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IT인베스트] 작년 IT투자액, 압도적 1위 ‘쿠팡’ 꼴찌는 ‘티몬’

이안나 기자

쿠팡 대구 물류센터 ⓒ쿠팡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이커머스 기업은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직접 매입해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제공하거나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 역할을 한다. 같은 이커머스라도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정보기술(IT) 부문 투자는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다.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의 IT·정보보호 투자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가 공개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운영하는 ‘정보보호 종합 공시 포털’에선 국내 주요 기업 IT분야 투자액과 그중 정보보호 영역 투자액, 전담인력 비중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 중에선 쿠팡과 지마켓, 11번가, SSG닷컴,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가 포털에 각사 현황을 공시했다. 롯데온도 주요 기업이지만 별도법인이 아닌 롯데쇼핑에 속해 있어 자체 공시를 하지 않는다.

매년 급격히 성장하며 입지를 다져가는 쿠팡은 지난해 IT부문 투자액과 정보보호부문 투자액에 있어서도 다른 기업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쿠팡 IT부문 투자액은 9287억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이중 정보보호 부문엔 639억원을 투자했는데 역시 1년 만에 19.6% 늘었다.

이는 쿠팡 주식회사 투자액만을 반영한 것으로, 자회사 및 해외법인은 포함하지 않는다. 작년 매출 약 26조원으로 전년보다 4조원 가량 증가하면서 IT 투자도 이와 비례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 전체 임직원 수는 자회사·해외법인 등을 제외하고 작년 기준 2만2302명으로 전년(2만4192명)보다 1900명가량 줄었는데, 같은 기간 IT부문 인력은 2303명에서 2290명으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정보보호 전담인력은 내부인력 125명, 외주인력 42.7명으로 약 168명이다. 단 IT기술 및 정보보호 외주인력은 해외법인 및 외부 아웃소싱 인력이 모두 포함된다.

이커머스 시장이 기술력 경쟁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기업도 있다. 주요 기업 중 티몬은 유일하게 전년대비 IT 투자와 정보보호 투자가 모두 줄었다. 절대적인 IT투자 규모로 봐도 티몬이 가장 낮아 꼴찌를 기록했다.

작년 티몬 IT투자액은 234억원으로 전년(345억원)보다 무려 32%가 감소했다. 정보보호 분야에 있어서도 전년(17억원)대비 15.4% 줄어든 14억원에 그쳤다. 총 임직원은 2021년 792명에서 작년 761명으로 30명 가량 줄었는데, 같은 기간 IT부문 인력은 236명에서 240명으로 늘었다. 정보보호 인력도 작년 11.8명으로 전년(10.5명)보다 늘었다.

IT 관련 인력은 늘었지만 해당 분야 투자는 크게 줄었다는 점이 아이러니한 지점이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 1204억원, 영업손실 1526억원을 기록했다. 여행·공연 활동이 살아나기 시작한 시점이었지만 전년대비 매출은 6%가량 줄고, 영업손실은 2배 늘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티몬은 실적개선을 위해 본질적인 IT 경쟁력보다 콘텐츠 커머스 등 상품 판매 활성화에 더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큐텐에 인수된 후 올해 새 수장을 맞은 티몬의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할 부분이다.

IT투자 규모 자체는 쿠팡과 차이가 있지만 전년대비 IT·정보보호 투자를 모두 늘린 곳은 지마켓과 11번가, 위메프다. 이들 중에선 지마켓이 IT부문에 11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재도약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지마켓은 지난해 IT부문에 1145억원을 투자하며 전년보다 13.4% 증가했다. 이중 정보보호 투자엔 134억원을 투자하며 전년(105억원)대비 27% 늘었다. 총 임직원 수는 2021년 1350명에서 지난해 1037명으로 감소했지만, IT부문 인력은 433명에서 576명으로 오히려 100명 이상 늘었다. 정보보호 부문 인력은 내·외부 인력 포함 37명으로 전년수준을 유지했다.

11번가는 작년 IT부문에 전년(798억원)보다 7.1% 늘어난 855억원을 투자했는데, 같은 기간 정보보호 부문에 있어선 50억원에서 63억원으로 25% 증가했다. 총 임직원은 2021년 1135명에서 지난해 1205명으로 70명가량 늘었는데, IT부문 인력은 523명에서 570명으로 47명가량 증가했다. 정보보호 인력은 38명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위메프 작년 IT투자액은 371억원, 정보보호 투자액은 35억원이다. 각각 전년대비 10.7%, 14% 증가했다. 단 총 임직원 수는 2021년 1381명에서 작년 1032명으로 350명 정도가 줄면서 IT부문 인력 역시 310명에서 276명으로 30명 이상 감소했다. 정보보호 인력은 30명에서 27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IT투자액이 전년대비 늘었지만 정보보호 부문이 감소한 곳은 SSG닷컴과 인터파크다. SSG닷컴은 지난해 IT부문에 전년(554억원)보다 15% 늘어난 637억원을 투자했다. 수치로만 비교하면 같은해 위메프와 티몬 합산 IT투자액(605억원)보다 높다. 총 임직원이 2021년 3138명에서 지난해 3513명으로 400명가량 늘면서 IT부문 인력은 전년(403명)대비 90명 늘어난 492명이다. 단 정보보호 투자액은 31억원에서 30억원 정도로 3.8% 가량 소폭 감소했다.

올해 3월 물적분할을 한 인터파크는 분할 전인 작년 IT투자액으로 299억원을 썼다. 전년(248억원)보다 20% 늘었지만 정보보호 투자액은 25억원에서 20억원으로 20% 줄었다. 총 임직원 은 2021년 1104명에서 작년 1073명으로 30명 가량 줄어든 반면 IT인력은 307명에서 425명으로 크게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정보보호 인력은 전년수준을 유지한 다른 기업들과 달리 인터파크는 29명에서 29명에서 18명으로 10명 가까이 줄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