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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포츠in항저우④] 아시안게임 오늘(23일) 개막…첫 병역특례 프로게이머 나올까

문대찬 기자

이스포츠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마우스만 딸깍한다’고 격하하기에 이스포츠 산업은 지난 10년간 몰라보게 성장했습니다. MZ 세대들의 관심에 힘입어 이스포츠 산업은 2025년엔 약 2조47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스포츠의 아시안게임 편입이 불러올 의의와 파급력, 최초의 이스포츠 메달 사냥에 나선 국가대표 선수들 소식을 <디지털데일리>가 [이스포츠in항저우]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아시안게임 이스포츠 한국팀 일정[ⓒ한국e스포츠협회]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스포츠 국가대표팀이 오는 24일부터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 이스포츠 최초 금메달 주인공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7개 세부 종목 중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FC온라인(前 피파온라인4)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이하 배그모바일) ▲스트리트파이터5에 도전한다.

가장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LoL이다.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LoL은 5대5 전략 대전 게임이다. 5개 포지션 선수가 각자의 챔피언을 고른 뒤 전투를 벌이고, 상대 본진 넥서스를 먼저 부수면 승리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챔피언이 165개에 달하는 만큼, 이에 따른 전략과 재미도 다채롭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이스포츠 국가대표 역시 금메달을 수확하면 병역특례 대상자가 된다. 평균 직업 수명이 점차 길어지고 있는 프로게이머이기에, 병역특례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와 관련 선수단은 동기부여가 된다면서도 국위선양이 첫 번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FC온라인 종목에 참가하는 박기영은 “병역 혜택을 생각하기보다 금메달의 품위를 생각하고 준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시안게임 이스포츠 LoL 대표팀 [한국e스포츠협회]

◆페이커 나올까? LoL 대표팀, 중국에 설욕 시도=LoL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스포츠 종목이다. 2011년 출시된 LoL은 현재까지도 글로벌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LoL 이스포츠를 향한 관심도 상당하다. 최대 규모 국제대회인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은 2021년 당시 분당 시청자수가 3060만4225명에 달했다. 결승전 최고 동시시청자수는 7386만742명이었다. 올해 롤드컵은 한국에서 열린다.

한국은 LoL 이스포츠 강국으로 통한다. 한국 리그 LCK는 롤드컵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국가대표 선수단 면면도 화려하다. LCK 10회 우승, 롤드컵 3회 우승을 달성한 간판스타 ‘페이커’ 이상혁을 필두로 ▲‘제우스’ 최우제 ▲‘카나비’ 서진혁 ▲‘쵸비’ 정지훈 ▲‘룰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이 가슴팍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젠지e스포츠 소속 미드라이너 정지훈은 올해 스프링과 서머에서 연달아 우승을 달성하며 LCK를 평정했다. 이상혁과 최우제·류민석은 T1 소속으로, 스프링과 서머 준우승을 차지했다. 서진혁과 박재혁은 중국 프로리그(LPL) 최고의 팀에서 뛰고 있다. 이들 소속팀 징동 게이밍은 지난 5월 롤드컵 다음가는 대회인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강력한 우승 경쟁 상대는 중국이다. 한국은 LoL이 시범 종목이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LPL은 롤드컵 우승 횟수가 3차례에 불과하지만, 그 시기가 2018‧2019‧2021년인 만큼 최근 기량이 상승세에 있다.

대표팀은 LoL 아시안게임 초대 챔피언을 목표로 맹훈련 중이다. 오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다. 이후 개인 훈련까지 병행한다. 수면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새벽 3시에는 연습실 문을 강제로 닫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가대표팀은 앞서 열린 베트남, 대만과의 평가전에서 모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일명 ‘제나비’ 최우제와 서진혁의 시너지를 확인한 점이 큰 소득이었다. 중국 측의 불합리한 운영이나 현지 적응, 현지 팬의 일방적인 응원전 등 변수는 있지만 기량면에선 금메달을 따내기엔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는 게 대표팀 생각이다.

김정균 LoL 대표팀 감독은 “감독직을 수락할 때부터 목표는 금메달”이라며 “현재 선수단의 구성이나 폼을 생각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아시안게임 출전인 이상혁과 박재혁은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설욕을 다짐하기도 했다.

