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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 이음 5G] ③ 김재형 유캐스트 “5G 특화망, 슈퍼카 아닌 국민차 시대 연다”

김문기 기자

김재형 유캐스트 대표를 지난 19일 경기도 본사 사옥에서 만나 5G 스몰셀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스마트공장이나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등 프라이빗 네트워크(이음 5G)를 가지고 싶은데 기존 대형 통신장비회사와 협력하기에는 시스템도 복잡하고 비용효율성도 담보할 수 없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굳이 페라리 같은 슈퍼카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국내 국민차로도 잘 달린다. 장비도 저렴하고 유지보수도 합리적이고, 시스템도 복잡하지 않는데 선택안할 이유가 없다.”

김재형 유캐스트 대표는 지난 19일 경기도 분당 본사 사옥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5G 특화망 확산에 따라 국내 통신장비 강소기업들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통신장비 중 유캐스트가 보유하고 있는 제품은 대표적으로 5G 스몰셀을 꼽을 수 있다. 높은 주파수 특성상 보다 촘촘한 커버리지 구축을 위해서는 중계기뿐만 아니라 적재적소의 스몰셀이 배치돼야 한다. 특히 5G 특화망과 같이 지역에 제한성이 있는 경우 비용효율성과 유지보수를 염두에 둔다면 스몰셀이 주력으로 쓰일 수 있다. 또한 스몰셀의 성장은 기존 대형 통신장비 제조사 대비 중소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 게다가 5G 특화망은 전통적인 대형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수요 기업에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기회의 폭이 더 넓다.

김 대표는 “여전히 통신 시장은 작은 규모의 회사가 진입하기에는 보수적인 곳이기는 하나 5G 특화망에 구축되는 스몰셀의 경우에는 이전보다 수요도 많고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다”라며, “대형 이통사나 장비업체들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장비 가격을 내리기가 어렵고 수요기업 또한 그만큼의 규모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효율성을 갖춘 곳을 찾게 되므로, 원스톱 턴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강소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기술력이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는 “30년전만해도 통신장비 시장은 넘볼 수 없는 집적도를 요구해 삼성전자 등 대형 기업들이 진출 가능했으나, 세대가 교체되면서 장비 가격은 더 떨어지고 있고 통신기술도 낮아지는 한편, 반도체 소자도 성능이 지속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과거 대비 낮아졌다”라며, “5G 특화망에 들어가는 스몰셀의 경우에는 와이파이만큼 심플하면서도 커버리지가 더 넓고 통신품질(QoS)이 더 안정적이기 때문에 잠재력 역시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서는 5G 특화망인 ‘이음 5G’ 진흥을 위해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주고 있다. 다만, 국내 사정상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매출 성장도 제한된다. 때문에 해외 진출은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5G 특화망이 전통적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수요 기업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고는 하나, 이통사 납품만 신경쓰던 과거와 달리 어떤 수요기업이 어디서 얼마나 필요한지를 계속해서 찾아야 한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즉, 해외 기업과의 매칭이 중요하다는 것.

유캐스트의 경우 5G 국책사업을 통해 ETRI뿐만 아니라 퀄컴과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면서 그에 따른 부담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퀄컴은 5G 특화망에 필요한 스몰셀 제품의 칩셋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MNO 주 장비에서 활용했던 엣지와이즈 플랫폼(Edgewise platform)을 5G 특화망 쪽으로 제공해 다양한 스몰셀을 관리할 수 있다. 엣지와이즈 스위트는 무선 통신 사업자, 제조사, 시스템 통합 사업자와 기타 업계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새로운 표준을 세우는RAN 서비스 자동화, 관리 및 오케스트레이션(SMO)플랫폼을 말한다.

특히 퀄컴은 국내 다양한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생태계 구축에 노력하고 있으며, 국내 사업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진출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

유캐스트의 경우 최근 브라질에서 성공적인 5G 스몰셀 시험사업은 완료했다. 이 시험사업은 퀄컴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노키아와 손을 잡았다. 스마트시티에 구축하는 가로등에 기지국을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였다. 하지만 노키아가 어려움을 겪자 퀄컴은 유캐스트에 손을 내밀었다. 유캐스트는 지난해 3월 퀄컴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5G 스몰셀에 대한 기술력을 선보인 이후 T모바일을 통해 시연에 성공하는 한편, 퀄컴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유캐스트가 협력한 스마트 가로등 + 5G 스몰셀 [사진=유캐스트]

브라질 스마트시티 시험사업에 참여한 유캐스트 가로등 5G 특화망 스몰셀의 모습 [사진=유캐스트]

김 대표는 “퀄컴 칩셋만큼 앞서 있는 제품이 없었기도 했지만 퀄컴이 확실한 영업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나아갈 수 있었다”라며, “퀄컴, 브라질 이통사와 함께 성공적인 시험사업을 마쳤기 때문에 앞으로도 확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 중소 업체들은 퀄컴 5G FWA 플랫폼 2세대 제품으로 통신장비 개발에 나서고 있다. 퀄컴 4세대 스냅드래곤 X65 5G 모뎀-RF 시스템을 적용해 통신사들이 5G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해 가정과 사업장에 고정 인터넷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는 “현재는 1세대 제품을 출시했으나 고객들의 요구사항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퀄컴의 2세대 제품을 기반으로 한 스몰셀 업그레이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물론 기술력에서 앞서 있는 제품군이다보니 중소기업에게 라이선스 비용에 따른 부담이 상당하다. 이는 5G 스몰셀 시장이 커져 규모의 경제가 형성된다면 라이선스 비용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캐스트의 경우에도 퀄컴과 라이선스 비용에 따른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유캐스트의 경우 퀄컴의 도움이 있었지만 미국 콜로라도 덴버 등의 경우에는 스스로 발품을 팔아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때마다 5G 특화망에 대한 수요를 확인할 수 없으니 그에 따른 허브 역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정부가 나서 5G 특화망 매칭 시스템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도 섭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봐야 한다.

김 대표는 “정부가 5G 특화망의 길을 열어주고 진흥에 힘쓰고 있기는 하나, 아직까지도 행정적 절차가 많아 간소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민간뿐만 아니라 공공기관도 참여해 국내 강소 통신장비 레퍼런스를 많이 만들어주고, 또 현재까지 남아 있는 토종 기업들에게도 확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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