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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개별 콘텐츠 수명 무시한 OTT 수익모델, 개선돼야

강소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은 해묵은 과제다.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오리지널 콘텐츠 하나를 제작하는 데에는 최대 수백억원이 투입된다. 월 구독료에 의존하는 OTT의 현 수익모델을 고려한다면 웨이브·티빙 등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가 100만명 이상인 상위 OTT만이 매월 하나의 콘텐츠를 제작할 여력이 있는 셈이다. 콘텐츠를 수급해오는 비용은 별도다. 게다가 콘텐츠 수급 단가 역시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가까스로 콘텐츠를 확보한다 해도 투자비를 회수할 때까지 구독자를 잡아둘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결국 가입자를 락인(Lock-in·잠금)시키려면 콘텐츠를 계속 제작해야 하고, 또 돈이 들어간다. 만들어진 콘텐츠가 성공할 것이라 보장할 수도 없다. 그야말로 뫼비우스의 띠다.

이에 지난 한해 OTT업계의 가장 큰 화두도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출시였다. 광고형 요금제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광고형 요금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향후 OTT의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광고형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부정적이기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이 가운데 최근 기자의 눈길을 끈 수익모델은, 유튜브의 멤버십 제도다. 특정 유튜브 채널의 경우 멤버십에 가입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음화 미리보기 등 특정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일부 채널은 멤버십 회원 전용 콘텐츠도 따로 두고 있다.

기자가 구독 중인 이 채널은 기존 스토리의 외전이나 무편집본 등을 멤버십 회원 전용 콘텐츠로 두고 있다. 매월 업로드되는 멤버십 회원 전용 콘텐츠는 5개 내외이지만, 기꺼이 4990원을 결제했다. 해당 크리에이터의 콘텐츠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 의해서다.

어느 시장에서나 상품의 가격 설정에서 가장 고려되는 건 소비자의 지불 의사다. 콘텐츠도 다르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OTT가 현재 고민해야 할 건 모든 콘텐츠를 동등한 가치로 취급하는 월 구독료 기반 수익모델이다.

물론, 국내 OTT도 최근 콘텐츠 유통 채널 확대로 작품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별 콘텐츠의 가치를 일일이 평가해 가격을 매기기란 쉽지 않지만,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를 위해선 개별 콘텐츠의 가치를 제대로 분석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모색해야 할 때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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