다만, 대표팀의 주전 미드라이너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드라이너는 LoL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으로 통한다. 평가전에는 정지훈과 이상혁이 각각 한 번씩 출전했다. 김 감독은 “두 미드라이너는 최상급 선수다. 연습 데이터를 보고 선발을 결정할 것”이라며 “금메달이 목표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LoL 대표팀은 오는 26일 예선전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결승전은 오는 29일 오후 5시다.

아시안게임 FC온라인 대표팀 [ⓒ한국e스포츠협회]

◆FC온라인 대표팀, 긴장만 말아라=FC온라인은 이스포츠 종목 중 가장 먼저 일정을 시작한다. 이스포츠 종목 최초 메달리스트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선 이번 한국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1호 메달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있다.

FC온라인은 미국 일렉트로닉아츠(EA)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축구 게임이다. FC온라인은 국가별로 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한국은 곽준혁과 박기영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LoL에 이어 FC온라인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선수단 자신감도 높다. 곽준혁과 박기영은 아시안게임 전초전이었던 ‘로드투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우승과 준우승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FC온라인 신보석 감독은 “메달 획득 확률은 80%”라면서 “컨디션 문제만 없다면 금메달도 가능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대회에서의 부진이 우려를 남긴다. 곽준혁과 박기영은 지난 17일 상하이에서 열린 ‘피파e콘티넨탈컵(FeCC) 2023’에서 각각 4강, 패자조 2라운드 탈락에 그쳤다. 대회 중계 중 선수들 심장 박동 수치가 화면에 노출됐는데, 곽준혁과 박기영 모두 상대 선수보다 높은 심장 박동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안게임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두 선수 모두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FC온라인 국가대표팀은 메달 수확 장애물로 과도한 긴장을 꼽은 바 있다. 지난 7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곽준혁은 “많은 대회를 나갔지만 아시안게임은 관심이나 주목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오는 부담감이 어느 정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기영 역시 “저도 경험이 많은 프로게이머는 아니다. 긴장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차분하게 잘 준비해 어리지만 노련한 플레이를 보여드려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FC온라인은 대회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치러진다. 아시안게임은 현지 팬이 가득한 오프라인 경기장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선수들이 평소보다 더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응하고자 대표팀은 출국에 앞서 한국e스포츠협회의 도움을 받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에서 모의 시뮬레이션 훈련을 가지기도 했다.

금메달 경쟁 후보 1순위 태국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FC온라인 신보석 감독은 앞선 미디어데이에서 태국에 대해 “전통적으로 잘해왔던 국가다. 이번에 선발된 두 선수는 워낙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나이와 별개로 경력이 5년이다. 개인전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태국 국가대표 ‘접접’과 ‘TD킨’이 소속된 태국의 페이즈클랜은 FeCC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중 접접은 빠른 템포의 공격을 앞세워 박기영을 2대1로 제압했다.

한편, FC온라인은 대표팀은 24일 예선전부터 출전한다. 결승전은 27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다.

아시안게임 배그모바일 대표팀 [ⓒ한국e스포츠협회]

◆‘하루 12시간 강행군’ 배그모바일, 기록 얼마나 좁혔나=배그모바일도 메달을 기대해 볼 법하다. 배그모바일은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게임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이스포츠 종목 중 유일한 국산 게임이라 관심도가 높다.

배그모바일은 상대를 총기로 제압하고 끝까지 살아남는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이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장애물을 극복하고 사격 실력을 겨루는 ‘바이애슬론’과 같은 형태 게임으로 변화했다. 구체적인 배경은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국가 간 친선을 저해한다고 우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배그모바일에는 총 4가지 트랙이 있다. 이 중 1개의 트랙에서 경기를 펼쳐 시간 기록을 겨룬다. 선수들은 낙하산을 타고 착륙해 빠르게 총기를 수집한 뒤, 차를 타고 달리면서 과녁을 쏴 득점해야 한다. 기준 점수를 빠르게 채워 각 구간을 통과하고 타 국가보다 빠르게 결승점에 도착하면 된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진다. 총기 종류에 구애 받지 않는 사격 실력과 동선 설계, 장애물에 굴하지 않는 운전 실력 등 종합적인 능력을 요하는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에 맞춰 포지션은 ‘드라이버’와 ‘슈터’로 나뉜다. 드라이버는 리더십과 운전실력, 슈터는 사격실력이 기준이다. 현재 드라이버는 ‘파비안’ 박상철과 ‘씨재’ 최영재가, 슈터는 ‘티지’ 김동현과 ‘비니’ 권순빈, ‘스포르타’ 김성현이 맡고 있다.

