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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포털·메신저 맹추격하는 구글…팔 걷은 네이버·카카오

이나연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 로고 [이미지=각 사]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매년 국내에서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하는 구글에 ‘국민 포털’ 네이버와 ‘국민 메신저’ 카카오 위상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위기감을 느낀 양사가 선택한 것은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서비스 손보기다. 네이버는 올 하반기 사용자에게 더 편리한 검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간다. 카카오도 지난달 카카오톡에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 개선에 돌입했다.

7일 웹사이트 분석 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검색 시장 내 네이버 평균 점유율은 ▲1월 64.45% ▲2월 59.58% ▲3월 57.26% ▲4월 55.99% ▲5월 55.71%로 매달 하락세다. 반면 구글 평균 점유율은 ▲1월 26.48% ▲2월 30.04% ▲3월 32.30% ▲4월 34.03% ▲5월 34.82%로 상승세다. 이러한 시장 흐름은 이탈하는 네이버 검색 사용자를 구글이 낚아챘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 3년간 국내에서 플랫폼 월간 실사용자 수(MAU) 1위를 유지해 온 카카오톡은 유튜브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들 맹추격을 받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카톡 MAU는 4145만8675명으로 1위였지만, 2위인 유튜브와 격차는 50만7487명에 불과했다.

카카오톡과 유튜브 간 MAU 차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째(144만2935명→125만7165명→119만6698명→84만1176명→79만6053명→50만7487명) 감소세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 하반기 중 유튜브가 카카오톡 MAU를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

문단형 스니펫 예시 [이미지=네이버]

◆네이버, ‘보다 편리한 검색’ 위한 기능 리모델링 본격화

네이버는 지난달 말 전반적인 검색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 개편 소식과 함께 향후 방향성을 소개했다. 네이버 검색창은 기존 텍스트 기반 검색 역할에서 인공지능(AI) 검색 경험 최적화에 집중한다. 사용자가 검색창을 이용할 때 여러 검색 인풋을 활용할 수 있게끔 다양한 도구를 검색 절차에 접목하는 실험을 지속하겠다는 목표다.

앞서 네이버는 기존 ‘통합검색’을 고도화한 ‘에어서치(AiSEARCH)’를 재작년 발표하며 사용자 맞춤형 검색 결과 비중을 높이고 있다. 에어서치는 AI를 기반으로 네이버 활동·검색 이력을 통한 관심사를 파악하고, 사용자 취향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들을 스마트블록으로 제공해 주는 기능이다.

네이버는 사용자에 최적의 검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 성격에 맞는 정보를 강조하는 템플릿들도 준비 중이다. 관련해 네이버가 이달 초 처음 공개한 기능은 스마트블록 검색 결과에 적용한 ‘문단형 스니펫(snippet)’이다.

문단형 스니펫은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구조를 분석해 유의미한 내용을 담고 있는 문단 제목과 본문을 카드 형태 스니펫으로 보여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다. 문단형 스니펫이 적용된 검색 화면에서 사용자는 문서가 어떤 문단으로 구성됐고,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미리 볼 수 있어 원하는 ‘정답’을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문단형 스니펫은 일부 콘텐츠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할 예정이며, 네이버는 조만간 이미지 문단형 스니펫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네이버에 ▲불필요한 검색 반복을 줄이는 효율적인 검색 의도 탐색 도구 ▲사용자 이력과 기호를 반영한 관심사를 찾을 수 있는 콘텐츠 추천(피드형 배치) ▲​각 콘텐츠 성격에 따른 스마트블록 템플릿 최적화▲​서비스별 멀티미디어 강조형 템플릿 적용 등과 관련한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공개 및 적용된다.

카톡 오픈채팅탭과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 예시 [이미지=카카오]

◆카카오, ‘관심사 기반’ 플랫폼 지향하고 사용자 목소리 경청

카카오는 사용자가 카카오톡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관심사 기반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을 심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카카오는 카카오톡 세 번째 탭에 오픈채팅을 별도 탭으로 신설했다. 카카오톡 세 번째 탭은 카카오톡 하단 아이콘 목록에서 정중앙에 위치해 일명 ‘노른자’ 위치라 여겨진다.

현재 카카오톡 세 번째 탭에는 내가 속한 오픈채팅방과 더불어 ‘지금 뜨는 탭’과 ‘키워드 탭’을 함께 볼 수 있다. 지금 뜨는 탭은 이용자 관심사와 반응도를 기준으로 인기 있는 오픈채팅방을 매일 업데이트해 노출하는 공간이다. 키워드 탭은 연휴 도로 상황부터 날씨, 웹툰·영화·드라마 등 인기 콘텐츠 등 최신 트렌드를 주제로 운영한다.

각 주제에 따라 세부적으로 꾸려진 채팅방에서 참여 인원 제한 없이 소통하는 신규 서비스인 ‘오픈채팅 라이트(Lite)’도 이용자별로 순차 적용됐다. 가령 해외여행이라는 주제 하위에 유럽과 미국, 동남아 등 지역별 채팅방을 운영하는 식이다. ‘오픈채팅 오토(Auto)’라는 이벤트성 오픈채팅방도 있다. 현재 카카오는 ▲드라마 채팅방 ▲프로야구 경기별 채팅방 ▲고독한 독서방 등 다양한 오픈채팅 오토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는 서비스에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는 데도 힘쓴다. 카카오는 지난달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도입했다. 해당 옵션을 선택한 뒤 그룹채팅방을 나가면 ‘OOO님이 나갔습니다’라는 문구가 다른 참여자들에게 표시되지 않는다. 예전부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이 기능을 넣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채팅이 뜸해졌거나 나갈 타이밍을 놓친 그룹 채팅방의 불필요한 메시지와 알림으로 불편을 겪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카카오에 따르면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카톡 실험실에 탑재된 지난달 10일부터 31일까지 약 200만명 이용자가 실험실을 활성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실은 기능 활성화가 유동적이고 변화가 많다는 특성상 구체적인 숫자는 특정할 수 없지만, 대략적인 수치만 봐도 실수요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한편, 카카오는 올해 안에 이용자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기능을 카카오톡에 지속 추가한다. 알림을 손쉽게 끄거나 알림 방식을 이용자 상황에 맞게 설정하는 기능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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