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국내 카드사도 최근 결제 트렌드에 발맞춰 모바일 지갑의 활용성을 획기적으로 증진하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이 6일 롯데호텔 사파이어 볼룸에서 개최된 여신금융협회·비자(Visa) 공동 심포지엄에서 "슈퍼앱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바일 지갑은 최근 디지털 결제 트렌드를 이끄는 핵심 동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시대, 한국 카드산업의 발전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 발표에 나선 박 실장은 모바일 지갑이 '페이'에 생활밀착 각종 서비스들이 결부된 슈퍼앱으로 진화하면서 소비자 결제방식과 관련 산업 비즈니스모델 등의 변화를 유도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박 실장은 "카드사들은 오프라인 가맹점에 대한 비접촉식 결제 활성화 및 O2O 구축 지원 등 강점 영역인 오프라인 결제 경쟁력을 지속하려는 노력과 개인간 월세 납부, 기업간 대금 지급 등 새로운 지불 흐름을 카드 네트워크로 편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지 않는 신용카드 관련 법·제도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박 실장은 지적했다. 카드사 모바일 지갑을 위시한 다양한 디지털 결제서비스의 모호한 정체성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실장은 현행법이 '증표'를 매개로 한 '가맹점 거래'만을 전제로 해 신용카드와 결제대상의 개념이 협소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신용카드 관련 현행법은 카드산업의 디지털 결제기술 활용에 제약요인이 되고 있어 다양한 디지털 결제수단과 가맹점 외 카드결제까지 가능한 정의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또 다른 발표자로는 조 커닝햄(Joe Cunningham) 비자 아시아태평양 리스크 총괄, 가 위 림(Kah Wee Lim) 비자 아시아태평양 PFD 총괄, 김규연 금융보안원 수석, 문장현 비자 코리아 상무,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 등이 나섰다.

조 커닝햄(Joe Cunningham) 비자 아시아태평양 리스크 총괄은 '2023 지급결제 보안 트렌드'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점검하고 주요 결제 보안 트렌드를 소개했다.

조 커닝햄 총괄은 "결제관련 사기 범죄가 갈수록 고도화 및 정교해짐에 따라 기업들은 '보호(Protect)·방어(Defend)·진화(Evolve)·맞춤(Tailor)' 전략을 통해 사전 방어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격에 적극 대응하며 사기범죄 방어 역량 개발 및 맞춤형 전략 수립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위 림(Kah Wee Lim) 비자 아시아태평양 PFD 총괄은 사이버 공격의 종류별 목적과 각각의 위협이 기업 및 소비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분석했다.

가위 림 총괄은 "사이버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고 위험 관리 계획을 사전에 수립하고 정기적 실습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용카드 정보를 노리는 사이버 위협 분석'이라는 주제 발표에 나선 김규연 금융보안원 수석은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온라인 쇼핑몰 내 피싱·해킹에 따른 카드정보 유출 및 부정사용 사고 사례를 설명하고 카드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쇼핑몰 내에 삽입된 피싱 결제창, 카드사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등 카드정보를 불법 탈취하는 전자금융사기 기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는 추세"라며 "금융보안원 또한 금융정보 유출 관련 위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장현 비자코리아 상무는 국내에 빠르게 정착하고 있는 비접촉식 결제의 주요 보안 기술인 토큰(Token)을 소개했다.

문 상무는 "글로벌 표준을 기반으로 한 오픈 루프 생태계 도입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빠르며 편리한 결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은 '국내 모바일 결제기술의 변화와 성공요인'이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그는 "모바일 결제기술이 삼성페이의 MST 방식을 넘어 NFC와 QR로 더욱 다양화될 것"이라며 "모바일 결제확산을 위해서는 카드사 제휴유인을 저해하는 전금업자의 후불기능 확대를 지양하고, 모바일 간편결제 관련 비용의 적격비용 반영을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등이 축사를 담당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당국도 개인 간 생활밀착형 거래에 대한 카드결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는 등 다양한 지급결제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IT·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지급결제시스템이 확산되면서 개인정보 침해, 보안 위협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업계에 많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국회에서는 지급결제산업 내 혁신과 안정적인 지급결제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시장 참여자 간 신뢰성을 제고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두텁게 할 방안을 지속해서 살펴보고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지급결제 트렌드와 리스크 상황 속에서 지급결제업계가 미래를 대비하고 기회를 모색하는 심도 깊은 논의의 장이 됐다"면서 "이날 논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금융당국, 국회, 그리고 카드사와 적극 소통하며 카드업권의 리스크 극복과 디지털 전략 추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