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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효과 사라지니 맥 못 춘 백화점, 하반기 개선 전략은?

이안나 기자
롯데백화점 잠실점 ⓒ롯데쇼
롯데백화점 잠실점 ⓒ롯데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해 엔데믹 전환에 따라 호실적을 거두던 백화점 업계가 올해 전혀 상반된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주요 백화점 3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백화점 실적을 이끌던 명품 소비가 주춤하고 인건비·판촉비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하반기 실적을 회복할 기회는 있다. 백화점 업계는 젊은층을 포함한 신규 고객 방문을 유인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 작업에 속도를 낸다. 추석 명절과 가격대가 높은 겨울 패션 상품 판매를 앞둔 성수기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재개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수요도 다시금 노릴 수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 3사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평균 29.5% 하락했다. 이중 영업이익 하락 폭이 가장 컸던 건 롯데백화점이다. 지난 1분기 신세계·현대백화점 영업이익 하락에도 롯데백화점은 구조조정 효과로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엔 상황이 역전됐다. 롯데백화점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6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9% 줄었다. 이는 백화점 3사 중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매출 역시 0.8% 하락한 8220억원이다. 소폭이지만 주요 백화점 3사 중 해당 분기 매출이 감소한 곳 역시 롯데백화점뿐이다.

롯데쇼핑 측은 “전반적인 소비심리 둔화 속에 식품과 패션 상품군에선 소폭 증가했지만, 가전 교체 수요 감소에 따른 생활가전 상품군 매출 줄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물가 상승으로 인한 판관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신세계 강남점 ⓒ신세계
신세계 강남점 ⓒ신세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보합 수준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20% 이상씩 줄었다.

신세계백화점(광주·대구·대전신세계 별도 법인 포함)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3.9% 줄어든 921억원이다. 역시 영업이익이 하락한 배경으론 물가상승으로 연동된 관리비, 판촉비 증가를 꼽았다. 매출은 0.8% 증가한 6284억원이다. 강남점 재단장과 선물하기·반찬 구독 등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하며 매출 10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백화점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6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감소했다. 매출은 5941억원으로 0.9% 늘었다. 영패션, 아동, 식품 상품군 호조로 매출은 소폭 신장했지만, 판촉비·인건비 등 고정비 증가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영업중단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백화점 3사 영업이익 감소율은 각 사 전체 영업이익 감소분보다도 더 높았다. 각 사 백화점 사업부 실적이 전체 실적 대비해 부진했다는 의미다. 올해 2분기 기준 롯데

백화점이 포함된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0.8% 감소했다. 신세계 전체 영업이익은 20.2% 감소했고, 현대백화점그룹은 21.9% 줄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현대백화점

이는 작년까지 백화점 업계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도록 견인한 명품 수요가 올해 들어 크게 꺾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0% 성장세를 보이던 명품 성장률이 한자릿수에 그쳤다. 가령 신세계의 경우 지난해 1, 2분기 명품 신장률은 각각 30%, 19%였지만 올해 1, 2분기엔 3,% 1%대로 정체됐다.

해외여행 재개로 국내에서 명품 수요가 줄었고, 더군다나 명품 제조업체들이 수차례 가격을 인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명품 판매는 더 부진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단 하반기 백화점 업계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전통적으로 3∼4분기는 추석 명절과 겨울철 패션 수요 증가로 백화점 업계 성수기로 꼽힌다. 이를 앞두고 각 사마다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에 속도를 내며 신규 명품 브랜드 입점도 앞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에 영패션 전문관을 새단장하고 경기점 생활전문관을 리뉴얼 준비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인천·수원점 등 수도권 주요 점포 리뉴얼을 본격화한다. 현대백화점은 하반기 대전점 영업재개와 더현대서울 루이비통, 판교점 디올 등 주요 명품 브랜드 신규 입점이 예정돼있다. 증권가에선 현대백화점을 두고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현대백화점은 대전점 조기 오픈으로 하반기 매출 회복, 관광 성수기 시즌을 맞이해 백화점 외국인 매출액이 증가에 따른 메인점포 두 자리 신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전날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6년여 만에 중국인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한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씀씀이가 큰 중국인 여행객들이 국내 명품·화장품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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