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블록체인] 제도권 안으로 포섭되기 시작한 가상자산 업계…고파이·하루인베스트 사태는 지속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가상자산 업계도 이제 제도권 안으로 포섭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데요. 이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위한 2단계 입법 중 1단계분에 해당합니다.
1단계법은 이용자 보호와 시세조종, 미공개 거래 행위 등 불공정 거래 행위 방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향후 가상자산 발행, 유통, 공시 등 관련 규제는 2단계 법안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정부는 2단계 법안은 미국과 유럽 등 국가적 정합성을 고려해 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본격 법 시행은 내년 6월부터인데요.
자세한 소식 주간블록체인에서 알아보시겠습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무엇?
서두에 언급했듯 가상자산에 대한 공정 거래 환경 조성, 투자자 보호 조치를 담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가상자산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가 적발되면 손해배상과 함께 과징금을 부여받게 됩니다.
30일 국회는 오후 본회의를 열고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재석 의원 268명 중 찬성 265명, 기권 3명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지금까지 특정금융정보법 이외에 가상자산 시장을 규율하는 법규가 없었죠. 기존에는 코인 시세조작 등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해도 처벌 규정이 없어 민법상 사기 혐의 등을 적용했습니다. 즉 코인 시세조작 등에 있어 구체적인 적용 법률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는 혐의가 있어도 처벌이 다소 까다로웠다는 것을 의미하죠.
지난해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를 겪은 후, 가상자산 시장 불공정 행위 방지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제화를 위한 움직임에 탄력이 붙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이번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국회에 발의된 가상자산 관련 19개 법률안이 통합됐습니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 관련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하거나 시세 조종, 부정거래 등을 불공정 거래로 규정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손해배상 책임에 더해 과징금까지 부과받도록 규정됐습니다. 구체적으로 불공정거래 행위가 적발되면 금융위원회가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이로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상당 내지 50억원 이하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불공정 거래 행위를 한 자에 대한 처벌 및 가중처벌 규정과 징역에 처하는 경우에는 자격 정지와 벌금을 병과할 수 있게 했습니다. 몰수·추징 사항과 양벌규정도 도입했네요. 불공정 거래 외에도 해당 법 위반 시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다만,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는 디지털 형태의 법화로 가상자산에서 제외됐습니다. 또 집단소송 조항도 법무부와 금융위원회가 유보적 입장을 밝히면서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의결 과정에서 삭제됐습니다. 애초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가상자산 매매 또는 거래 과정에서 다수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배상청구소송(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었습니다.
◆고팍스 고파이피해자연대, 금융위·금감원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
고팍스 사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 코인 예치 서비스 고파이 출금이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이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고팍스 고파이피해자연대에 따르면 이날 연대 법률대리인은 서울중앙지법을 찾아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박정훈 FIU원장 등을 상대로 5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이들은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요?
앞서 고팍스 측은 지난 3월 7일 FIU에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 등 바이낸스 측 인사 3명이 고팍스 사내이사로 선임되자 등기임원 변경신고 및 사업자 변경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현행법상 당국은 45일 내로 신고수리 결과를 통보해야 하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투자자들은 변경신고 수리 기한인 45일을 초과했고, 심사 기준 또한 알 수 없다는 이유로 강력하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피해자연대 측은 "금융당국이 법령에 규정되지 않은 항목을 심사한다는 명목으로 불필요한 서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심사도 지연되고 있다"라며 "변경신고는 최초신고와는 달리, 변경된 부분에 대해서만 심사하면 되기 때문에 그동안 FIU에서는 일주일 내로 처리해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연대 법률 대리인에 따르면 현행법상 고팍스의 이번 임원변경신고 관련해서 대주주가 바이낸스로 변경된 부분은 FIU에서 관여할 수 없습니다. 또 임원 변경 건 관련해서도 변경된 임원의 전과 등 신원조회만 하면 되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서까지 금융당국이 심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낸스를 연방 증권법 위반, 고객 자금 무단 사용 등 혐의로 기소하면서 금융당국이 해당자료를 요청한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인데요.
앞서 지난해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으로 고파이를 운용하던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신규 대출과 환매를 중단하면서 고팍스도 고파이 예치금을 이용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 바 있죠. 바이낸스가 고팍스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고팍스를 인수했습니다. 바이낸스는 현재까지 고파이 미상환금액 총 700억원 중 25%는 1차 선지급했습니다. 바이낸스는 나머지 75%에 해당하는 금액을 고팍스 신고 수리 후 지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가상자산 예치서비스 '하루인베스트' 피해액 1000억원 훌쩍 넘겨
가상자산 운용사 하루인베스트 출금 중단 사태 피해액이 확인된 것만 약 1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불어 향후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이용했던 하루인베스트 피해자 대표단에 따르면 하루인베스트 출금 중단 사태로 인한 피해자는 350여명, 피해액은 지난 24일 오후 5시 30분 기준 약1030억원인데요.
앞서 하루인베스트는 지난 6월 13일 출금을 돌연 중단한 바 있습니다. 하루인베스트는 위탁운영사 중 하나인 B&S홀딩스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하루인베스트는 B&S홀딩스의 경영보고서 허위 제공을 이유로 들고 법적대응을 시사했습니다. 이후 하루인베스트는 외부와의 소통을 단절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이용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상태였는데요.
하루인베스트가 출금을 막은 지 3주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지난 1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하루인베스트 측 말 이외에 더 이상 진척되고 있는 부분은 없어 보입니다. 하루인베스트는 2주 간 투자자들과 소통을 단절하다 최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공지를 냈는데요. 손실규모나 남은 고객 자산 등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인베스트는 가상자산 특성 상 관리 자산의 회사 및 분배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회사가 피소됐다는 점이 분배에 관한 결정과 절차에 영향을 줘 추가적인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해킹과 도난, 분실 등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완화하기 위해 회수된 자산을 보관하는 지갑과 계정을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수탁기관에 맡겼다고 밝혔습니다. 단 업체와 맡긴 자산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하루인베스트 예치 서비스 이용자들은 대표단을 구성해 회사 측에 성명을 보내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들은 피해 이용금액 인증에 나서며 투자금액을 집계하고 있습니다. 아직 인증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대기자도 1000여 명에 달해, 피해 금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 대표단 측은 이번 사태의 정확한 배경과 채권 및 손실 규모의 투명한 공개, 고객이 예치한 자산의 온전한 복구을 위한 방안 논의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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