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지가 ‘제2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파워인덕터 분야를 전장으로 확장한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 개화에 따른 맞춤 전략이다.

16일 삼성전기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된 전기차 카메라에 탑재되는 파워인덕터를 양산한다고 전했다.

파워인덕터는 전원 회로에 적용돼 배터리로부터 오는 전력(파워)을 반도체용으로 변환시키고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 1대에 필요한 파워인덕터는 100개 이상으로 스마트폰 대비 2배 이상 투입된다. 사용처 확대로 2030년에는 대당 파워인덕터 탑재 수가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에 삼성전기가 생산한 제품은 전류의 급격한 변화를 막아 자율주행 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회사의 전장용 첫 라인업이다.

파워인덕터 성능은 일반적으로 원자재인 자성체(자성을 지닌 물체)와 내부에 감을 수 있는 코일(구리선) 수에 의해 결정된다. 자성체 특성 개선이 이뤄지고 한정된 공간에서 더 많은 코일을 감는다면 성능이 향상된다는 의미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파워인덕터는 2016 크기(가로 2.0밀리미터(mm)·세로 1.6mm)에 각각 1.0마이크로헨리(uH), 2.2uH 용량을 가진 2종이다. 해당 제품은 기판 위에 얇은 코일을 형성한 박막형으로 자성체에 코일을 감는 권선형보다 생산성이 높고 소형화에 장점이 있다.

삼성전기는 MLCC로 축적한 재료 기술 기반으로 특성이 우수하고 손실이 적은 자성체를 독자 개발했다. 반도체 기판 제조에 사용되는 감광공법(빛을 이용해 회로를 새기는 제조법)을 적용해 코일을 미세한 간격으로 정밀하게 형성하기도 했다.

아울러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요구하는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200을 만족해 차량 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IVI) 등 다른 응용처에도 사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향후 파워인덕터는 전자기기의 고성능·다기능화에 따라 수요 증가, 자율주행 및 전기자동차 같은 자동차 산업 확장으로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성장 등이 예상된다. 시장규모는 2028년까지 36억5000만달러(약 4조6500억원)로 연평균 9%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자동차의 기능 고도화로 차량 내부에 탑재되는 반도체가 많아지고 고성능화되면서 사용하는 전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높은 전류를 견딜 수 있는 파워인덕터가 필요하다. 전장용 파워인덕터 시장은 연 평균 약 12% 수준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파워인덕터는 자율주행 및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고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삼성전기는 소재와 기판 등 기술 융복합을 통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워인덕터를 ‘제2의 MLCC’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파워인덕터를 담당하는 전자소자팀을 전자소자사업팀으로 격상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