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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3분기 실적에 쏠리는 시선…'옥석 가리기' 의견분분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발표할 3분기 실적을 두고 '옥석 가리기' 의견이 분분하다. ⓒpixabay
보험사들이 발표할 3분기 실적을 두고 '옥석 가리기' 의견이 분분하다. ⓒpixabay

-계리적 가정 규정한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첫 적용

-IFRS17 도입 후 제 각각이었던 실적산출 기준 통일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분기별 실적 의미없단 지적도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계리적 가정을 규정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적용해 산출한 성적표를 공개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제 각각이었던 보험사들의 실적 산출의 기준이 어느정도 통일성을 갖추면서 이번에야 말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진짜 성적표'가 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IFRS17이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제도인 만큼 당장의 분기별 실적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상장 보험사들이 내달 10~15일에 줄줄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전망이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상장기업은 분기마감일로부터 45일까지 실적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특히 이번 3분기 실적부터 당국의 IFRS17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다들 최대한 실적발표를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에 시선이 쏠리는 것은 IFRS17 도입에 따른 영향이 크다.

IFRS17은 회계상 부채를 기존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변경하는 게 골자인데, 해지율·손해율 등에 대한 계리적 가정을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취할 수 있어 계약서비스마진(CSM) 관련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CSM은 IFRS17 도입 후 새롭게 등장한 수익지표다.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얻을 수 있는 미실현 이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값으로, 보험사의 장기 이익을 추산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발표 후 실적 부풀리기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보험사별 계리적 가정 산출 기준을 통일하는 가이드라인을 3분기부터 적용할 것을 지침했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가이드라인은 ▲무・저해지보험 해약률 ▲CSM 수익 인식 기준 ▲변동수수료접근법(VFA) ▲실손보험 계리적 가정 ▲위험조정(RA) 산출 등의 세부 기준이 포함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회계처리 방식으로 '전진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전진법은 회계변경 효과를 향후 공시 될 재무제표에만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반면 '소급법'은 회계변경 효과를 과거 재무제표까지 반영한다.

◆3분기 실적, '옥석 가리기' 맞나?…'조삼모사' 등 의견분분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3분기 실적이 '옥석 가리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실적이 옥석 가리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가이드라인 적용 후 조단위로 실적이 깎이는 보험사들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인센티브를 순이익에 반영하냐, CSM에 반영하냐에 따라 당장의 실적에서 차이는 보일 수 있다"며 "가령 CSM에 반영했을 경우엔 결국 순이익도 점차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나름 이번 3분기 실적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첫 실적인 만큼 의미가 커 보인다"면서 "보험사들도 이를 대비하기 위해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더라도 당장의 실적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장기적인 실적을 내포하는 IFRS17 도입 취지를 따져보면 이번에 가이드라인을 적용했다고 하더라도 보험사들의 실적을 분기별로 살펴보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 "IFRS17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나오는데, IFRS17에 따른 실적이 맞는가 틀린가도 최소 몇년은 지난 후에 확인해봐야 정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FRS17은 조삼모사나 다름이 없다"며 "계리적 가정을 낙관적으로 잡냐 보수적으로 잡냐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는데, 결국 지금 실적을 좋게 만들면 나중에는 조금 더 빠질 수 있고 지금 실적을 보수적으로 잡으면 그 반대의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IFRS17이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자율성을 원칙으로 하다보니 보험사별로 실적 적용에 차이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어느 회사가 IFRS17을 제대로 적용했는지 이런 부분은 크게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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