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IT슈] 매출 3000억 넘으면 CJ도 방발기금 내야한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일정 매출액 이상의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도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 분담금 대상자에 포함시키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관련 업계에선 우려가 나온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방송법에 따라 방송채널사용사업을 2개 이상 등록한 MPP 가운데, 전년도 매출액이 3000억원을 초과하는 사업자에 대해 방발기금을 징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방발기금은 케이블TV(SO)·IP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와 지상파방송사업자, 종합편성 또는 보도 전문채널, 홈쇼핑 사업자 등에 부과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은 방발기금 제도가 현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새로운 미디어 사업자들의 영향력의 커진 만큼 이들이 그에 맞는 책임과 역할을 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발표한 ‘2022년도 방송사업자 시청점유율 산정 결과’에서 1위 KBS, 2위 MBC, 3위 CJ ENM이었다. 이는 TV조선(4위)과 SBS(5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MPP를 포함한 일반PP의 경우 유료방송사업자와 지상파방송사업자, 종합편성 또는 보도 전문채널, 홈쇼핑 사업자 등 허가·승인사업자와 달리 배타적 권리를 부여받지 않은 가운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한다. PP는 과기정통부 장관에 등록하면 방송채널사용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현재 방발기금은 ‘방송법’과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또는 과기정통부 장관의 허가·승인을 받는 방송사업자에 대해서만 부과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매출이 많고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로 MPP 사업자에 방발기금을 징수하는 것이 타당한지 신중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방발기금은 공공재(주파수)나 사업권역에 대한 배타적 사업권을 허가받은 사업자에 초과이윤의 일부를 산업 발전을 위해 환원해야 한다는 논리로 부과된 만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처음 MPP에 방발기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발의됐을 때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최명길 전 의원이 대표발의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당시 검토보고서를 살펴보면 “방발기금의 성격을 ‘국가가 특정한 사업자에게 배타적 방송사업권을 부여함으로써 발생하는 초과이익의 환수’나 ‘공공재인 전파자원을 이용해 수익사업을 영위하는 데 대한 요금’의 성격으로 본다면, 종합편성 또는 보도전문편성을 행하지 않는 일반 PP에 방발기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적혔다.
방발기금 대상을 확대할 것이 아니라 운용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에컨대 최근 5년간 방발기금을 부담하지 않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소관 기관에 지원된 예산만 약 238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방위 박완주 의원(무소속)이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통위가 집행하는 방발기금 중 ‘아리랑국제방송 지원’, ‘국악방송 지원’, ‘언론중재위원회 지원’ 사업에 대한 올해 예산은 약 430억원이다.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은 각각 국제방송교류재단과 국악방송, 언론중재위원회로 전부 문체부 소관 기관으로, 방통위가 출범한 이래 한 번도 방통위의 소관 기관이었던 적이 없었으며 방발기금도 납부하지 않는다.
한편 방통위는 최근 2023년도 방송통신융합 정책연구 정기과제를 수행할 기관 공모에 나섰다. 정기과제에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 산정 및 부과체계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도 포함됐다. 연구는 오는 12월까지 8개월 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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