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겔싱어 주목, 숨겨진 조직 ‘인텔 랩스’…뉴로모픽-양자까지 혁신 선도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인텔 기술 혁신의 보고는 ‘인텔 랩스’라 불린다. 전세계 곳곳에 분포해 있는 연구진은 회사의 다양한 사업단위와 팀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을 수행할 당시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해 힘을 실어 준 곳이기도 하다.
리치 울릭(Rich Uhlig) 부사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San Jose)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인텔 이노베이션 2023에서 자신이 이끌고 있는 인텔 랩스에 대해 소개했다.
인텔 랩스는 약 700명 정도의 연구진이 여러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중 박사 학위자만 무려 약 500여명에 달한다. 미국 서부와 오레곤, 캘리포니아에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인도와 중국, 이스라엘, 유럽, 멕시코 등 여러 사이트가 자리하고 있다. 1989년 인텔 아키텍처 랩스로 시작해 팻 겔싱어 CTO 당시 코퍼레이티드 센트럴 그룹으로 전환됐으며, 다시 이를 인텔 랩스라 명명했다.
이는 즉, 겔싱어 CEO가 힘을 실어 주는 조직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연구조직이 일반 대중에게 정식으로 소개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이 조직은 각국의 정부나 기관, 기업 및 산업 분야 등을 가리지 않고 연구를 진행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실현이 가능하다면 본격적인 확장에 돌입한다.
실제로 확장 단계까지 나아간 분야들은 대표적으로 썬더볼트 USB를 꼽을 수 있다. 썬더볼트는 모든 노트북이 온갖 종류의 커넥터 유형으로 다각화됐을 때 IO를 단일 커넥터로 통합하는 개념으로 출발했다.
현재 인텔 랩스의 주력 분야는 뉴로모픽 컴퓨팅, 실리콘 포토닉스, 동형 암호화 컴퓨팅, 양자 컴퓨팅 등 4가지다.
뉴로모픽 컴퓨팅은 생물학적 컴퓨팅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다. 이를 실제 컴퓨팅 환경으로 끌어오는 게 목표다. 가령 앵무새의 뇌는 50mW의 전력이 필요하며 무게는 2.2g에 불과하나 이를 드론이 대신한다고 한다면 1만8000mW의 전력과 40g의 무게가 필요하다. 인텔은 이를 바탕으로 ‘로이히2’를 통해 프로세서를 고안했다. 실제 생물학적 뇌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뇌의 구조를 모델링한 결과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빛을 통해 통신하는 기술이다.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는 전자식 방식이 아닌 광자를 이용해 이를 극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통신 속도를 더 끌어 올릴 수 있다. 사업부와 제품팀이 병행해 실험실에서 수년동안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리콘에 다중 파장 레이저를 구축할 수 있고 통합된 패키지에서 해당 광자를 증폭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새로운 장치도 개발했다.
인텔 랩스는 보안 영역도 관장한다. 특히 동형암호에 집중하고 있다. 동형암호화 컴퓨팅은 데이터에 수학적 연산을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암호화 체계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일반 계산보다 훨씬 느리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된다. 현재 미국 고등국방 연구소(DARPA) 프로젝트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중점 분야로 양자 컴퓨팅도 꼽힌다. 양자의 성질을 활용해 데이터 연산을 보다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인텔은 지난 6월 12큐비트 실리콘 스핀 디바이스 ‘터널 폴스’를 공개하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 메릴랜드 대학 큐피트 공동 연구소와 샌디아 국립연구소 등에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인텔 랩스가 주도하는 연구는 모두 미래 혁신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담당한다.
울릭 부사장은 “인텔 랩스를 이끈다는 것은 최고의 직업을 가진 것이라 생각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즐겁다”라며, “인텔 랩스에서 일하는 것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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