘스트 프로' 헤드셋의 가격을 약 500달러 인하한 바 있다.
때문에 애플이 헤드셋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메타와 차별화된 헤드셋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관련 블룸버그통신은 "메타는 아직 '킬러 앱'을 내놓지 못한 상태"라며 "반면 애플은 수십만 개의 아이패드 앱을 활용하거나, iOS 및 iPadOS(아이패드 운영 체제) 소프트웨어를 'xrOS'(헤드셋 운영체제)용으로 변환해 주는 툴을 개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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