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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 유용에 상점주 불안감↑...부릉, ‘직영화 구조’ 차별점은

이안나 기자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로고 [사진=부릉]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로고 [사진=부릉]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 영등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뉴스에서 배달료 적립금 횡령 사고가 일어났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배달주문을 주로 받는 치킨집 특성상 A씨 역시 배달대행 업체에 수백만원 적립금을 미리 입금해뒀기 때문이다. A씨는 뉴스에 나온 피해 업주처럼 본인 적립금도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후 배달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배달업 관련 종사자 수가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주문중개 플랫폼은 37개, 배달대행 플랫폼은 51개다. 특히 상점에서 고객에 직접 배달주문을 수행하는 각 지역 배달대행업체는 7794개소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상점들이 많아진 영향이다. 지역 상점들은 직접 배달기사를 고용하는 대신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한다. 상점들이 지역 배달대행업체에 배달료를 선불로 적립해 놓으면 기사가 배달 수행 후 자동 차감되는 방식이다.

대다수 배달대행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상점주와 라이더를 모집해 운영하는 실상 개인사업자와 비슷하다. 다만 지역 배달대행업체들이 빠른 시간 우후죽순 생겨나다보니 일부 업체들 사이에선 상점과 라이더들이 맡겨놓은 적립금을 유용하는 등 사건·사고들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배달대행 플랫폼사인 부릉은 상점주 대상으로 일부 배달대행업체들의 불법적 행위로부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부릉의 경우 본사가 직접 상점주들과 계약을 진행하고, 각 지역 배달대행업체들은 직영화 구조로 운영한다. 즉 부릉 소속 배달대행 지점장들은 상점 예치금을 다룰 수 있는 권한이 아예 없다. 배달대행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부릉 본사에서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통상 상점들은 배달대행 플랫폼사가 아닌, 배달대행 지역 지사들과 계약을 맺는다. 본사인 플랫폼사엔 프로그램 사용 수수료를 지불하기만 한다. 이런 계약 관계에선 배달대행 지사장들이 상점 적립금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데, 일부 지사들이 이 적립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실제 이달 순천 한 배달대행업체에서 적립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관련 상점 업주들은 해당 지사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최근 적립금 사건·사고 발생 시 배달대행 플랫폼 본사들도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책임을 강화하고 있지만, 상점과 직접 계약한 관계가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

부릉처럼 본사와 상점이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배달대행업체는 소수다. 배달대행업체 지사장들 적립금 유용 방식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선 본사와 지사 간 관계가 재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본사가 배달대행 지사를 직접 관리 감독하기 위해선, 단순히 프로그램 사용 계약만 체결할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지사를 직영화하는 방식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부릉 측은 “지역 상점과 본사가 직접 계약하는 구조로 상점 적립금을 지점에서 출금할 수 없다”며 “지점 운영상 각종 비용처리를 위해 필요할 수 있는 지점장 배달료 인출도 한도를 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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