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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개선한 면세점 4사, 하반기 돌아온 ‘유커’ 잡기 주력

이안나 기자
15일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가이드 안내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가이드 안내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면세점 업계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다이궁(중국인 대리구매상)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낮추는 과정에서 매출 감소는 불가피했지만, 이익을 늘리는 데 집중한 결과다. 송객수수료 정상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고, 6년 만에 중국인 단체관광이 다시 시작되며 면세점 업계는 하반기 실적 회복 기대감이 감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라·롯데·신세계 등 국내 면세점 3사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급증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영업손실을 줄였다. 주요 면세점 4곳이 같은 기간 모두 수익성을 개선한 셈이다. 다만 송객수수료를 줄이는 과정에서 면세품 거래 자체가 둔화하며 매출은 4곳 모두 33~47%가량 줄었다.

올해 상반기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684억원을 기록한 신라면세점이다. 전년대비 148.7% 성장하며 면세점 4곳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상반기 매출은 1조31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8% 줄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1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상반기엔 89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50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8.6% 하락했지만, 규모로만 보면 면세점 4사 중 가장 크다. 롯데면세점 측은 “동남아·일본 등 다국적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내국인 고객 매출이 신장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 9963억원, 영업이익 5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7.2%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645억원으로 전년동기(266억원)대비 142% 급증했다. 공항 출국객 수 증가로 공항점 매출이 증가세에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같은 기간 매출 5262억원, 영업손실 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47.1% 하락하고, 영업손실은 112억원 개선했다.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공항점 매출 호조 및 여행객 증가로 수익성은 높였지만, 2018년 면세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아직 흑자를 내진 못했다.

면세점 4곳 올해 상반기 실적 공통점은 모두 매출이 감소했지만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데 있다. 이는 상업성 고객에게 지급하던 송객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등 정상화 과정에 돌입한 영향이 가장 크다. 송객수수료는 고객을 데려온 여행사나 다이궁에게 면세점들이 지불하는 수수료다.

면세점 업계는 6년 전 중국 사드보복으로 유커(중국 관광객) 발길이 끊긴 후 코로나19라는 겹악재를 겪었다. ‘한한령’과 코로나로 인한 중국 봉쇄로 면세점 입장에선 따이궁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면세품 판매를 위해 따이궁 유치에 출혈경쟁을 벌이다 보니 사드보복 전인 2016년 10%초반대였던 송객수수료는 최대 40% 후반까지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면세점 업계가 높은 매출을 달성하면서도 수익성은 점차 악화했던 이유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이 송객수수료 절감 노력을 평가하기로 하면서 올해 상반기 수수료 30% 초반 정도로 내려갔다“며 “하반기엔 유커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송객수수료는 더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면세점 업계가 하반기 실적 개선에 기대감을 갖는 건 중국이 사드보복 이후 6년 만에 중국이 자국민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이 이루어지면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사드보복 전인 2016년만 하더라도 면세점 매출에서 유커가 차지하는 비중이 67%은 달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12%가 중국 관광객이었는데, 하반기 이 비중은 급격히 늘 수 있다.

유커들이 소비시장에서 ‘큰 손’으로 불리는 만큼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도래한 셈이다. 면세점 업계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편의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단체 관광객이 증가하면 다이궁 비중이 자연스럽게 낮아지면서 수익성 또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현지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 및 여행사와 연계해 방한 여행 패키지 상품 개발로 본격적인 회복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내면세점 인프라 확충하고 온‧오프라인 프로모션도 강화한다. 신라면세점은 서울점·제주점에 통역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중국인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상품을 확대한다.

신세계면세점도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및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다. 지난 7월엔 중국 여행객 대상 홍보를 위해 중국 최대 여행 후기 플랫폼 마펑워와 협업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K팝 걸그룹 뉴진스를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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