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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워헤이븐 개발진 “베개 싸움 같은 원초적 재미 담았다”

문대찬 기자
넥슨 워헤이븐 개발진. 이은석 디렉터(왼쪽), 임덕빈 디렉터.
넥슨 워헤이븐 개발진. 이은석 디렉터(왼쪽), 임덕빈 디렉터.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다 큰 어른들도 베개를 들고 싸우면 재미있다. 워헤이븐은 이런 재미에 충실한 게임이다. 백병전을 좋아하는 분이 아니더라도 이 게임을 통해 나도 이런 본능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재밌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이은석 워헤이븐 디렉터)

넥슨은 18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워헤이븐’ 개발자 이은석 디렉터, 임덕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미디어 간담회를 열었다.

워헤이븐은 오는 21일 오전 10시부터 글로벌 얼리액세스(앞서 해보기)에 돌입한다. 국내에선 넥슨닷컴을 통해, 글로벌에서는 PC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워헤이븐은 칼·창 등 냉병기가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 ‘헤러스’를 배경으로 한 대규모 이용자간대전(PvP) 액션 게임이다. ‘연합’과 ‘마라’ 두 진영으로 나뉘어 총 24명 이용자가 맞붙는 형태다. 근거리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백병전과 강렬한 액션이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초월적 위력을 자랑하는 ‘영웅’으로 분해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요소도 매력 요소다.

넥슨 워헤이븐 이은석, 임덕빈 디렉터. [ⓒ넥슨]
넥슨 워헤이븐 이은석, 임덕빈 디렉터. [ⓒ넥슨]

개발진은 초보자도 숙련자에게 일격을 가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면서, 보다 많은 이용자가 게임을 오래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거듭 드러냈다.

임 디렉터는 “게임을 잘하는 이용자는 보통 다른 게임도 잘한다. 워헤이븐은 최대한 많은 사람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했다. 근접 전투를 잘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강함을 표출하기보다 눈 먼 칼에도 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피지컬적 요소를 줄였다”며 “상대방의 공격 시도를 반사 신경 하나만으로 대응하는 방식은 원하지 않았다. 여럿이 좁은 곳에서 '1대1' 상황에 맞닥뜨리는 것 보다 '다대다' 상황을 자주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얼리 액세스 돌입까지 워헤이븐은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원거리 병사 ‘아치’를 투입했다가 이내 게임에서 제외했고, 게임당 참여 인원은 32인에서 24인으로 줄였다.

이 디렉터는 아치에 대해 “원거리 무기가 메인인 캐릭터를 근접전 위주의 게임에서 매끄럽게 풀기 쉽지 않았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답을 찾기 어려웠다”며 “현재는 근접 캐릭터 리워크를 진행하고 있다. 원거리 캐릭터가 절대 나오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아직 답을 못 찾았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디렉터에 따르면 지난해 테스트에서 아치를 반복해 플레이하는 빈도 또한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 인원을 줄인 이유는 복합적이라는 설명이다. 임 디렉터는 “다수가 등장하는 게임은 팀 승패보다는 개인적인 챌린지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워헤이븐은 16명이 팀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는 게임이면 했다”며 “주요 거점에 많은 인원이 모이면 특정 수부터는 판단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했다. 무얼 해야 될지 모르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없도록 하고 싶었다”고 인원 축소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워헤이븐은 여타 5대5로 이뤄지는 게임보다 아무래도 매칭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12인일 때 이용자가 매칭 시간을 짧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첨언했다.

넥슨 워헤이븐에 등장하는 병사들. [ⓒ넥슨]
넥슨 워헤이븐에 등장하는 병사들. [ⓒ넥슨]

팀 대전 게임에서 적절한 밸런스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개발진에 따르면 워헤이븐은 향후 3개월마다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기마다 새 병사를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개발진의 귀띔에 따르면 당장 내달부터 ‘흥이 많은’ 신규 병사가 추가된다. 이외에도 지속적인 패치를 통해 ‘메타(게임 속 유행하는 플레이 흐름)’에도 변화를 줄 계획이다.

또한 실력 격차가 큰 이용자가 맞붙지 않도록 매칭시스템 정비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 디렉터는 “일반전에서도 MMR을 도입해 실력이 비슷한 이용자간 매칭에 중점을 뒀다”면서 “점수를 놓고 벌이는 경쟁전은 추후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무료로 서비스되는 게임이라 신규 이용자가 부족해 발생할 매칭스시템의 불균형은 적을 것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팀 대전 게임에서 흔히 발생하는 ‘트롤링(고의적으로 게임을 망치는 행위)’에 대한 대응책에 대한 얘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개발진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워헤이븐은 아군이 공격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는다. 또 누군가가 게임을 이탈하면, 다른 이용자가 곧바로 해당 자리에 난입 가능하도록 해 피해를 최소화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비속어 차단 기능도 현재 준비 중이다.

이날 자리에선 지역별로 플랫폼을 분리한 배경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디렉터는 “그 방향이 국내 이용자에게 차별화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국내에선 넥슨닷컴이라는 플랫폼의 힘이 강하다. 그걸 이용해 이용자 편의를 높일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PC방 등 다른 연계된 혜택 등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넥슨 사업 담당자에 따르면 워헤이븐은 얼리 액세스 시작과 함께 PC방 혜택 제공, 점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플랫폼 간 서버는 분리돼 국내에선 타지역 이용자와 만날 수 없다.

넥슨 워헤이븐 이은석, 임덕빈 디렉터. [ⓒ넥슨]
넥슨 워헤이븐 이은석, 임덕빈 디렉터. [ⓒ넥슨]

한편, 워헤이븐은 지난 6월20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열린 스팀넥스트페스트에서 일활성플레이어 수 1위, 인기 출시 예정 제품 2위, 가장 많이 찜한 출시 예정 게임 7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이용자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위시리스트 순위 또한 60위권을 기록했다.

흥행 전망을 점쳐달란 요청에 이 디렉터는 “정량적인 내부 목표는 구체적으로 공유하기 어렵다. 그것보다 현재는 유저들이 ‘더 하고 싶다’와 같은 반응이 나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팀 기준으로 유저 평가가 나쁘지만 않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정식 서비스 시기에 대해서도 답변을 미뤘다. 이 디렉터는 “지금 말하기엔 조금 이르다. 이용자가 느끼는 재미에 더 집중하고 있다. 정식 서비스는 구체화 되면 추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콘솔 버전 출시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만 답했다.

간담회에선 구체화 된 수익모델(BM)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진척도에 따라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배틀패스’의 일종인 ‘월드패스’가 3개월마다 추가된다. 여기에 감정 표현이나 병사 스킨 등 치장품이 포함된 패키지 형태의 상품도 준비돼있다.

인터뷰 말미에 이 디렉터는 “요즘 넥슨이 여러 시도를 하지 않나. 워헤이븐도 큰 시도 중 하나다. 검증된 장르가 아닌데도 고예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넥슨이 진심으로 새로운 것들을 많이 시도하고 있구나,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그는 “다 큰 어른들도 베개를 들고 싸우면 재미있다. 워헤이븐은 이런 재미에 충실한 게임이다. 백병전을 좋아하는 분이 아니더라도 이 게임을 통해 나도 이런 본능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재밌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임 디렉터는 “내게는 이런 도전 자체가 유의미한 경험이었다. 요즘 이용자들이 넥슨의 새로운 도전에 많은 격려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느끼고도 있다. 나도 그들과 생각이 다르지 않다. 이러한 도전을 하는 데에 있어 내가 참여하게 돼 영광이고 기쁘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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