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료 갈등 수면 위로…롯데홈쇼핑, 딜라이브 강남에 송출중단 통보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강소현 기자] 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격화한 갈등은 방송송출 중단으로 이어졌고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돌아갔다. 오는 10월부터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에선 롯데홈쇼핑 방송을 시청할 수 없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 21일 공지사항을 통해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티브이와 방송송출 계약이 종료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10월1일 자정부터 서울 강남 지역에서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티브이 유료방송 시청자들은 롯데홈쇼핑 채널을 볼 수 없다.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단 예정일 1개월 전부터 홈페이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즉 롯데홈쇼핑은 9월1일까지 공지 의무 기간이 남아있었지만, 이미 지난 8월16일 딜라이브 강남과 협상이 불발로 종료되자 일찌감치 이같은 내용을 통보했다.
롯데홈쇼핑 방송송출 중단 계기는 유료방송사업자간 송출수수료 갈등 문제 때문이다. 홈쇼핑 업계 전반은 올해 외형 성장이 멈추고 영업이익이 줄고 있지만 송출수수료 부담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인터넷TV(IPTV)와 홈쇼핑이 송출수수료 인상률을 두고 협상하는 것과 달리, 이번 롯데홈쇼핑과 딜라이브 갈등은 송출수수료 ‘인하율’을 두고 협상을 벌이다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블TV는 가입자 수가 지속 감소하고 있다는 이유로 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 감액을 요청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송출수수료 문제에 더해 지난 2~7월 6개월간 새벽시간대(오전 2시~8시) 방송이 정지되며 영업이익 역시 곤두박질쳤다. 롯데홈쇼핑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불과 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590억원) 대비 90%가량 급감했다. 8월 이후 실적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롯데홈쇼핑은 비용 절감을 위해 방송송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홈쇼핑과 유료방송 간 송출수수료 갈등은 양사 외 업계 전반으로 진행 중이다. 현대홈쇼핑도 LG헬로비전과 방송중단을 통보했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를 중재했고, 현재 양사는 방송송출 중단 포함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헬로비전과 딜라이브는 이번 사태와 관련 “(홈쇼핑사와)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TV홈쇼핑 방송 매출액의 65.7%를 기록했다. 이를두고 케이블TV를 포함한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홈쇼핑사 모바일 매출 역시 송출수수료 산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한다. 모바일 매출이 반영되면 송출수수료 비중이 30%대까지 떨어지는데, 홈쇼핑사 측에서 제대로 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선 홈쇼핑 송출수수료 인하에 따른 파장이 단순히 유료방송 시장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방송시장 재원은 결국 순환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양측 사업자 모두 대가검증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를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출중단 통보에 대해선 ”방송법에 따라 배타적 사업기회를 보장받는 승인 사업자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의무와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다. 방송채널 사용계약에 관한 원칙과 협의 절차를 강화하고, 분쟁 발생 시 중재를 위한 ‘송출수수료 대가검증협의체 운영’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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