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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유니버스’ D-1, 온·오프라인 시너지 향방은?

이안나 기자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혜택이 6월8일 공개된다. [사진=신세계그룹]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신세계그룹이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새 유료 멤버십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미 유료 멤버십 회원 수 1000만명 내외를 확보한 쿠팡과 네이버가 앞서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강조해온 ‘온·오프 통합 생태계’를 앞세워 새로운 모델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혜택은 아직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에서 선공개된 혜택 내용을 살펴보면, 현재까진 신세계 계열사를 아우르는 온·오프 통합 시너지 효과보단 마트·백화점 등 실적 정체에 빠진 오프라인 계열사 지원에 치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다음 날인 8일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출시하고, 구체적인 가입 혜택 등을 공개한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SSG닷컴·G마켓 온라인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에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신세계면세점 등 오프라인 핵심 계열사 혜택을 더한 새 유료 멤버십이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강조하는 미래 전략이다. 그룹 계열사와 콘텐츠를 연결해, 고객이 온·오프라인 어디서나 모든 일상을 신세계그룹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생태계)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기조 아래 진행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와 계획을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며 “신세계그룹 최대 강점인 오프라인 인프라가 디지털 역량과 하나가 돼 시너지를 창출하면 유일무이 온·오프 완성형 유니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계획 연장선에 있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도가 높은 사업일 수밖에 없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통해 관계사간 고객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소비자가 라이프스타일 내 최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쇼핑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 새 유료 멤버십은 디지털 역량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보단 오프라인 계열사 경쟁력에 의존하는 모습이 강하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 담길 G마켓과 SSG닷컴 혜택을 선공개했다. 온라인 계열사 혜택은 기존 스마일클럽을 재조정하는 수준으로, 파격적이거나 획기적인 차별점은 없다는 평이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다. 웰컴 기프트 포인트를 기존 3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내리는 대신 할인 쿠폰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이다.

G마켓·SSG닷컴 유료 멤버십 혜택 [사진=G마켓·SSG닷컴 모바일 앱 갈무리]

신세계그룹이 차별점이자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건 오프라인 계열사 혜택이다. G마켓과 SSG닷컴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선두가 아니지만 이마트와 스타벅스는 굳건한 업계 1위다. 백화점과 면세점 역시 각 시장에서 주요 업체로 손꼽힌다. 대중이 선호하고 인지도 높은 계열사 혜택을 추가하면 멤버십 범용성을 넓힐 수 있다는 구상이다. 기존 스마일클럽 회원 수는 300~400만명 규모로 추정된다.

문제는 신세계그룹 핵심 오프라인 계열사들이 지난 1분기 모두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마트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0% 감소, 주요 자회사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 전년동기대비 30% 가량 줄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5%, 6.8% 감소했다.

신세계그룹은 코로나19 기저효과와 물가상승과 위축된 소비심리에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롯데쇼핑, 쿠팡 등 주요 경쟁사들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신세계그룹 부진한 실적은 더욱 뼈아프다. 최대 강점인 오프라인 인프라를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흥행이 필요한 시기다.

경쟁이 치열한 유통 시장에서 유료 멤버십은 대형 기업들이 가져가야 할 필수 서비스가 됐다. 각 플랫폼마다 유료 멤버십 회원들은 미가입자 회원보다 구매 횟수가 잦고 주문 건당 구매금액도 높다는 사실은 통계적으로 증명됐다. 유료 멤버십에서 중요한 건 결국 ‘콘텐츠’다. 다양한 콘텐츠를 갖출 수 있는 대형 기업 위주로 유료 멤버십 경쟁이 벌어지는 이유다.

신세계그룹이 가진 콘텐츠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다. 이를 멤버십에 적용하는 건 필연적 결과다. 다만 통합 멤버십이 단순히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합친 정도라면, 디지털 전환이라는 본질은 빠진 채 새 멤버십은 오프라인 계열사 매출향상에만 기여하는 데 그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오프라인마저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아닌 온라인을 활용하는 오프라인 회사라는 기존 방식과 큰 차이가 없어진다는 의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로켓배송 같은 배송 혜택, 네이버는 높은 적립률 등으로 그들만의 멤버십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며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에 강점이 있으니 이 부분에 방점을 두고 확대하고 있는데,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도 사용자들이 구독을 못 끊게 만드는 확실한 요소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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