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박성계 SK하이닉스 "D램·낸드 융합, 아날로그 컴퓨팅... 新 메모리 기술 온다" [DIC 2023]

이건한 기자
박성계 SK하이닉스 공정설계키트개발담당 부사장이 1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DIC 2023’에서 ‘메모리 기술의 발전 형태와 미래 청사진’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박성계 SK하이닉스 공정설계키트개발담당 부사장이 1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DIC 2023’에서 ‘메모리 기술의 발전 형태와 미래 청사진’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메모리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과거처럼 빠르게 하더라도, 현시대에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난 기술산업의 데이터 요구사항을 맞추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방식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대비한 메모리 기술 개발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박성계 SK하이닉스 공정설계키트개발담당은 1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그랜드볼룸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리는 '2023 소부장뿌리기술대전'과 연계한 '디지털데일리 인더스트리 컨퍼런스(Digital Daily Industry Conference, DIC) 2023'에서 ‘메모리 기술의 발전 형태와 미래 청사진’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담당이 이날 특히 강조한 대목은 메모리 기술개발 속도와 시장의 요구사항 불일치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과 산학연의 폭넓은 기술개발 협력이다. 관련해 SK하이닉스는 3단계의 메모리 기술 고도화 전략을 수립하고 운영 중이다.

1단계는 기존 방식대로 D램의 스케일링 다운(Scaling down), 낸드의 스태킹 업(Stacking up) 전략을 위한 메모리 구조혁신과 물질 개선에 집중하는 것이다. 반도체 성능 개선과 관련해 유명한 ‘무어의 법칙’에 대응하는 기술 고도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2단계는 지금보다 한 단계 진보한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세스, 3단계는 궁극적으로 보다 먼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파괴적 혁신 기술을 준비하는 단계로 구성된다.

SK하이닉스는 우선 D램 스케일링 다운 기술 한계 돌파를 위해 크게 세 가지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첫 번째는 미세패턴 형성과 관련이 있다. 이는 EUV(극자외선) 장비 도입이 효과적이지만 EUV 활용 시 공정 단가가 비싸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더 간단하고 값싼 미세패턴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다.

두 번째는 D램의 커패시터(Capacitor) 적정 용량 확보다. 그동안 커패스터 높이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높이 의존도를 낮추면서 더 많은 용량 제공에 필요한 신규 박막 개발, 유전율이 높은 신물질 발굴의 지속이다.

세 번째는 미세패턴 저항을 낮추기 위한 신물질, 메탈, 박막증착 기술 발굴이다. 박 담당은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제성 있는 테크플랫폼 구축, 신소재 발굴이 핵심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낸드 스태킹업 솔루션에서 ▲셀 당 3비트 저장의 수준을 5비트까지 확대 ▲스택 레이어 높이 억제를 위한 버티컬 스케일링 기술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박성계 SK하이닉스 공정설계키트개발담당 부사장이 1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DIC 2023’에서 ‘메모리 기술의 발전 형태와 미래 청사진’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박성계 SK하이닉스 공정설계키트개발담당 부사장이 1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DIC 2023’에서 ‘메모리 기술의 발전 형태와 미래 청사진’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박 담당이 언급한 ‘한층 진보된 기술’은 차세대 10년을 준비하는 로드맵이다. 특징은 현재까지 알려진 각 분야의 핵심 기술들을 융복합한 새로운 기술 발굴에 초점이 맞춰진 점이다.

박 담당은 “D램과 낸드를 융합하거나, D램 솔루션과 컨트롤러를 붙여 효율을 개선하는 방법론, 메모리와 로직 융합 등을 통한 새로운 가치의 메모리 발굴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가운데 일부에서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확인됐으며 응용 연구를 진행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기대하는 마지막 단계는 차세대 30년을 준비하는 장기 계획이다. 박 담당은 “현세대 기술의 한계는 언제든 온다. 앞서 소개한 융복합 기술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지금부터 이후를 대비한 연구개발 활동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후 컴퓨팅 기술의 주류는 이전까지의 ‘폰 노이만 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포스트 폰 노이만’ 방식이 등장한다. 컴퓨터와 메모리의 경계도 사라지게 된다. 특히 메모리는 지금 주류가 되고 있는 뉴로모픽(뇌신경망) 스타일 메모리, DNA 스토리지 타입의 기술들이 더욱 밀접하게 접목될 전망이다.

박 담당은 “이를 통해 아날로그 컴퓨팅 속 메모리를 중심으로 발전이 이뤄지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 많은 이가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면서도 “너무 먼 미래라 기술 구체화 단계까지 수많은 난관과 불확실성이 예상된다. 따라서 특정 회사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협업과 교류가 더 중요해지는 시기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를 대비해 ‘오픈 리서치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다양한 외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각자는 부족해도 역량을 결집해 혁신적인 성과를 달성하자는 목표다. 각 분야의 전문가, 기업, 학계, 컨소시엄까지 경계 없는 메모리 반도체 에코시스템을 구축해야 30년 후 필요한 미래 기술이 준비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의 업무방식 또한 전통의 ‘경쟁 기반 협력’이 아니라 ‘콜라보레이션 기반’의 파트너십 발휘가 가능한 협의체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담당은 “이런 시스템 구축에는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도 적극적인 체계 구축을 통한 미래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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