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요금제·알뜰폰에 치이는 통신3사, 하반기 실적 ‘기대’보다 ‘불안’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통신3사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올렸지만 다가오는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 기조와 2차 중간요금제 출시 영향, 5G 성장 둔화와 알뜰폰의 반등 등 부정적 변수들이 본격화 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다.
10일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2023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327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2개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전년동기(1조1672억원)보다 13.7% 상승한 금액이다.
외부에서는 통신사들의 영업이익이 ‘1조원 시대’에 안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무난히 이어지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통신사들의 표정은 복잡하다. 내부적으론 오히려 하반기 수익이 제한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우선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이 미칠 영향을 두고 통신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4 이동통신사 도입 촉진과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골자로 최저·로밍요금 인하, 최적요금제 고지 의무화 등 통신사들에 불리한 추진정책을 담고 있어서다.
실제 김진원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와 관련해 “현시점에서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일정 부분은 회사 매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정부 등쌀에 밀려 출시한 2차 5G 중간요금제 영향도 오는 3분기부터 본격화 될 예정이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3사가 지난 5~6월에 걸쳐 출시한 신규 중간요금제는 기존 대비 저렴한 가격에 40~100GB 사이 구간을 제공, 100GB 이상 고가 5G 요금제를 이용하던 가입자들의 다운셀링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바람대로 연내 최저·로밍요금 인하까지 이뤄지면 3사가 받을 타격은 더 커질 수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책 기조가 사업자간 경쟁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이통3사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5G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대신 LTE 기반 알뜰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추세도 통신업계엔 좋지 않은 신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5G 가입자 증가율은 2%대를 기록한 작년 대비 올해 들어 1%대를 유지, 올해 6월 기준 1.1%까지 내려앉았다. 반면 LTE 가입자는 올 2월부터 증가세로 전환, 같은 기간 1.6% 증가율로 오히려 5G를 앞섰다.
이는 알뜰폰 시장 활성화에 따른 결과로, 실제 알뜰폰은 2020년 6월 이후 통신3사로부터 빼앗은 가입자 순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체 가입자 중 알뜰폰 비중은 18%에 이르며 이동통신(MNO) 3위인 LG유플러스의 비중(20.9%)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5G 순증 가입자 감소에 따른 이동전화 매출 성장 둔화가 심화하며 통신사 영업이익 감소 전환 우려를 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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