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응원 쏟아진 한국 포털…與 “여론조작 세력 색출해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한국과 중국이 맞붙은 가운데, 국내 포털 다음(Daum)에선 중국을 응원하는 비율이 높은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여론조작 논란에 다음은 해당 서비스를 중단했으나, 정치권으로 파장이 퍼졌다. 국민의힘 중심으로 여론조작 의혹이 거세지고 있다.
2일 다음스포츠는 “클릭응원 서비스를 중단한다”며 “서비스 정책을 재정비해 더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응원 댓글 기능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공지했다.
클릭응원은 누구나 로그인하지 않고 쉽게 스포츠 경기를 응원할 수 있도록 제공해 온 기능이다. 로그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횟수 제한 없이 클릭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특정팀에 대한 클릭 응원 숫자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설명이다.
전날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한국은 중국에 2대0으로 승리했으나, 다음스포츠 응원 페이지에선 중국팀을 응원하는 비율이 높았다. 네이버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 응원 비율은 10% 수준이었으나, 다음에선 55%가량을 차지했다. 한 때 다음에선 90%를 넘는 중국 응원 비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클릭응원과 반대로 응원 댓글 99%는 한국 댓글이었다.
다음의 경우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응원클릭을 할 수 있어, 중국을 응원하는 쪽에서 손쉽게 클릭 수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에선 로그인이 필요하기에 한국을 응원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와 관련 여권 정치인들은 ‘여론 조작’이라며 강하게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과거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인 ‘드루킹 사건’과 비교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포털 다음에 조작세력들이 가담한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다음과 네이버 정치이슈에 달린 댓글을 보면 특정 1% 사람들이 보수진영만을 저열하게 공격하고 있다. 드루킹 시즌2가 기우만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론조작은 1% 가 99%를 호도하는 것”이라며 “조작세력을 반드시 색출해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을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했다. ‘차이나게이트’로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내 강성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확산으로 자발적 댓글부대인 ‘쯔간우’가 증가하는 것과 연관시킨 의혹이다.
국민의힘 김정식 청년대변인은 “대한민국 초대형 포털에서 과반이 넘는 비율로 중국팀을 응원하는 것은, 분명 보편적인 상식과는 거리가 있는 집계”라며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여론을 조작해 국민을 선동하는 세력이 대한민국을 흔들게 놔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과 김기현 대표는 포털사이트 등 인터넷 댓글에 국적이나 접속 국가 표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며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이 성숙한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민주당도 무작정 반대나 침묵이 아닌 대안을 제시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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