배그모바일 대표팀은 앞선 로드투아시안게임에서 4위에 그쳤다. 미리 아시안게임 버전을 접한 중국 등 타 국가에 비해 연습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시간이 넘는 맹훈련 끝에 최근엔 로드투아시안게임 당시 중국팀 성적을 뛰어넘었다. 윤성훈 감독은 지난 미디어데이에서 “비공식 연습경기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금메달까지 기대한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정해진 트랙에서 경기가 치러지는 만큼, 선수단은 반복적으로 트랙을 돌며 최적의 동선을 연구 중이다. 윤 감독은 이날 “슈팅 능력은 국내에서도 정상급이고 세계 어떤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기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동시에 네 팀이 같이 움직일 때 발생할 차량 사고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해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금메달을 향한 강한 의지는 대표팀의 무기다. 대표팀의 팀 구호는 ‘절절포’다.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는 뜻이다. 박상철은 “구호를 되새기며 열정적으로 연습해 꼭 금메달을 따오도록 하겠다”고 각오했다. 만 17세 선수단 막내 권순빈은 “중국 등 강팀에 지지 않고 금메달을 따겠다”며 당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배그모바일은 28일 오후 7시 예선을 시작한다. 결승전은 10월1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아시안게임 스트리트파이터5 국가대표. 연제길(왼쪽)과 김관우(중앙) [ⓒ한국e스포츠협회]

◆스트리트파이터5, 베테랑 관록 보여줄까=스트리트파이터5는 이번 대회 유일한 격투 게임이다.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는 지난 6월 출시된 신작까지 총 6개이지만, 대회는 5로 치러진다.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로 인해 한 해 미뤄진 탓이다.

스트리트파이터5의 규칙은 단순하다. 상대의 체력바를 먼저 0으로 만들면 승리한다. 캐릭터마다 특수 스킬이 존재해 수세에 몰렸다가도 적절하게 사용하면 한 번에 상황을 뒤집을 수도 있다. 캐릭터 간 상성도 존재해 전술적 특징도 있다. 아시안게임은 개인전으로 치러진다. 예선에선 적을 먼저 두 번 쓰러트리면 승리한다. 결승과 3·4위전은 7판4승제로 진행된다.

기본적인 기술 숙련도가 높기 때문에, 격투 게임은 고도의 심리전을 요한다. 때문에 유독 관록과 경험이 중요시 되는 장르다. 실제 격투 게임계를 주름잡는 선수 상당수가 30대 중반의 나이다. 스트리트파이터5 국가대표팀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포진해 있다. 김관우(44), 연제길(36) 모두 격투 게임만 판 ‘격투의 화신’이다.

김관우는 다수의 격투 게임 경험이 있다. 국제 무대 경험도 풍부하다. ‘캡콤 컵 IX’ 16강, ‘2022 캡콤 프로 투어 월드워리어’ 한국지역 우승 경험도 있다. 연제길 역시 ‘2022 캡콤 프로 투어 아시아’ 8강, ‘2021 스피릿제로 S-리그’ 3위 등 잔뼈가 굵은 선수다.

외부 시각과 달리, 국가대표팀의 자신감은 충분하다. 멘탈 훈련 및 체력 훈련, 현지 적응 훈련 등 하루 최대 13시간에 이르는 엄청난 연습량 덕이다. 약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하고, 현지 환경 적응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대표팀의 설명이다.

강성훈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까봐 이야기 한 적은 없는데,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선수들이 합숙 훈련을 너무 잘 따라와 줬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선수는 전세계에 몇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약간의 운만 따르면 되는 상황”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아빠’ 연제길의 자신감이 충만하다. 그는 앞선 미디어데이에서 “훈련의 마지막 단계를 거치고 있는 상황이며, 어지간해선 지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다. 컨디션만 잘 챙기면 무조건 메달을 따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연제길은 “나는 원래 연습을 많이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생긴다. 합숙 훈련 뿐만 아니라 개인 훈련도 다양한 방면으로 많이 하고 있다. 컨디션이나 게임 외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웬만하면 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메달 경쟁 상대는 정통의 격투 게임 강호 일본이다. 대만, 홍콩, 파키스탄 등도 경계 대상이다. 그러나 연제길은 “1, 2, 3차 합숙을 진행하면서 그렇게 위협이 됐던 선수는 없다. 자신감 있는 상태고, 다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스트리트파이터5는 26일 오전 9시 예선전을 시작으로 28일 오후 7시 막을 내린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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